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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식의 <남이 봐도 되는 日記> (1)

영원한 自由人

영화, '쇼생크 탈출'

글·사진 이강식 작가  202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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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 '쇼생크 탈출'을 역대급 名畵로 꼽는 데에는

아무도 이론(異論)이 있을 수 없으리라.


누명 쓴 투옥, 참담한 옥중생활, 멋진 탈출, 통쾌한 복수,

그리고 새로운 인생 출발을 함께 하는 친구와의 재회 等

잘 다듬어진 구성과 名배우들의 열연이 빛나는 걸작.


'벤허' '사운드 오브 뮤직' '장군의 아들' 等과 함께

해마다 명절 안방극장의 '特選영화' 단골 메뉴이다 보니

이번 설에도 어느 채널에서건 또 볼 수 있게 되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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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쇼생크 탈출' 포스터
 

♤    ♤    ♤

그는 꽤 낯이 익기는 했다. 이런저런 영화에서.

惡役도 있었으나, 대부분 선량한 執事 내지 보스役으로.

때론 미국 대통령 等 VIP役을  맡았던 적도 있었고.


주인공 앤디役의 '팀 로빈스' 연기가 압권이었긴 해도,

양념과 군불로 全篇 분위기를 이끈 건 레드役의 그였다.

키 크고, 삐쩍 마르고, 힘없는, 전형적인 흑인 노예像.


평소 영화를 봐도 배우 이름엔 별 관심이 없곤 했는데,

우연히 종료 자막 스크롤에서 그의 이름을 보고 나선

얼굴과 이름을 함께 아는 배우로, 쉬 팬이 되고 말았다.

(나중 알고 보니, 그는 할리우드의 特A급 스타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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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프리먼(Morgan Freeman).


그 옛날 노예 해방 때부터 가문에서 내려온 이름일까.

아님, 쇼생크의 '레드'에 매료돼 改名을 했을까.

살아서도, 죽어서도 영영 '자유인'인 그다.


자막의 이름을 보는 순간, 무릎을 치고 혀를 찼다.

쇼생크의 스토리와 이리도 잘 들어맞을 수 있다니.


假석방 후 앤디와의 약속 장소에서 편지를 찾아내기 전,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살피는 연기는 정말 일품이었다.

그토록 소망하던 '배'를 사서 손보고 있는 앤디를 만나며 

활짝 웃던 라스트신에서의 그의 표정은 또 어떻고.


♤    ♤    ♤

'쇼생크 탈출'의 해피 엔드 설정이 '바다와 배'인 점은

다소 상투적이긴 해도, 영화의 메시지를 제대로 남긴다.


'무한자유'.

부정, 포악, 억압, 야만이 없는 지상낙원으로의 Voyage.

(홍길동도 결국 배를 타고 율도국으로 향했더라마는)


앤디와 레드가 절망/질곡의 감옥에서도 잃지 않았던 꿈.

그걸 이루려, 끔찍한 기억을 지우려, 요트를 택했으리라.

물길에서만은 무한자유를 누릴 수 있으려니 믿었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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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항해하는 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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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노무현 대통령도, 康아무개氏의 남편도 그랬지만

요트를 즐기는 사람들의 성정은 아는 사람만 안단다.

진취적, 도전적, 낭만적?등의 修飾이 어울린다는 그들.

내 벗 J도 30여 년 전 요트를 사서 한강을 누볐더랬으니.


그래선지, 요트 선착장 근처엔 異域의 분위기가 풍긴다.

칠공자類의 품격도, 해적들의 거친 냄새도 버물려 있다.

그러다, 강이나 바다로 쑝~ 나가 자유를 즐기는 해방감.


그 매력에선가, 요트 인구는 남녀노소 불문, 늘어간단다.

先進國 사람들이 車, 집, 별장 다음엔 요트라고 하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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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한강공원 마리나 선착장

 

주말 오후.

여의도 한강공원 '마리나' 선착장과 그 주변 뭍에는

크고 작은 요트들이 럭셔리한 몸매를 뽐내고 있다.


생태순환로를 따라 산책 중 눈앞에 나타난 한 요트.

여타 배들과 달리 화려해 보이거나 날렵하지도 않은 

중소형급 사이즈로 그저 평범한 수준의 요트가

바퀴 달린 거치대에 실려 뭍에 올라와 있는 것이다.


별 생각없이 그 배 옆으로 지나가려 하는데,

배 몸통 측면에 쓰인, 작지만 선명한 글자가 들어온다.

< Freeman >


깜짝 놀랐다.

 

아, 아니?

쇼생크의 그들, 앤디와 레드가 여기 와 있다니?

'영원한 자유'가 여기서 시퍼렇게 살아 숨 쉬고 있다니?


쾅, 쾅,

그 자리에서 그만,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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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man'이라고 쓰여진 요트
글·사진ㅣ 이강식
고려대 사회학과, 고려대 언론대학원 졸업했다. 재학 중 고대신문 편집국장을 꽤 오래 역임했고, 언론 특히 MBC 등 방송계에서 다양한 영역을 두루 거쳤다. 일, 사람, 술, 山, 여행을 좋아하며, 利他行이 삶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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