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오키나와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장수 나라’ 일본에서도 제1의 장수 지역이었다.
따뜻한 날씨(연 평균 기온 섭씨 22도), 바다와 접한 청정 지역의 외적 환경에다가 ▲식습관 ▲활동성 ▲대인관계가 장수요인으로 꼽혔다.
◇ 세계 최고 장수식단
특히 오키나와 식단은 세계 최고의 장수식단으로 꼽혔다. 오키나와에서도 최고의 장수촌으로 꼽히는 오기미 마을의 경우 다른 농촌 지역에 비해 육류는 2.5배, 녹황색 채소는 3배, 콩류는 1.5배 더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하루 소금 섭취량은 9g으로 일본 전체 평균(13g)보다 훨씬 낮았다.

오키나와 식단은 다양한 야채를 1년 내내 섭취할 수 있는 기후적 요인과 신선한 생선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지리적 요인과 함께 소금 의존도를 줄인 건강요리법이 합쳐져 유명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육류의 경우도 굽거나 튀긴 요리가 아니라 ‘삶은 돼지고기’가 대표적이다. 육류에 있는 지방과 유해한 독소가 모두 빠지고 단백질을 비롯한 좋은 영양소만 남아 건강식이 된 것이다.
◇ 평균수명, 2000년대 들어 추락
그러던 오키나와가 제2차대전 패전 이후 주둔한 미군들에 의해 1960년대부터 조금씩 패스트 푸드 문화를 비롯 서구식 식습관이 확산되면서 비만, 당뇨병, 간질환 환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결국 2000년대 들어 역전돼 2002년 일본 후생성이 실시한 전국 평균 수명 조사에 의해 오키나와 남성 평균수명이 전국 47개 지역에서 26위(77.64세)로 추락했다.
2008년 정부 조사에서 오키나와는 20~69세 남성 비만율이 46.7%로 전국 47개 지역중 가장 높았다. 여성도 40~69세 비만율이 39.4%로 전국 1위였다. 당뇨병과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남녀 모두 전국 1위.
◇ 원흉은 패스트푸드

오키나와에는 패스트푸드점이 일본 본토보다 10년이나 빠른 1960년대에 상륙했다. 미군 기지에서 나오는 동물성 지방이 많은 통조림 등 미군들의 식습관이 확산됐다. 서구식 식습관은 양날의 칼이 됐다.
전후 배고픔은 해소해줬지만 ‘장수 왕국’ 명성에 서서히 치명적 내상을 입히기 시작했다. 패스트푸드로 자라난 아이들이 2000년대 들어 중장년층이 되면서 평균수명이 추락한 것이다.
결국 비만이 수명단축의 주범이었다. 이에 따라 오키나와 현은 지방정부가 나서서 ▲아침 식사 거르지 말자 ▲하루 한번 체중 재자 ▲지금보다 10분(1000보) 더 걷자 ▲푹 쉬고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자 ▲금연하자 ▲치아 잘 관리하자 ▲간이 쉬는 날을 정해 술을 줄이자 ▲건강검진 받자 ▲건강 장수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