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번의 칼럼(통증시 할수 있는 운동 vs 하면 안될 운동, 당신의 수면과 식사를 방해하는 습관들) 글을 올리면서 환자분들, 그리고 기사를 보신 분들에게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환자분들의 화두는 ‘건강을 위해서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느냐’ 였는데, 대다수의 방식이 오히려 잘못된 건강상식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식습관과 운동방식이었습니다.
환자분들의 경우 적극적으로 본인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X 증상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x를 먹는다’ 는 방식으로 노력을 했는데 그러한 노력이 오히려 환자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방식이었습니다. 아래의 예를 보면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50대 남성 A씨. 건강관련 TV채널과 유투브를 구독하면서 꾸준히 건강정보를 챙기는 것을 좋아하고 계십니다. 소변이 시원하지 않고 배뇨장애 때문에 한의원에 내원하셔서 치료를 하는 중에 치료가 잘 되지 않아 생활적으로 안좋은 습관이 있는지 체크를 하는 과정에서 노니를 지속적으로 드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종편 채널에서 노니가 남성기능에 좋다고 언급된 것을 보고 하루에 꾸준히 노니주스를 3-4잔, 그리고 노니 가루를 음식에 섞어서 1년 가까이 먹었다고 합니다.
노니의 경우 이뇨효과가 있기 때문에 배뇨장애가 있는 A씨가 드시게 되면 배뇨횟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올라가거나 오래 걸리고, 시원하게 나오지 않고 찝찝하게 나오는 상황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염증부위에 평소보다 더 많이 소변을 보게 되면서 기계적 자극이 늘어나기 때문에 소변기능이 안좋아질 수 밖에 없겠지요.
2. 불안장애를 치료받으러 오신 60대여성 B씨는 안과수술 후 몸의 일부를 떼어냈다는 사실 때문에 가슴이 쿵쾅쿵쾅 심하게 뛰고, 가만히 있어도 건강생각만 하면 순간 가슴이 터질 것 같이 뛰고 이런 것이 밤에 발생하면 잠을 들기 힘들어서 한약치료를 위해 내원하셨습니다. 한달간 한약 복용을 통해 60%이상 불안감, 심계항진이 좋아졌는데 그 이후 효과가 지지부진하여 생활적으로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점이 있는지 체크를 하였습니다.
알고 보니 B씨는 하루 2-3잔 커피를 매일 마시고 있으며, 컨디션이 떨어지는 날의 경우 커피를 먹고 난 이후 1시간~3시간 정도 심계항진이 심하였다고 합니다. 커피를 먹지 않으면 기분이 쳐지고 몽롱한 느낌이 들어서 몇십년간 커피를 장복했다고 하시는데, B씨의 불안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커피를 당분간 끊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몇십년간 꾸준히 커피를 먹어서 문제가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현재 몸상태에서 커피를 먹게되면 뇌, 심장을 흥분시켜 불안장애의 증상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50대 중반의 여성 C씨는 속쓰림이 심해 한의원에 내원하셨습니다. 일반적인 치료를 진행했는데도 불구하고 호전이 더뎌서 생활적으로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여쭤보니 6개월 전부터 시작한 현미식이 원인이 되었습니다. 1년 전 건강검진에서 당뇨수치가 경계성이라 들어서 최근 6개월 전부터 음식조절로 당 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현미밥을 지속적으로 먹었고, 그 때 이후로 평소에는 간헐적으로 있던 속쓰림, 소화불량이 지속되었습니다.
소화기 기능이 떨어지거나 위장표면에 염증이 있는 분들의 경우 현미밥과 같이 위장벽에 자극을 더 줄 수 있는 음식을 먹게 되면 속쓰림, 소화불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당수치의 조절을 위해 현미식을 진행했는데, C씨는 오히려 위장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음식의 경우 인체에 최소 하루에 3차례 이상 자극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매일 몇 차례씩 꾸준히 음식으로 먹게 되면, 지속적·규칙적으로 해당 음식이 들어오기 때문에 음식이 약처럼 반응할 수 있습니다. 수십년간 커피를 드시던 B씨라도 불안장애가 심한 상황에서는 평소 습관대로 커피를 먹으면 안됩니다. 또한 건강을 위해 지속적으로 먹은 노니주스, 현미밥은 오히려 다른 부분의 건강을 해치고 있었습니다.
건강과 관련된 TV, 유투브채널이 많아지면서 해당 프로에서 언급된 건강기능식품이 바로 다음날 완판되는 경우들이 많다고 합니다. 심지어 건강관련 프로그램을 보다가 채널을 돌리면 동시간대의 쇼핑채널에서는 해당 건강기능식품이 판매된다고 하지요. 제 칼럼인 마음건강 길 네이버 포스트의 ‘우리동네 주치의’의 댓글을 보더라도 해당 칼럼에 언급된 주제와 관련된 제품들의 댓글들이 여러 개 달리는 것을 보면 ‘건강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반복되는 습관이 내 건강에 해를 끼치고 있지 않은지를 체크하고 그것을 제거하도록 노력하는 것, 그것이 건강을 위한 지름길입니다. 건강을 위해 무엇인가를 + 하려고 노력하는 경우 오히려 그러한 습관이 내 몸에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 뭔가를 하기보다는, 습관적으로 먹는 건강식품, 지속적으로 하는 운동, 일상생활에서의 자세교정 등의 체크를 통해 내 몸에 마이너스가 되는 것들을 줄여나가는 것이 건강에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