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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명상·요가 성지를 가다

19해발 2000m에서 새벽 명상

계곡물 소리에 머리가 맑아졌다

함영준  |  편집 명지예 기자  201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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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떠지다. 춥다. 어둠이 아직 잔뜩 웅크린 어렴풋한 새벽.

서서히 기억이 돌아오면서 오늘 자정 넘어 1시까지 술 마시며 노래 부르던 모습이 떠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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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속 함께 자던 동료는 어느새 일어나 새벽 명상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 오늘은 해발 2000m 위치한 이곳 캠프촌에서 아침 트래킹을 하기로 한 날.

밖을 나가 보니 어느새 20명 가까운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선도자의 안내로 우리는 달님이 완연히 떠 있는 하늘을 배경으로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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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오르고 풀숲을 헤치고, 논길과 밭길을 따라 걸었다. 먼 동이 트며 주변이 서서히 밝혀질 무렵에도 휘엉청 보름달은 파란 하늘 저 위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차분해지는 마음. 명상이 좋은 것은 어쨌든 번잡한 마음이 가라앉고 그 텅빈 마음 공간 안으로 호젓함과 설레임, 기쁨이 찾아온다는 것.

 

명상가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표현했다.

마음을 관찰하다보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마음에 더 미묘한 것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그때 바로 직관이 피어나기 시작하고 사물이 더 명료하게 보이게 되며 현재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걸으면서 내 자신의 마음의 움직임을 물끄러미 관찰하면서 나는 스티브 잡스의 이 명언을 그대로 체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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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우리는 계곡 물이 흐르는 자갈밭에 도착했다. 하늘은 청명하고 그 사이로 하얀 구름이 펄쳐져 있다. 우리는 각자 자리를 골라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새벽 명상에 빠졌다.

선도자가 말했다.

여러분 명상 하기 전에 두 눈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관찰하세요. 그리고 눈을 감고 그 기억과 잔영을 떠올리세요. 그 아름다운 풍경이 마음 속에 확연하게 자리잡는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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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 말처럼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마음에 담고 마음챙김을 했다.

가슴이 따뜻해지고 벅차올랐다.

머리 속에는 내가 산속에서 멋진 명상을 하고 있구나라는 단순한 생각이 스쳤다.

몸은 편안하고, 뱃속은 지난 밤 과음에도 아랑곳없이 멀쩡했다. 아니 배가 고파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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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분 명상을 마치고 우리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캠프촌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마음은 푸르고 머리는 투명했다. <계속>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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