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건강길 '명상 프로그램'

명상 1일 집중 수련 체험기 (2) 건포도 명상과 정좌명상

건포도 한 알에 집중하니 감각이 살아나는 느낌

글·사진 하용희 기자  2019-03-14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지난 9일, 마음건강길은 침묵 명상을 주제로 '명상 1일 집중수련'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과학적 명상법 MBSR 원리를 적용하여 수련을 실천하는 자리였다. 이 기사는 요가 강사인 하용희 기자가 이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한 체험기다.

편안했던 보디스캔 시간이 끝나고 건포도 명상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양희연 교수의 설명을 듣고 건포도 명상을 실습했다.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건포도를 놓은 후, 지긋이 바라봤다. 건포도 하나를 집어 들고서는 바로 먹지 못 했다. 주름 하나하나를 쳐다봐야 했고 또 귀로 가져가 건포도를 눌러서 소리를 들었다.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아보며 달콤한 냄새에 금방 입으로 가져가고 싶었다. 하지만 천천히 입을 열어 혀 위에 가져다 놓았다. 그 맛을 느끼면서 입 안에 머금고 있었다. 그제야 침과 함께 뒤섞이며 말랑말랑해지는 건포도를 이로 깨물 수 있었다.

1.jpg

자신이 이런 행동을 하는 걸 누군가 본다고 생각하면 우스꽝스러울 것이다. 건포도를 마치 처음 보고 먹어보는 사람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왜 하는 것인지 의아해할 수 있지만, 건포도 명상은 마음챙김 수련의 첫 과정이다. 작은 건포도 한 알에만 집중하여 먹어보는 체험을 하면서 감각이 살아나는 느낌을 받았다.

평소에 우리는 눈으로 보고, 코로 냄새를 맡고, 귀로 소리를 듣고, 피부로 만져보는 행동들을 무심코 하기 마련이다. 건포도 명상을 하다보면 신경쓰지 않아도 움직이던 나의 감각들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내가 보고있음을, 듣고있음을, 만지고 있음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명상을 통해서 소홀했던 감각을 일깨울 수 있다는 점을 알았고, 건강하게 작동하는 나의 감각들에 감사했다.

점심시간에는 건포도 명상의 연장선으로 ‘먹기명상’이 진행됐다. 건포도 명상에서 경험했듯이 먹어본 음식을 처음 먹는 것처럼, 먹는 행동 자체도 처음인 것처럼 해야했다. 각자 식사를 하면서 먹기명상을 실천했다. 하루 동안 이어지는 침묵 명상에 점심 시간에도 요가실은 조용했다. 점심을 먹고 오후 프로그램을 들어가기 전, 짧게 ‘걷기명상’을 했다. 작년에 참여한 요가 페스티벌에서 걷기명상을 20분 정도 한 적이 있다. 그때는 헤드폰을 쓰고 오디오를 들으면서 했었는데, 이번에는 조용한 곳에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움직이니 더 이해하기 쉽고 생동감 있었다.

2.jpg

오후에는 호흡명상, 산명상, 정좌명상을 하면서 고요함 속, 내면을 바라보는 더 깊은 시간을 보냈다. 명상은 앉아서 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서서 하는 ‘산명상’도 있어 신선했다. 산명상은 바르게 서서 자신이 거대한 산이라고 상상하는 명상이다. 높고 뾰족한 산일수도, 낮지만 넓은 산일수도 있다. 각자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산을 떠올리면 된다. 그 산은 4계절을 거친다. 따뜻한 봄기운을 가진 산이 되었다가 푸른 잎이 우거진 여름 산이 된다. 단풍을 가득 품고 있는 산은 겨울이 되어 눈 덮인 산으로 변한다. 

안내자의 설명에 집중하여 마음과 머리로 그림을 그리듯 상상해보았다. ‘산’에 올라가면 양팔을 좌우로 활짝 벌리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산명상 동안 정상은 둥그렇지만 좌우로 긴 산을 나 자신이라 생각했다. 나무보다 큰 산이 되어보면서 내가 세상을 감싸안을 수 있는 큰 존재임을 느꼈다. 지형을 품고 있는 높고 긴 산처럼 넓은 그릇을 가진 사람이 되는 기분이었다.

산명상이 끝나자 매트에 앉아 요가를 했다. 양희연 교수는 정좌명상을 하기 전, 몇 가지 요가 동작을 통해서 몸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있는 명상을 할 때, 다리가 아프고 쥐가 나는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다. 그래서 무릎 구부려 상체 숙이기, 무릎을 바깥으로 접어 발을 엉덩이 옆에 두기 등 골반과 다리 근육을 풀어주는 동작을 많이 했다.

3.jpg

요가 수업에서 짧게 명상을 하는 것 이외에 장시간 정좌명상을 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제대로 된 정좌명상을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며 기대됐다. 자세는 꼭 결가부좌가 아니어도 되고 허리도 꼿꼿이 펴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자신이 오랫동안 앉아 있을 수 있는 편한 자세를 유지하면 된다. 나는 결가부좌로 계속 앉아있기 힘들 것 같아 오른발만 왼쪽 허벅지에 올려 반가부좌 자세를 취했다.

눈을 감고 정좌명상을 시작했다. 그렇게 1분, 2분 시간이 흘러갔다. 느낌상 10분 정도가 넘어가면서 집중이 확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귀로는 안내자의 설명을 듣고 있지만, 정신은 자꾸 다른 곳으로 갔다.

'다리가 아프네. 오른발을 내려볼까.'

한 자세로 계속 앉아있는 일이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 그래도 '알아차린다', '머무른다'라는 멘트를 들으며 주의를 돌렸다. 마음이 다른 길로 빠지려 할 때면 호흡에 더 집중해봤다. 약 30분간 명상이 이어졌고 나에게는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있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명상에서 '알아차리고 머무르는' 과정도 연습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처럼 정좌명상은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21.jpg

모든 명상이 끝나고 '나누기' 시간을 가졌다.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떠오르는 생각이나 평소 궁금증을 질의응답하는 시간이었다. 한 남성 참가자는 1년 반 넘게 보디스캔을 하면서 예전에는 보디스캔을 하는 도중 잠에 들었는데 요즘에는 잠이 안온다고 말했다. 양희연 교수는 보디스캔의 원래 목적은 잠에 드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의 의식을 깨우면서 몸과 새롭게 만나는 일이라고 대답했다.

또한 양희연 교수는 명상이 '지금-여기-순간'을 핵심으로 한다고 해서 현재만 보라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과거를 성찰하기도 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다만 내가 고민거리에 끌려다니지 않고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1일 집중수련>에서는 부부, 가족, 명상 숙련자부터 초보자까지 한 자리에 모여 같은 시간을 나눴다. 침묵 명상이어서 대화는 하지 못하더라도 나와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을 마음 속으로 응원했다. 아침에는 피곤함을 가득 안고 요가실에 들어왔지만, 나갈 때는 몸과 마음이 에너지로 가득 찼다. 새롭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12이미지 힐링 : 상상만으로도 심신이 변화 뇌는 상상하는 대로 움직여... 긍정 이미지가 좋은 결과 낸다
11한국형 MBSR(마음챙김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 걷기와 '사랑한다' 읊조리기도 마음챙김 명상
10한국형 MBSR 프로그램 - 보디 스캔 발가락부터 머리까지 신체 감각과 변화를 알아차린다
9지금 여기서 일어나는 경험을 그저 바라본다-마음챙김 명상 보디 스캔, 하타요가, 건포도 먹기 명상 등 다양
8만트라 명상 실습 - 마음에 평화를 가져오는 집중명상 호흡에 집중하면서 '평화' 같은 구절을 읊조린다
알레르기 1 신체 활동을 위한 에너지 생성하기
천식 3 날숨 후에 멈추는 호흡하기
천식 2 날숨을 점차 늘여가며 콧소리 내기
천식 1 들숨에 배가 나오고 날숨에 들어가는 복식 호흡 연습하기
저혈압 3 비틀기와 전굴 자세로 허리 스트레칭하기
31나의 불안과 대화 하기 신앙과 독서로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30화려한 외면 속 불행한 내면의 사람들 어린 시절부터 마음 한 켠 존재해온 '불안함'
29음악으로 행복한 삶 누리는 법 내게 맞는 ‘음악 식단’을 짜라
28나는 나에게 즐거움을 허락할 의무가 있다 음악의 강력한 힘으로 감정 조절하기
27내가 만들어 나가는 즐거운 일상 나이 60세, 100세 시대엔 남은 시간이 많다
268주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심신 수련하기
25평생 실천을 준비하기 운동, 긍정적 사고, 명상으로 우울증에 맞설 수 있게 되다
24구글의 자비명상 공감대를 형성하여 서로의 행복을 바라다
23자비명상 수련법 나를 용서하고 사랑하라! 모든 존재에 자비를 보내라!
22자비명상과 긍정심리의 세계 매일 명상하던 스티브잡스, 사랑의 힘을 깨닫다
강신장의 '5분 古典' 노인과 바다 
소박한 행복의 기술 유쾌한 유서에 담긴 농익은 삶의 지혜
내 마음 속 우렁각시가 전하는 꿈 "애정을 쏟지 않으면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 나는 지금 어디서 막혀 있을까?
열정의 속성 꽃에 유혹당하는 나비는 나쁜걸까요
음식을 먹는 행위, 그 자체도 수행 천천히, 씹는 놈을 만날 때까지, 천천히
아내에게 요리 배우기 
우정이란~ 
눈물은 신이 주신 최고의 묘약 
예고 없이 오는 불행은 소낙비 같은 것 
나를 버티게 하는 내 안의 힘 
인생은 마라톤...몇 km 지점을 어떻게 달리고 있나요? 
이해인 수녀님이 알려주신 4가지 행복 비결 
봄길을 걸어야 하는데, 미세먼지는 피하고 싶어요 
근엄한 표정의 교장 선생님이 박장대소한 까닭 
산티아고순례자의 길에서 만난 70대 부부 110km걸으며 삶의 이야기와 함께 힐링하다
운동만큼 좋은 바른자세 ⑥ 식탁에 앉을 때는 의자를 당겨서 가까이
운동만큼 좋은 바른자세 ⑤ 모니터는 중앙에 시선 높이로
운동만큼 좋은 바른자세 ④ 무릎 직각 맞추기
운동만큼 좋은 바른자세 ③ 의자에 앉을 때는 무릎에 힘주기
운동만큼 좋은 바른자세 ② 걸을 때 11자 유지하기
7재미삼아 만들어 본 수제 햄 
6봄 행인 
5내겐 선배 
4우연 
3조리사에서 소시민 이수부로...또 가정으로 
인도 명상여행을 떠나다 오직 걷기와 명상에만 빠질 수 있는 기회
화가 나면 무조건 걸어야 하는 이유 마음 진정, 이해, 용서의 단계 거치며 분노 해결
내가 새벽 산책을 가장 좋아 하는 이유 명상에서 얻는 경험, 환희의 순간을 느낀다
걷기는 스트레스를 푸는 정공법이다 걷기는 교감신경-부교감신경의 균형을 맞추는 것
4기침 단전 : 기를 단전에 쌓아라 "혈액, 기, 체액, 생각의 흐름이 좋아야 건강"
3운수(雲手) : 무게중심 이동과 허리 뒤틀기 척추 근육 강화와 허리 펴지게 하는 효과
2웅경공 - 깊은 호흡과 유연한 허리 하체를 튼튼히 하고 내장(內臟)에 활력을
1태극권은 청나라 황실의 몸맘건강 수련법 기혈 순환-신진대사 촉진, 마음수련까지
8조급함, 수용, 인내... 음식 기다리는 동안 마음챙김 실천
6리시케시 시내를 걷다 느릿 느릿한 거리에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5단촐한 채식 식단 먹는 데만 집중하는 것도 마음챙김 명상
45분간 무릎꿇기, '나디 쇼단' 호흡 수련 "몸은 개운해지고 정신이 또렷해졌다"
3‘옴’ 세 번 발성으로 시작한 첫날 아침 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