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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열의 우리동네 주치의

“체했을 때 손가락 따면 효과 있나요?”

추석 배탈 났을 때 병원 안가고 치료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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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가 도래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가족, 친지분들과 함께 모여 그간 있었던 일들을 도란도란 얘기하고, 준비한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명절을 보내실텐데요. 공휴일에 진료를 하다 보니 명절음식을 먹고 체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평소 먹지 않았던 기름진 명절음식을 먹게 되고 맛있는 음식을 과식하여 급체로 진료를 받으러 많이들 오시는데요. 이번 칼럼은 추석을 맞이하여 급체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① 손가락 따기?  위생적으로 조심히 해야합니다.

체했을 때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손가락을 따는 민간요법일 것입니다. 어릴 때 체했을 때 집안 어르신들이 바늘 같은 것으로 손가락을 따주신 기억들이 한번쯤 있으셨을텐데요. 손가락을 딸 때에도 제대로 따는 것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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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분들이 엄지 주변에 손가락을 따면 된다고 생각하시고 엄지손가락 손톱아래, 또는 엄지손가락 주변부 아무 곳이나 따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체의 내부 장기와 연결되고, 근육을 잇는 근막의 흐름인 경락은 엄지손가락에도 있는데, 순환기계와 연관된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의 마지막 혈자리인 소상(少商) 혈의 위치가 그림과 같이 엄지손가락 손톱 아래 바깥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해당부위를 살짝 피를 내는 방혈(放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학적으로 소화기능은 비위(脾胃)의 소화력도 중요하시만 폐의 기능인 순환력도 중요하기 때문에 수태음폐경의 소상혈 방혈은 체했을 때 좋은 치료법입니다.

다만 많은 분들이 손따는 것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특별히 소독하지 않은 바늘 같은 것으로 방혈하시는데, 피부를 뚫는 행위이기 때문에 항상 감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알코올 소독액으로 손 따는 부위 주변을 깨끗하게 닦고 사용하지 않은 바늘을 이용해 방혈을 하고 출혈부위를 깨끗하게 닦은 이후 다시 알코올 소독액으로 닦아야 합니다. 이와 같이 철저하게 소독을 해야 하고, 소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가까운 한의원에 가셔서 소화기진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② 체했을 때 두통, 어지럼이 생기는 이유? 혈액이 위장관에 몰려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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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했을 때 함께 발생하는 증상이 두통과 어지럼입니다. 환자분들은 소화기 증상이 아니기 때문에 별개의 증상이라고 생각하시지만 생리학적으로 체했을 때 두통이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위장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소화기 기관인 간, 위장(胃腸)쪽으로 인체의 혈액이 몰리기 때문에 머리 주변, 사지 말단으로 가야할 혈액들이 간, 위가 있는 몸통과 체간으로 혈액이 몰리면서 두통, 어지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손끝을 따는 행위가 소화기로 몰리는 혈액을 사지말단으로 혈액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체해서 두통, 어지럼이 심할 때에는 손 따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전신의 순환을 좋게 하는 개념으로 양쪽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이 만나는 부위인 합곡(合谷)혈과 양쪽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이 만나는 부위인 태충(太衝)혈을 합쳐 사관(四關)혈 침 치료를 진행하는데, 체했을 때 사관혈을 침치료하는 이유도 손끝, 발끝인 사관혈 침치료를 진행하여 소화기로 몰려있는 혈액을 머리, 손끝·발끝인 사지 말단으로 혈액을 보내려고 하는 의도입니다. 체했을 때 두통, 어지럼이 심하다면 합곡혈과 태충혈을 지압하는 것도 좋은 치료 방법입니다.

 

③ 체했을 때는 소화에 부담이 덜 되는 식사를 해주세요.

체한 환자분들이 진료실에서 많이 질문하는 내용이 어떤 음식을 먹는 것이 소화치료에 도움이 되는 지입니다. 사실 치료를 할 때에는 어떤 것이 좋은지 보다는 안좋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튀김, 구이와 같이 기름기가 많은 소화에 부담이 되는 음식, 술과 같은 주류,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거나 자극성이 강한 매운 음식들은 위장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체했을 때 안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지난번 계내금 칼럼(소화불량, 설사, 소변 지릴 때 특효!)에서 잠시 설명을 드렸는데, 체했을 때 사용되는 한약재 중 누룩균을 발효해서 만든 신곡, 보리를 발아시켜 말린 후 볶아서 만든 맥아의 경우 일상 생활에서 구할 수 있는 음식입니다. 

발효된 음식, 소화가 잘 되게끔 볶은 맥아는 탄수화물을 공급하면서 위장에 부담이 덜 되는 음식이고 위장기능을 회복하는 대표적인 약재이므로 소화가 안 될 때는 이런 음식을 드시거나 소화에 부담이 덜 되는 죽, 미음, 스프와 같은 유동식을 하루에서 이틀정도 치료를 받으시면서 드시기를 권해드립니다.


④ 손따고 음식 조절해도 안된다면 근처 한의원에서 치료받으세요

이렇게 손을 따거나 식사조절을 잘 했음에도 불구하고 체기가 계속되어 불편하다면 제대로 된 치료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인체는 스스로 회복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체기가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손을 따고 음식조절을 통해 위장에 부담을 적게 한다면 대부분 알아서 회복하게 됩니다. 

다만 평소 자주 체하거나 심하게 체해서 위장이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면 이러한 임시방편은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럴 때는 근처 한의원에 가셔서 배를 눌러 소화기 상태를 진단하는 복진(腹診)과 혀의 상태를 통해 위장기능을 판단하는 설진(舌診)을 통해 환자분의 소화기 상태를 진단받고 치료를 진행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민족의 큰 명절 한가위에 가족, 친지분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맛있고 좋은 음식 건강하게 드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글ㅣ 김휘열
증상의 개선만이 아니라 근본치료를 위해 공부하고 정진하는 김휘열 한의사는 하늘애한의원 대표원장으로 서울 강동구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한의사회 상임이사 및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위원을 역임하고 있으며 한약을 전문으로 하는 학회인 대한동의방약학회에서 학술위원 및 상임이사를 맡고있다. 2020년부터는 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로 활동하여 온라인에서도 환자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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