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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열의 우리동네 주치의

한의사가 알려주는 좋은 녹용 고르는 법

뉴질랜드,러시아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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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사육되는 순록, 뉴질랜드와 러시아산 녹용이 국산, 캐나다산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다.

 

큰 태풍이 두 개가 지나가고 천고마비 시기인 가을이 갑자기 다가왔습니다. 새벽녘이나 저녁에는 선선해서 반팔을 입고 다니기 불편할 정도로 찬 기운이 확 느껴지는 시기인데요. 이렇게 환절기가 되면 많은 분들이 한의원에 오셔서 면역력 증강과 기력회복을 위해 보약을 지어가십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의 2차 유행 이후 더욱 면역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보약에 대해 관심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보약 하면 떠오르는 약재, 바로 ‘녹용’인데요. 오늘은 녹용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 신토불이(身土不二)가 좋다? 녹용은 수입 녹용이 더 좋다!

몸과 태어난 땅은 하나라는 의미인 신토불이(身土不二)는 우리 땅에서 나온 것이 우리 체질에 맞는 것이라는 뜻으로 국산 약재가 가장 좋다라는 근거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말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국산 황기, 인삼은 전세계적으로 제일 좋은 약재지만 몇몇 약재는 약재가 가지고 있는 중요 성분인 ‘유효성분’ 에 있어 오히려 국산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약재의 산지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잘 자라지 않는 약재들의 경우 국산보다 중국산, 해외산이 훨씬 더 유효성분이 많고 효과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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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원용(왼쪽)과 뉴질랜드산 적록(오른쪽)

 

대표적으로 녹용의 경우 러시아, 뉴질랜드산이 국산 녹용보다 훨씬 더 유효성분이 좋고 품질이 우수합니다. 녹용은 사슴중 사슴과에 속한 매화록(C. nippon Temminck), 마록(C. elaphus L.), 또는 대록(C. canadensis Erxleben)의 뿔이 완전히 뼈처럼 되기 전 자른 다음 말려서 약재로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녹용으로 사용되는 사슴의 뿔은 매년 완전하게 재생되는 유일한 유기물이기 때문에 그 성장력, 에너지를 이용해 약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녹용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 중 러시아산, 뉴질랜드산이 가장 이 녹용의 유효성분 함유량이 높고, 중국산의 경우 성분이 낮아 가치가 떨어지며, 캐나다산의 경우 광록병(만성소모성질병: 일종의 사슴광우병으로 불리며 뇌에 치명적 손실을 가져다 주는 감염병)의 위험이 있어 약재로써 유통이 불가능합니다. 국산 녹용의 경우 뿔 자체가 작아서 상품성이 적으며, 골질화가 많이 되었으며, 유효성분 자체가 적기 때문에 약재로써 가치가 떨어집니다. 

또한 국내에서 키워지는 사슴의 경우 원래 토종인 꽃사슴(매화록)은 일제 강점기 포획남용으로 인해 멸종된 지 70여년이 지났으며, 대부분 캐나다 엘크를 국내로 들여와 농가에서 기르는데 광록병 관련 감시, 관리가 안되기 때문에 국산녹용은 약재로 사용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2016년 경남에서 10여마리의 사슴이 광록병 양성판정을 받아 살처분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신토불이를 생각하셔서 건강을 위해 국산 녹용을 드실 생각이셨다면 국산녹용을 안드시는 것이 건강을 위한 길입니다.


◇ 녹용 어디에 그리 좋을까?

위에 언급해드렸듯, 포유류 중에 1년을 주기로 완전하게 재생되는 것은 녹용이 유일합니다. 뿔의 성장기에는 연골, 신경, 피부등이 동일한 속도로 성장하여 매년 탈락되고 다시 새롭게 자라나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성장 및 남성기능회복인 강장작용을 위해 많이 사용됩니다. 

실험논문에 따르면 녹용추출물이 신체 활동기능을 높이고, 근육의 피로도를 빨리 낮춘다고 언급합니다. 또한 강장작용이 뛰어나고 녹용추출물을 먹인 임신한 동물의 경우 새끼의 신체적 발달, 근신경발달이 더 뛰어나다고 합니다. 여기에 조혈작용(피의 생성에 도움이 됨), 면역력 증대, 스트레스 저하 및 노화개선에도 뛰어나다고 하니 정말 좋은 보약임에는 틀림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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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서 가장 먼 '분골' 부분이 최상품 약재로 취급된다(오른쪽)

 

◇ 어떤 녹용을 먹어야할까?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소위 ‘떳다방’에서 저품질의 녹용을 고가의 녹용부위로 속여서 많이 팔고 있습니다. 전국민이 녹용이 좋다는 것을 알지만, 어느 부위가 좋은 부위이고 어떤 부위가 가치가 떨어져서 싼 부위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전문가인 한의사들도 가끔 약재상들의 장난(?)에 속는 경우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되도록 녹용을 따로 구매하셔서 복용하시기보다는 식약처에서 검증을 통해 위생상 안전하고 유효성분이 많은 녹용을 한의원에서 직접 체질에 맞게 탕약으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녹용은 부위에 따라 머리에서 가장 먼 끝쪽 부위를 ‘분골’이라 하여 가장 좋은 상품(上品)의 약재로 취급합니다. 녹용의 뿔은 머리에서부터 시작해서 자라기 때문에 머리와 가까운 부분은 골질화되기 때문에 뼈처럼 단단하여 좋은 유효성분이 적기 때문입니다. 분골 아래부분을 상대, 그 아래를 중대, 그리고 가장 아래쪽을 하대라 하는데 분골, 상대, 중대 부분만 한약재로 사용하고 하대는 골화가 많이 되어서 약재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녹용 분골의 경우 골질화가 전혀 되지 않으며 햐얀 조직이 꽉 차있는데, 상대에는 색이 점점 붉어지면서 중간부분에 골질이 성글게 나타나게 되고, 중대정도가 되면 녹용 테두리 부분이 딱딱하게 굳어서 하얗게 골화가 되고 중간부분에도 골질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들이 녹용을 구입하셨다고 하시면서 보여주시는데 대부분 하대나 중대가 섞여있는 것들을 구매하셔서 이걸 보약에 넣어달라고 많이 하십니다. 판매가격을 들어보니 분골 가격으로 구매를 하셨는데 실제 가져오시는 것은 하대라서 효과는 없고 비싸기만 한 것을 가져오셔서 당황스러운데요. 

이렇게 질낮은 녹용을 드시면 골밀도가 높기 때문에 위장이 약한 분들은 체하거나 소화불량, 속쓰림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녹용은 직접 구입해서 먹지 말고 엄격한 관리가 되는 한의원 통해 드세요

조선시대 기록을 보면 녹용은 좋은 약재이지만 기생충관리가 힘들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녹용의 경우 현재 ‘식품’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식약처에서 한약재처럼 엄격하게 유효성분, 세균·기생충에 대한 관리를 하지 않아 안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의약품으로 들어오는 녹용은 식약처에서 성분, 안전도, 품질관리를 진행하기 때문에 유효성분도 높고 안정성 검사를 통해 세균 및 기생충의 위험이 전혀 없습니다. 

참고로 국산 사슴뿔은 의약품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국산 녹용이 유효성분이 떨어지고, 광록병 관리, 기생충관리도 안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약재로 녹용을 드실 경우 식약처에서 검증을 통해 인정된 녹용을 믿을만한 한의원을 통해 구입해 자신의 체질에 맞는 맞춤 보약과 함께 드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글ㅣ 김휘열
증상의 개선만이 아니라 근본치료를 위해 공부하고 정진하는 김휘열 한의사는 하늘애한의원 대표원장으로 서울 강동구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한의사회 상임이사 및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위원을 역임하고 있으며 한약을 전문으로 하는 학회인 대한동의방약학회에서 학술위원 및 상임이사를 맡고있다. 2020년부터는 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로 활동하여 온라인에서도 환자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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