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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열의 우리동네 주치의

총명탕 잘 못 먹으면 '독'!

100일 남은 수능…약 골라 먹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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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를 관통하는 단어는 누가 뭐래도 ‘코로나 바이러스’일 것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많은 사람들이 활동에 제약을 받고, 전반적인 국민생활에도 영향을 받았으며 경기도 침체되어 많은 소상공인들이 힘든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역시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최초로 온라인 수업, 학년별 개학 등 정상적인 학업활동을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8월 말 현재 수도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300여명이 육박한 상황이 진행되기 때문에, 12월 초에 치러지는 수능 역시 코로나바이러스가 결과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총명탕은 모든 수험생에게 좋다? 아니다!!!

진료하는 한의원 근처에 외국어고등학교, 자립형 사립고등학교가 있어 수능 100일이 남은 이맘때쯤 고3 학생과 부모님들이 총명탕을 지으러 많이 오십니다. 부모님들이 학생에게 먹이기 위해 체질불문하고 진료실에 들어오시면서 ‘우선 총명탕부터 지어주세요!!’ 하시는 경우도 많은데요. 사실 이 총명탕은 잘못 먹으면 오히려 수험생에게 독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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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명탕의 구성. 왼쪽부터 복신, 석창포, 원지

총명탕(聰明湯)은 중국 명나라 공정현(1522~1619)이 만든 처방으로 백복신(白茯神), 석창포(石菖蒲), 원지(遠志)로 구성되어 있으며,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 내경편(內景編)에서 총명탕에 대해 언급하기를 ‘다망(多忘, 건망증)’을 치료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기억력 감퇴와 건망 등의 병증을 치료하는 데에 사용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수험생 사이에서 이 총명탕이 ‘학습능력이 증대되고 집중력향상에 도움이 되는 약’으로 알려지면서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는데, 이 총명탕 원방(구성 그대로의 처방)은 모든 수험생에게 도움이 되는 처방은 아닙니다.

총명탕은 위에서 언급되듯 기억력 감퇴 및 건망증을 치료하는데 목표가 있는 약입니다. 뇌로의 혈류순환을 돕고, 장기기억중추인 해마에 도움이 되는 복령이 작용하여 암기 및 기억력증대를 목표로 구성된 처방인데 이를 고3 수험생에게 바로 적용시켜 복용할 수도 있지만 긴장을 많이 하지 않는 수험생에게는 이러한 작용이 오히려 몸을 나른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백복신은 지난번 칼럼(생리전증후군)에 언급한 복령과 같이 소나무 주변에 자라는 버섯류로 복령중 소나무뿌리 주변을 감싼 것을 따로 복신이라고 하여 복령과 구분하여 사용합니다. 기본적으로 복령, 복신은 소화기를 튼튼하게 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유지하게 하여 긴장을 완화시키고 예민한 상태를 진정할 때 사용합니다. 

평소에는 성적이 잘 나오는데, 큰 시험 때만 되면 과도하게 긴장하여 본인이 가진 실력보다 성적이 잘 안나오는 긴장형 패턴의 수험생에게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긴장을 완화시키며 정신을 편안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복령, 복신은 아주 좋은 치료약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험 때 특별히 긴장하지 않고 실력발휘를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수험생보약을 위해 한약을 먹는 상황이라면 긴장을 완화시키고 예민함을 낮출 수 있는 복령, 복신이 들어간 총명탕은 오히려 몸을 나른하게 하여 시험을 망칠수가 있습니다. 

수능 당일에 긴장하지 말라고 우황청심환을 먹었는데, 몸이 나른해져서 시험을 망쳤다는 상황이 바로 이러한 상황과 비슷한 상황일 것입니다. 총명탕이 기억력증대의 측면에서 수험생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수험생 상황과 체질에 따라 그대로 사용되어서는 안되고 수험생 개개의 체질에 맞는 맞춤 한약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수험생에게 도움이 되는 약재는? 갈근과 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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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에게 도움되는 약재. 왼쪽은 갈근, 오른쪽은 대조(씨를 뺀 말린 대추)

일반적으로 수험생들은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하기 때문에 전신의 근육긴장, 특히 목, 어깨 주변의 근육이 쉽게 뭉쳐 있습니다. 항상 의자에 앉아서 목을 숙여 책을 보거나, 앉아서 강의를 들을 때 목, 어깨의 근육긴장이 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목과 어깨의 근긴장 및 피로도를 푸는 것이 수험생에게 가장 필요합니다. 또한 수면시간을 줄여가며 공부를 하기 때문에 체력저하가 쉽게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스테미너를 올릴 수 있고 적은 수면시간에도 충분히 잘 수 있도록 수면의 질을 높아야 합니다.

이를 개선시키는 대표적인 약재가 바로 칡뿌리, 갈근(葛根)입니다. 지난번 칼럼에서는 갱년기에 좋은 음식으로 소개했지만, 갈근은 갱년기 개선 뿐 아니라 목어깨의 근육을 풀어주고, 두면부로 혈류순환을 도우며, 약리학적으로 뇌혈관순환의 개선에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뇌로 혈류순환이 잘 되어야 기억중추인 뇌에 학습한 내용들이 잘 저장될 수 있는데, 목과 어깨의 근육긴장이 발생하면 머리로 오르고 내려오는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므로 목과 어깨의 근육긴장 해소는 공부자체를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할 뿐 아니라 학습효율에 있어서도 중요합니다.

갈근은 오랜시간 앉아서 공부하느라 뭉쳐져 있는 목과 어깨근육 긴장을 푸는데 도움이 되고, 주 성분인 푸에라리아 플라보노이드(Pueraria flavonoid) 성분은 뇌혈관순환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학습능력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수험생에게 도움이 되는 또 하나의 약재는 대추입니다. 대추를 말려 씨를 뺀 것을 ‘대조’라 하여 약재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 대조는 수면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인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을 만들어 내는 트립토판(tryptophan)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습니다.

즉 대조를 많이 먹게 되면 수면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의학적으로는 정서적 긴장을 완화시킨다는 효능이 있어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대조에는 당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뇌에 당을 지속적으로 공급하여 학습능력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약재입니다. 수면시간을 줄여가며 공부를 하는 수험생들에게 수면의 질을 올리고, 뇌가 소모하는 당을 공급하여 학습능력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대조는 수험생들에게 아주 좋은 약재입니다.

저는 진료실에서 수험생 총명탕, 수험생 보약을 지을 때 갈근과 대조를 반드시 넣고 있습니다. 갈근과 대조의 경우 약용, 식용 공통으로 쓸 수 있고 환자분들고 쉽게 구하실 수 있기 때문에 수험생 총명탕, 보약을 짓는 환자분들에게도 한약을 드시면서 차처럼 갈근과 대조를 끓여서 상시적으로 드시라고 말씀드립니다. 하루분을 기준으로 갈근은 8~10g 정도, 대추는 6~8g정도를 끓는 물에서 우려서 머그컵 2잔정도의 양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하루 1~2회 나눠 드시면 됩니다. 


수험생 증상별 알맞은 한약재는?

만약, 수험생에 따라 긴장의 완화가 필요한 경우는 처방에 복령이나 복신을 추가하는 것이 좋고, 오래 앉아서 장 주변 근육긴장으로 인해 가스가 자주 차고 방귀가 자주 나오거나, 종아리에 쥐가 자주 나거나 배가 자주 아프고 대변이 변비와 설사를 왔다갔다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는 작약을 넣은 약을 처방에 넣을 수 있습니다. 또한 오래 앉아서 공부를 하고 피로가 누적되어 얼굴로 열이 뜨고 화끈거리는 상열감이 발생하는 경우 사지말단, 두면부로 혈액을 더 보낼 수 있는 계피, 육계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수험생을 두신 부모님이라면 학생들에게 갈근, 대추를 차처럼 끓여서 학생들에게 복용하도록 하시고, 그 외에 다른 증상이나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한의원에 가셔서 학생의 신체상태에 맞는 한약처방을 통해 수험생 맞춤보약을 지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공부하기가 많이 힘들겠지만, 노력한 만큼 수험생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글ㅣ 김휘열
증상의 개선만이 아니라 근본치료를 위해 공부하고 정진하는 김휘열 한의사는 하늘애한의원 대표원장으로 서울 강동구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한의사회 상임이사 및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위원을 역임하고 있으며 한약을 전문으로 하는 학회인 대한동의방약학회에서 학술위원 및 상임이사를 맡고있다. 2020년부터는 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로 활동하여 온라인에서도 환자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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