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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열의 우리동네 주치의

여름철 생선회, 이것이랑 먹으면 걱정 끝!

횟집 밑반찬으로 나오는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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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주말 직장 동료들과 회식 후 복통과 설사가 발생해서 한의원에 오신 30대 환자분이 있었습니다. 문진을 통해 여러 원인을 고려해봤을 때 전날 명일동에서 먹은 회가 장염의 원인으로 판단되었는데요. 여름철 회를 잘못 먹었을 때 문제를 일으키는 장염 비브리오균(Vibrio parahemolyticus)의 경우 바닷물에 생존하는 식중독 균입니다. 생선, 조개, 오징어 등에 붙어있다가 섭취한 사람에게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인데요. 여름철 수온인 20-37℃의 환경에서는 3~4시간 만에 100만 배가 증식되는 균입니다. 

이 균은 비위생적인 조리시설, 오염된 어패류를 날 것으로 섭취하여 구토, 발열, 설사 등의 식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녀석으로 일반적으로는 4일 이내 완치가 되나 당뇨병이나 간기능 질환자,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 중 일부는 중증감염으로 넘어가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위생적인 조리환경에서 만들어진 신선한 어패류를 섭취한다 할지라도 여름철에 회를 먹기는 불안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불안함으로 여름철 회를 못드시는 분들에게 횟집이나 초밥집에 가보면 생강초절임과 함께 항상 나오는 실파머리처럼 생긴 하얗고 둥근 염교(락교)가 불안함을 해결해줄 수 있습니다.  절인 마늘처럼 보이며 줄기는 파와 비슷한 모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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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우리에게 락교(ラッキョウ)로 알려졌지만 순 우리말은 ‘염교'입니다. 이는 한의학에서 해백이라고 불리는 약재입니다. 허준이 쓴 [동의보감]에서는 해백을 ‘止久痢冷瀉. 常煮食之’, 즉 ‘오래된 설사와 속이 차가워서 발생하는 설사에 삶아서 먹는다’ 라고 나와 있습니다. 차가운 음식인 회에 해백은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일 뿐 아니라 혹시나 회를 먹고 발생하는 설사와 같은 식중독증상을 치료하는 치료약재이기도 하니깐 회와 함께 해백을 먹는 것은 금상첨화입니다.

해백은 본초학적으로 백합과에 속하는 '돌달래, 산달래'라고도 불리는 파의 머릿부분으로 횟집에서 사용하는 염교는 이 해백을 식초, 설탕, 소금을 배합해 만든 초절임 물에 절여서 만듭니다. 본초학 교과서에는 그 성질이 따뜻하고 매우며 장을 소통시키고 차가운 기운을 흩어내고 기운을 돌려 소화불량이나 적체를 해소한다(溫辛散寒, 行氣導滯)고 언급되어있습니다. 이 해백의 기운을 통하게 하는 약리적 효과를 이용해서 오늘날 협심증과 유사한 증상인 가슴 쪽에 찌르는 듯한 통증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처방인 과루해백반하탕, 과루해백백주탕의 주 약으로 해백이 들어가 있습니다.

특히 이 해백은 바이러스나 세균의 활동을 억제하고 염증을 치료하며 항생제 역할도 하는데 조리를 해서 먹을 때보다 생으로 먹을 때 그 효과가 더 뛰어납니다. 그래서 회와 함께 먹는 염교의 경우 생으로 초절임을 하거나 가볍게 데쳐먹기 때문에 비브리오균의 활동을 억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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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 장염환자의 경우 B형간염보균자로 원래 면역력이 약할 뿐 아니라 평소 식습관이 아채를 잘 안먹고, 회를 먹을때도 염교나 생강 초절임같은 회를 먹고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조절해주는 음식을 전혀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횟집이나 초밥집에서 함께 나오는 염교, 생강 초절임, 마늘, 마늘쫑 등은 따뜻한 기운을 가진 음식으로 위장기능을 올리고 차가운 생선회가 몸에 들어갔을 때 부작용을 줄이는 음식인데, 환자분은 면역력이 약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먹지 않았기 때문에 장염에 걸렸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래서 함께 회를 먹은 다른 동료들과 달리 본인만 장염으로 복통과 설사로 고생한 것입니다. 

이 해백을 건강식품처럼 복용을 한다면 하루 6-9g정도 가루를 내거나 차처럼 끓여서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속이 늘 차거나 찬 음식을 먹으면 자주 체하는 경우, 가슴이 뻐근하고 갑갑한 느낌이 잦을 때, 찬 음식을 먹으면 배가 자주 아픈 경우 드시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해백의 성분 중 알리신이 있기 때문에 위염, 위궤양이 있는 환자의 경우 복용을 하면 속쓰림이 유발될 수 있으니 양을 줄이거나 복용시 주의해야 하고, 공복에는 되도록 복용하지 않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글ㅣ 김휘열
증상의 개선만이 아니라 근본치료를 위해 공부하고 정진하는 김휘열 한의사는 하늘애한의원 대표원장으로 서울 강동구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한의사회 상임이사 및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위원을 역임하고 있으며 한약을 전문으로 하는 학회인 대한동의방약학회에서 학술위원 및 상임이사를 맡고있다. 2020년부터는 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로 활동하여 온라인에서도 환자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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