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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연재 | 오십즈음에 (42)

성공과 행복, 다 이룬 사람들의 공통점

당신의 공감능력은 얼마나 되나?

한강 작가  202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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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광야’, 즉 ‘상황적 광야’에서 살아오면서 또 하나 체험한 것이 있다. 바로 내 마음 깊숙이 숨겨져 있던 ‘분노하는 어린이’를 발견한 것이다.

누구나 다 그렇지만 내게도 몇가지 성격적 결함이 있다. 그중 하나가 성을 잘 낸다는 점이다. 남이 보면 별거 아닌 일을 가지고 순간적으로 화를 내거나 감정을 표출하는 경우가 있다. 평소에 대범하고 인간적으로 행동하다가도 아주 사소한 일에 성을 내니 주변 사람들이 영문을 몰라 하거나 어려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나도 이유를 몰랐다. 그 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상으로 돌아온다. 원래 나는 성격상 남을 미워하거나, 감정을 품고 지내거나, 오래 대립하는 데 익숙지 않다. 흔히들 성격적 결함이라고 말하는 질투심, 열등감, 의존적 태도, 의심, 외로움, 이중인격적 태도는 내게 적은 편이다. 그런데 유독 화를 잘 낸다. 이 때문에 나를 오해하거나 오래동안 감정을 품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도 이런 내가 싫었다. 아내나 친구들은 무던한 성격이라 이를 이해하고 받아주지만 세상 사람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 않는가. 광야로 나오면서 이런 내 모습을 극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언제부터인가 공감(共感)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공감이야말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고, 더 높은 이상을 위해 인간들을 결집시키는 위대한 힘이 아닌가. 나는 이 주제로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공감’에 관해 연구해 리포트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네들이 만들어 내준 자료는 참으로 유용했다. 

인간은 누구나 성공과 행복을 추구한다. 그러나 성공과 행복 중 한 개를 택하라면? 나는 후자를 원한다. 행복하지 못한 성공보다 성공은 못했어도 행복한 삶을 원한다. 나는 사회에서 출세하고 성공했다는 많은 이들을 만났다. 그들은 모두 행복한가? 아니다. 그들 상당수는 행복하지 못했다.

끊임없이 기득권(권력, 금력, 지위) 유지에 조바심을 냈고, 더 높은 곳 사다리를 오르려고 안달을 했다. 가족이나 주변 참모들로부터도 사랑을 못받으면서도 자신의 평판이나 높은 사람들의 반응에는 지나치게 민감했다.  

반면 많지는 않지만 성공하면서도 행복한 이들도 있다. 이들은 동료들로부터 평판이 좋고 가족관계도 좋다. 자식들이 꼭 똑똑하지는 않더라도 신실하고 아버지를 따른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무엇보다 내면과 잘 조화돼있다는 점이다. 자신을 잘 통제할 줄 알고, 느긋하거나 즐길 줄도 안다.

이들 대부분의 공통된 특징을 보면 우선 성격이 개방적이거나 유연하다. 즉 자신의 원칙에 철저하더라도 겉으로 나타내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자신의 원칙을 주장하더라도 상대방이 부담스럽게 여기게 만들이지 않는다. 

두 번째는 대체로 겸손하다는 점이다. 자신을 낮출 줄 알고 양보할 줄 안다. 설령 겸손하지는 않더라도 자신에 대한 주제 파악을 잘 하고 있는 편이다. 적절한 선에서 자신을 내세우고 적절한 선에서 자신을 후퇴시킨다.

나는 이런 내면의 조화를 통해 성공과 행복을 이룬 사람들의 노하우는 공감 능력에 있다고 본다. 공감이란 남의 입장이나 처지를 잘 이해해주는 능력을 말한다. 이런데 뛰어난 사람은 반대로 자신의 입장이나 처지를 남에게 이해시키는 능력도 탁월하다. 남을 이해할 줄 알고 남을 설득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천하무적이다.

인간들의 모든 관계, 즉 대화, 이해, 관심, 배려, 설득, 후원, 동정, 자선, 사랑, 헌신은 공감에서 비롯된다. 훌륭한 대인관계, 교육, 비즈니스, 리더십의 기초에는 공감이 존재한다.

남으로부터 공감받지 못하거나, 남을 공감할 수 없는 사람은 결코 행복할 수도, 성공할 수도 없다. 공감이야말로 행복과 성공의 초석이요 지름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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