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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려면 내자신과 불화에서 벗어나야한다

늘 불편한 마음상태. 비단 나뿐일까?

한강 작가  2020-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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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에 입주했다. 완공된 지 한달도 안된 새 건물이라 페인트나 화학원료 냄새가 독했다. 이제 내 생활의 새로운 터전이 된 이 작은 사무실 책상에 앉아 나는 다시 상념에 젖어들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자신과 내면의 불화(不和)를 느끼고 있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때때로 화해도 되고, 일시적으로 치유도 됐지만 증상은 계속 됐다.
나는 늘 마음이 불편했다. 내면의 목소리는 대개 부정적인 메시지나 시그널을 내게 던져주었다. 나는 대체로 주어진 일 해결에 급급한 편이지 어떤 긍정적인 상상력이나 생각을 하는 습관에 익숙지 않았다. 심리학자나 종교인, 기업 컨설턴트들이 쓴 많은 성공지침서를 보면 그 핵심원리를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상상하라. 그러면 실현될 것이다.’
나는 그 말이 그리 허황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설명하자면 복잡하지만 이 말에는 우주와 인생의 진리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게는 그런 긍정적인 상상이 잘 안된다는 점이다. 부정적인 생각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상상할 수 없으니 결과는 뻔한 것이다.
어떨 때는 내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 거지라고 자문할 때도 많았다. 어떤 지위나 부(富)를 원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세속적인 것 같아 싫었다. 가령 신문기자라면 당연히 신문 제작의 총사령관인 편집국장이 되길 원한다. 나도 원했다. 그런데 편집국장이 된 나를 상상해 본적이 별로 없다. 상상하려고 노력해 봐도 잘 안됐다.
두 가지 이유인 것 같다. 하나는 편집국장을 목표로 산다는 것이 너무 세속적인 것 같았다. 그런 점에서 나는 조선 시대 ‘남산골 샌님’처럼 위선적이거나, 소설 데미안에서 나오듯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한’ 애송이였다.
다른 하나는 심각한 자기부정이다.
‘너는 편집국장이 될 수 없어. 실력도 없고, 리더십도 없다. 한번 너 자신을 돌아보렴. 네가 무엇에 대해 확신하고 있는지, 네가 어떤 가치를 걸고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지, 아니면 누구를 위해 봉사하고 희생해 줄 수 있는지….
없어. 확신하는 것도, 목숨을 바칠 수 있는 것도, 희생해 줄 것도 너는 가지고 있지 못해. 그런데 어떻게 너란 인간이 여론을, 세상을, 사람의 생각을 리드할 수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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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이 들면 마음은 긍정적이 아니라 부정적으로 바뀐다. 이런 내면의 상태가 지속되니까 항상 나의 긍정적인 미래상은 불확실성속에 숨어 있게 되는 법이다.
자기 자신과의 불화는 곧 자존감의 결여로 나온다. 걸핏하면 성내고, 조바심내고, 자기 자신만 생각하게 된다. 남의 감정이 어떤지, 배려라는 것이 무엇인지, 왜 내 말보다 상대방 말을 들어주는 경청이 중요한 지를 망각하게 된다.
우리가 주변을 돌아보면 이런 상태의 사람들이 적지 않음을 발견한다.
이들은 아주 작은 일에도 못 참고 분노하기도 한다. 대신 그 감정에 대해 적당한 명분을 둘러대거나 희생양을 만들어 빠져나간다. 때로는 회사 상사나 주변을 탓하거나, 시대적 세태를 희생양으로 만든다. 정치인이나 위정자, 국가 또는 없는 자, 국민 탓으로 돌린다.
자신과의 불화는 자기 확신 부족으로 이어진다. 자기 확신이 부족한 사람의 경우 도리어 지나치게 자기주장을 하는 편이다. 남이 자기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면 못참고 더욱 완강하게 자기 주장을 편다. 말이 많아지고, 자기 자랑으로 이어진다. 때로는 독단적으로, 일방적으로, 준엄한 태도로 상황을 평가하고 상대방을 주눅 들게 만든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은 사람과의 불화로 이어진다. 사람들과의 불화는 결국 마음의 평정이나 즐거움을 빼앗아 버린다. 늘 불편하고 예민한 상태에 있다 보니 정신적인 면에서 갑옷으로 무장한다. 감성적인 면에서는 자신의 현재 감정과 다른 모습으로 위장한 채 생활한다. 최근 회사에서 지낸 생활들이 그러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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