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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도 자고 밥도 해먹는 오피스텔 빌리다

자력 갱생을 위한 글쓰기 공간

한강(필명) 작가  202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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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나는 책을 쓸 것이다. 내가 신문기자가 된 것도 필명(筆名)으로 성공하고 싶어서였다. 내 이름 석자로 된 칼럼, 책을 써서 유명해지고 싶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었다. 비록 신문사에서 나온 몸이지만 자력으로 베스트셀러를 내 제2의 인생의 독립을 성취하고 싶었다.
당시는 한국을 비판하고 우리 현대사를 폄하하는 내용의 책들이 주류를 이뤘다. 나는 그 반대의 책을 쓰고 싶었다. 지난 60년간 이룩한 한강의 기적이 대단한 것이며, 한국민들의 장점과 리더십이 결합해 이룬 세계적인 쾌거라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
나는 22년 기자생활중 18년간을 일선기자로 뛰었고 이중 6년 이상을 해외에서 활동했다. 한국민의 우수성, 한강의 기적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깨달은 것도 외국 근무 중에서 였다.
두 번째로 나는 생계를 위한 원고를 쓸 것이다. 이것은 또 훗날 책을 내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잡지에 연재물을 쓰고, 신문에 칼럼도 쓸 수 있으면 써 필명을 내고 싶었다.
나는 이 두 가지 일에 주력하고자 했다. 적어도 나는 향후 2년간 어떠한 조직에도 몸담지 않고 프리랜서로 혼자 생활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2년 동안 나를 단련해 재도약을 이룩하자. 이후 공직생활이든 뭐든 하자.
그렇다면 앞으로 당분간 생활은 ‘적자 재정’일 수밖에 없다. 나는 이를 감수하겠다고 다짐했다. 퇴직금을 아껴 쓰면 최소한 3~4년은 버틸 수 있다. 나는 사업이니 뭐니 하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다. 내가 익숙한 일, 내가 하고 싶은 일에서 찾고 싶었다. 그것은 글이었다. 당장 돈이 벌수는 없지만 글을 통해 제2의 독립을 하자.
글을 쓰자면 공간이 필요하다. 당장 수입이 없으니까 집에서 하는 것은 어떨까. 나는 그럴 경우 가정불화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루 종일 출근 안하고 글이나 쓰는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심경은 어떠할까. 또 1년 내내 바깥에서 살던 남자가 어느 날 집에서 속옷 바람에 원고나 쓰고 갇혀 사는 모습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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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제적 부담이 되더라도 일단 출근해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사무실 위치는 시내가 좋았다. 어차피 언론사나 출판사 관계자와 자주 만나려면 시내가 좋았다.
이왕이면 밤에 잘 수도 있는 오피스텔을 선택하자. 앞으로 원고 쓰며 생활하려면 꼬박 밤을 샐 때도 있다. 굳이 꼬박꼬박 집에 들어갈 필요도 없다. 올해 안에 책을 내려면 밤낮 없이 부지런히 써야 한다. 아예 살림도구 일체가 준비된 오피스텔이 적격이었다. 
괜찮은 오피스텔이 발견됐다. 시내 종로 한복판 최근 완공된 곳이다. 내 집에서는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안국역에 내려서  걸어가면 된다.  인근에 지하철 1호선, 5호선 전철역이 있는 교통의 요지다. 언론사나 관공서도 모두 걸어갈 수 거리에 있다.
내게 적합한 크기는 7평 정도였다. 나와 직원 한?두명이 근무할 수 있는 공간이다. 목욕탕, 싱크대, 가스레인지, 세탁기 등이 모두 구비돼 먹고 자고 생활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가격은 전세가 8000만원선.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50만원선. 나는 전세를 택했다. 어차피 퇴직금을 은행에 넣어도 낮은 이자밖에 받지 못한다. 퇴직금 일부를 보증금으로 내 전세로 사무실을 얻으면 매달 경비는 대폭 절약된다. 관리비는 월 12만원선. 별도 주차비가 월 5만원 정도 드는데 나는 굳이 차를 가지고 출퇴근하지 않기로 했다. 
종합해 보면 사무실 운영을 위한 기본 유지비는 다 합쳐봐야 20만원을 좀 넘는 수준이다. 팩시밀리 포함 전화 2대, 핸드폰 1대, 인터넷 사용료 다 합친 금액이다.
점심은 굳이 식당에서 사 먹을 필요가 없다. 오피스텔 내에서 라면이나 빵으로 때우면 된다. 아니면 직접 밥을 지어 먹어도 되고.
혼자 독립을 하려면 법인을 설립하거나 개인사업자 신고를 세무서에 해야 한다. 그러나 나는 당분간 원고료 정도 버는 일을 하기 때문에 굳이 개인사업자가 될 필요가 없다. 개인사업자가 되면 분기별 소득에 따른 신고나 금전출납에 따른 기장(記帳)등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나는 그냥 자연인으로 지내기로 했다.
내 일의 성격상 아직 직원을 둘 필요까지는 없다. 만약 원고 주문이 많아 바빠진다면 자료를 찾아주는 아르바이트 학생을 쓰면 된다. 대개 처음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 경비 절약을 위해 정규직보다 아르바이트 학생을 쓰기도 한다. 보통 시간당 얼마씩 계상해주며 1주일에 3일이라든가, 수업 없는 날을 골라 근무하는 형태다. 1주일에 3일 정도 아르바이트 학생을 쓸 경우 50~60만원 정도면 된다고 한다 아르바이트 학생은 대학 취업게시판에 무료 광고를 통해 충원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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