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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의 마음 디톡스 (37)

스트레스 슬기롭게 대처하는 16가지 전술

긴장-흥분을 이완-휴식으로 바꾸는 테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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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심리적·생리적으로 ‘투쟁-도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을 보인다. 맞서 싸우거나, 도망칠 준비를 하며 거기에 맞게 몸을 최적화시킨다. 자율신경계의 ‘가속기(accelerator)' 역할을 하는 교감신경계가 주도권을 잡아 근육을 긴장시키고 필요한 에너지를 총동원한다.  

그러나 ’상황‘이 종료되면 교감신경계는 뒤로 물러나고 ’브레이크(brake)' 역할을 하는 부교감신경계가 나서서 이완-평정-휴식을 제공해 몸을 정상 상태로 되돌린다.

원시 시대때 인간도 이런 ‘투쟁-도피-이완’ 본능에 충실했다. 그러나 문명화되고 머리를 많이 쓰는 지금 현대인들은 그렇지 않다. 늘 긴장·불안해하고 쫓기며 살고 있다. 24시간이 ‘투쟁-도피’ 상황인 것이다.

항상 스트레스 속에 살다보니 육체와 정신은 지치고, 생활의 흥미와 기쁨이 사라진다. 에너지는 한도 초과돼 번아웃(burnout·소진) 상태로 간다. 자율신경계 역시 평시와 전시를 구분 못하고 헷갈리는 반응을 하다가 결국 총체적 부실대응으로 이어져 면역계·신경계·혈액순환계 질병들을 불러들이게 된다.  
이런 만성적 스트레스 상황을 잘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많은 스트레스 대처 연구를 통해 나온 해답은 다음 크게 5가지(총 16개)로 요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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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멈추고 심호흡하기
1. 무조건 반응이나 행동을 멈춰라.
스트레스가 닥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심장 박동과 호흡이 빨라지면서 흥분상태로 치닫고 오랜 시간 자동화된  습관적 반응이 나타난다. 가령 운전하고 있는 데 갑자기 차가 끼어들면 우린 보통 욕설과 클락션(경적)의 자동반응을 한다. 그러나 그때 의식적으로 그런 행동을 멈추도록 하고 심호흡을 권유한다.  0.5초도 안되는 그 짧은 순간 알아차림 대응이 상황을 바꾼다. 이를 자동적으로 잘 하기 위해서 마음챙김명상을 권유한다.  
2. 서너차례 심호흡하라
호흡, 특히 복식호흡은 그 즉시 신체의 평안과 이완을 가져다준다. 숨을 의식적으로 천천히 쉴 때 이른바 브레이크 역할하는 부교감계 신경이 활성화된다. 생리학적으로는 미주신경의 활성화로 '이완반응(relaxation response)' 효과가 나온다. 이것만으로도 심신이 안정돼 상황을 객관적-합리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다.
3. 내 몸 감각으로 주의 돌려라
지금 이 순간 내 몸에서 느껴지는 생리적 감각과 반응을 알아차려라. 주의력을 몸으로 돌리는 순간 나는 폭포수같이 쏟아질 수 있는 감정의 격발에서 자유로워지며 침착한 마음을 찾을 수 있다. 이런 단순하고 순간적인 전환이 스트레스 자동반응의 쇠사슬에서 풀려나 내게 상황 통제권을 준다. (물론 하루 아침에 되지 않는다. 보디스캔 수련이 필요하다)  

② 떨어져서 나를 보기(객관화)
4. 내 마음(생각·감정·감각) 상태 그대로 보라
불편한 생각이나 감정을 억압하거나 숨기려고 할 때가 있다. 이를 덤덤히 인정하고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면 해결될 수 있는 일도 혼자 끙끙 앓는다. 마음의 ‘밸브’를 잠궈 놓고 탁한 감정을 배출해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챙김 수련이 돼 있으면 지금 내 마음 상태가 어떤 지를 파악할 수 있다. ‘내가 화가 났구나’, ‘불안에 떨고 있구나’ 등을 스스로 솔직하게 인정하는 순간 심적 부담이나 감정의 에너지는 크게 줄어든다. 물론 더 이상의 생각이나 분석, 판단은 하지 않도록 한다. 
 
5. 내 마음 상태에 이름(라벨)을 붙여라
UCLA의 매튜 리버먼 연구소에서 개발한 ‘감정 라벨링(Affect Labeling)'은 한걸음 더 나간다. 즉 자신이 느끼는 여러 감정에 꼬리표를 붙이면(예컨대 “나는 지금 우울해") 어떤 식으로든 그 감정을 관리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일종의 심리적 서류함을 만들어 놓고 자신이 자주 느끼는 감정들을 ’자책‘, ’분노‘ ’창피함‘ ’미움, ‘불안’이란 라벨을 붙여 놓는 것이다.
이런 심리적 프로세스만 해도 지금 내게 닥친 스트레스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여유 있게 볼 수 있게 된다. 만약 스스로 자책하는 성향이 강하다면 그런 감정을 느낄 때 ‘음, 또 자책이네. 일단 ’자책‘ 서류함에 넣고 이따 꺼내보지’라고 그 감정을 자연스럽게 내려놓을 수도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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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사건을 사건으로만 바라보기
6. 그냥 받아들여라
업무 스트레스나 어려운 사건에 직면하면 자동적으로 우리는 밀쳐내려고 한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거나, 일부러 무시하거나, 다른 바쁜 일을 내세워 덮어버리지만 잘 안되고 자꾸 반추하게 된다. 그럴 때는 마음챙김 명상의 7원칙중 '비판단(Non-judging)'. '수용(Acceptance)', ‘내려놓음(Letting go)’을 적용해 그저 아무런 생각 말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내버려두는 것이다. 마음챙김 명상을 하면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이 커진다. 
7. 하늘의 떠가는 구름 보듯 관찰만 하라.
마음이 하늘이라면 온갖 스트레스-사건은 구름이다. 구름은 그냥 놔두면 지나간다. 그리고 새로운 구름이 온다. 마음도 같은 이치다. 마음챙김 명상은 매일 이렇게 마음에 생기는 온갖 것들을 그저 바라보는 훈련을 통해 나를 성숙시킨다.

④ 긍정심리 활용하기  
8. 평소 좋게 생각하라
좋은 생각을 하면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실제 상황도 긍정적으로 해석-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 이 관점에서 평소 긍정적 사고, 감사하는 마음의 훈련이 필요하다. 예컨대 힘든 일을 당했을 때 스스로 “그럴 수도 있지", “별 일 아니다" “이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식의 말을 떠올려 보고 반복적으로 되뇌어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내가 좋아하고, 내게 힘을 주는 구절들을 찾아 매일 수시로 떠올리고 음미해본다. ‘오늘이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등등….
9. 나의 웰빙(wellbeing)을 실천하라
평소 내 자신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웰빙 리스트를 만들어, 힘들 때 이를 실천해 스트레스에서 탈출하도록 한다. 먼저 내가 어떨 때 만족하고 행복감을 느끼는 지 리스트를 만든다. 그리고 그 웰빙을 가져다주는 데 어떤 내면의 동기가 있는 지 확인해본다.
예컨대 ▲생물학적(신체와 본능) ▲자율(주체성) ▲유능 ▲관계 ▲소유 ▲재미 등을 통한 만족으로 분류해본다. 이 두 단계 작업을 거치면 자신이 평소 생활 속에서 추구하는 것과 마음 속에서 갈망하는 웰빙의 모습이 파악된다. 공통점이 많고 자기 성장을 시킬 수 있는 리스트일수록 자주 실천하라. 
 
⑤ 마음챙김 수련 7원칙 실천하기
10. 판단하지 말라(Non-judging)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평소 습관적으로 판단-평가-분석-비교하는 버릇에서 벗어나라.
11. 인내심을 가져라(Patience)
마음은 늘 흔들리고 방황한다. 이때 인내심이 필요하다.
12. 초심을 견지하라(Beginner's mind)
연륜이 쌓일수록 자기 판단과 경험에 집착한다. 그러나 상황은 늘 새롭게 변한다.
13. 믿음을 가져라(Trust)
늘 내면을 관찰하면 나를 알 수 있다. 때로 실수하더라도 내 직관, 판단, 느낌을 존중하라.
14. 너무 애쓰지 말라(Non-striving)
어떤 결과를 얻으려고 허둥거리지 말고 지금 여기를 관찰할 뿐이다. 
15. 수용하라 (Acceptance)
사고는 이미 났고 열차는 출발했다. 만사를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인다, 
16. 내려놓아라 (Letting go)
평소 집착하지 않고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마음의 태도를 길러라.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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