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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의 마음 디톡스 (11)

5분 '내 몸 바라보기'로 한시간 휴식 효과

점심시간 베스트 활용하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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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10년차 은서씨는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오후 업무가 시작되기 전 5분간 자기와의 시간을 갖는다.

사무실 자기 자리에 호젓이 앉아서,
사무실이 붐비면 혼자 있을 만한 장소, 예컨대 화장실, 휴게실, 건물 옥상 한 귀퉁이,
아니면 공원 벤치나 커피숍 한 귀퉁이에 앉아서

조용히 눈을 감는다.
남들이 보면 잠깐 오수를 즐기는 듯한 편한 자세로.
그러나 마음은 명료하게 깨어있다.  

천천히 심호흡을 통해 숨을 고른 뒤, 마음속으로 자신의 몸을 바라본다.
마치 스캔하듯 내 마음의 눈으로 신체 각 부위를 하나하나 훑고 지나간다.
친절함과 관심을 갖고 말이다. 

머리 정수리에서 시작해 얼굴→목→어깨→양팔과 손→가슴→아랫배→등→허리→엉덩이→양 허벅지→무릎→종아리→발 순으로 지나간다. (역순으로 해도 된다)

각 부위마다 10~20초간 주의(注意) 주기→머물기→주의 옮기기를 반복한다. 부위에 주의를 줄 때마다 숨은 편안하게 들이쉬고 내쉰다. (내쉬고 들이쉬어도 좋다). 이때 들숨보다 날숨을 더 길게 내쉰다. 

이처럼 몸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금방 편해진다. 오전 업무의 분주함과 긴장, 점심을 들면서 느끼던 가벼운 피로감이 사라진다. 뿐만 아니라 몸이 마치 스트레칭하듯 이완하는 효과도  느낀다.  

 

‘세계 최고 행복남’으로 불리는 프랑스인 티베트불교 승려 마티유 리카르는 행복의 정의를 이렇게 내렸다.

“지극히 건강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깊은 충일감… 단순히 기쁜 느낌이나 순간적 감정, 기분이 아니라 존재(being) 그 자체로 느껴지는 최적의 상태"

 

은서씨는 단 5분간의 몸 바라보기를 통해 늘 이런 놀라운 변화를 체험한다. 

그녀는 과거 다니던 ‘명상 클래스’에서 몸 바라보기를 배웠다. 바디스캔(Body Scan)이라 불리는 명상법인데 눈을 감고 매트에 누워 선생님이 가르치는 대로 신체 각 부위의 감각을 차근차근 느끼는 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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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며칠은 별로 신체 감각을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 날 신체가 매우 편안해짐을 느끼면서 ‘지금-여기-순간-존재’하는 신체 감각과 몸 반응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어떤 때는 너무 편안함을 느낀 나머지 잠시 코를 골고 매트에서 자기도 했다.  

이런 편안함에 은서씨는 매일 밤 자기 전 침대에서 ‘몸 바라보기’를 한다. 그리고 대개 번잡스럽던 머릿속 ‘수다’가 잠잠해지고, 몸의 이완과 따뜻해짐을 느끼면서 잠으로 빠져든다. 

유감스럽게도 현대인들은 시간의 대부분을 ‘머릿속에서’ 보내는 바람에 정작 자기 ‘몸’에 대해서는 잊거나 무시하고 산다. 물론 우리들은 몸에 신경쓴다.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와 피트니스를 한다. 예쁘게 날씬하고 멋지게 보이려고 외양에 많은 신경을 쓴다.

그러나 정작 몸의 본질은 외면하고 있다. 살아있는 생명체이자 고도의 지각능력을 가진 파트너로 인정해주기보다 머리의 하인이나 부속물로 취급한다. 

알다시피 몸은 생각보다 먼저 반응한다. 두려운 일을 만나면 먼저 등골이 오싹해지고 머리털이 쭈뼛 선다. 화가 나면 마음 속 불덩어리가 치밀어 오르며 얼굴이 일그러진다. 이처럼 몸은 마음 안팎의 변화에 최전선에서 민감하게 반응한다. 

몸은 우리가 미처 의식하기 전에 상황·생각·감정을 감지하고 반응한다. 몸은 ‘지금-여기-순간-존재’ 상황을 알리는 레이더이자 조기경보시스템이다. 때문에 우리가 신체감각에 늘 주의를 두고 자신의 몸 반응 패턴을 알고 있다면 보다 신속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제 은서씨는 매일 짬짬이 근무시간 중에도 ‘몸 바라보기’를 실천한다. 오후 업무가 시작되기 전, 근무중 잠깐 쉴 때, 출퇴근길 지하철에 앉아서 있을 때…. 그 잠깐 휴식이 그녀에게 늘 상쾌함(refreshment)과 행복감(happiness)을 제공해준다. 

덕성여대 심리학과 김정호 교수의 [바디스캔 15분] (클릭해 보세요)

마인드풀니스의 마음챙김 호흡명상 [바디스캔명상] (클릭해 보세요)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국내에서는 정치·경제·사회 분야를, 해외에서는 뉴욕, 워싱턴, 홍콩에서 세계를 지켜봤다. 대통령, 총리부터 범죄인, 반군 지도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과 교류했으며, 1999년에는 제10회 관훈클럽 최병우기자 기념 국제보도상을 수상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2018년부터 국내 저명한 심리학자들을 초빙, ‘8주 마음챙김 명상’ 강좌를 조선일보에 개설했다.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우울증 치유기 <나 요즘 마음이 힘들어서>, 40대 중년 위기를 다룬 <마흔이 내게 준 선물>, 한국 걸출한 인물들의 인생기 <내려올 때 보인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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