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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의 마음 디톡스 (5)

출근길 운전하면서 평정심 유지하는 법

라디오, 휴대폰은 되도록 끄고 돌발상황에 자동반응 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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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출근길에 주로 전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차를 직접 운전함으로써 내 신경과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싶지 않아서다.

더구나 걷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은 이유도 있다. 걸을 때 운동도 되고 육체적 활력도 생긴다. 주위 경치를 둘러보며 오감을 즐기는 쾌감도 있다.

 전철을 타면 신문이나 책을 보면서 ‘짜투리’ 시간을 이용할 수도 있다. 아니면 가만히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휴식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부득이 차를 운전해야 하는 날도 있다. 그럴 땐 신경 쓸 일이 적지 않다.
하지만 운전대에 앉으면 동승자가 없을 경우 차 안은 오롯이 내 혼자만의 공간이 된다.  

나는 차에 올라타 시동 걸기 전에 몇 차례 심호흡을 한다.
그리고 이제 일하러 가기 위해 운전을 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이상이 없는지 계기판을 한번 살펴본다. 
마음속에선 아마 빨리 가자는 조바심이 날 수 있다. 이 조바심에 반응하지 말고 느긋해져라. 그래봐야 ‘30초 상관’이라고 조바심을 달랜다. 

이윽고 천천히 차를 몰고 나오면서 나는 오직 운전하려는 데 정신을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앞과 좌우를 살핀다. 회사 생각 등 다른 생각이 나더라도 나는 ‘지금 & 여기’ 운전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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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차를 몰 때는 습관적으로 라디오를 키고 뉴스나 FM 음악방송을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되도록 라디오를 켜지 않고 운전한다. 

사실 음악을 포함해 라디오의 소리도 ‘자극’이다. 내 신경을 분산시킨다. 세상은 유쾌한 소식보다 불쾌한 소식이 더 많다. 때로 불쾌한 뉴스는 불쾌한 마음, 그리고 불쾌한 반응으로 이어진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좋은 음악은 사람을 편안하고 즐겁게 만든다. 그러나 이 떠들썩한 세상에서 차 안의 ‘완전한 조용함’도 참 평화를 준다. 오로지 내 자신과 함께 있는 시간이다. 

회사 업무에 지장이 되지 않는다면 휴대전화도 끄거나 무음으로 하는 게 좋다. 출근길에 외부 자극을 최소화시킨다. 

우리는 매사 의식 하에서 행동하는 것 같지만 무의식 세계가 훨씬 넓고 깊고 크다. 자극이 일어나면 지각에서 이를 감지한다. 그리고 의식 세계와 별도로 무의식 세계에서 자동적으로 뇌에서 지령이 나가고 신경호르몬이 작용하며 대부분의 신체 조직과 정신 간 끊임없는 반응 작용이 일어난다. 

운전하다 갑자기 끼어들기 등 기분 나쁜 상황과 마주칠 수 있다. 이때 습관적으로 욕설이나 감정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자동적(auto-pilot) 반응은 출근 길 마음의 평정을 빼앗는다. 

그럴 경우 욱하고 치솟는 감정을 멈추고(stop), 심호흡을 몇 차례 하라(breathe)

그리고 머릿 속으로 ‘그럴 수도 있지’라고 좋게 생각해본다. 이것이 수용(Acceptance) 자세다. 수용적 자세가 습관이 되면 매사 훨씬 느긋해지고 그런 자신에 대해 믿음과 긍정성을 갖게 된다. 

만약 이런 감정 조절이 잘 안될 경우엔 차를 출발 할 때 ‘오늘 또 어떤 무례한 상황과 맞닥뜨릴까. 그때 한번 느긋하게 대해줘야지’라는 마음가짐을 미리 갖고 대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회사 주차장에 도착하면 차에서 내리기 전 다시 몇 차례 심호흡을 한다. 차를 운전하느라 곤두섰던 신경이 천천히 가라앉음을 느낀다. ‘가속기’ 교감신경이 ‘브레이크’ 부교감신경 모드로 바뀌는 것이다. 

마음을 가다듬으며 사무실로 향해라. 호흡을 인식해라. 얼굴이 이미 긴장돼 굳어 있다면 미소를 지어 보라. 부자연스러우면 반쯤 미소나 평범한 무표정도 나쁘지 않다.

 

◇ 출근길 직접 차를 운전할 때 태도

1. 차에 탄 후 시동 걸기 전 몇 차례 심호흡을 한다

2. 내가 지금 운전하면서 출근한다는 사실을 떠올려라

3. 천천히 계기판을 한번 살펴본다.

4. 운전을 할 경우 되도록 운전에만 집중해라

5. 라디오는 되도록 켜지 않는다

6. 휴대폰도 괜찮다면 무음이나 꺼둔다.

7. 운전 중 끼어들기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즉각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심호흡을 하며 ‘그럴 수도 있지’라는 수용적 태도를 가진다.

8. 회사에 도착하면 차 안에서 다시 몇 차례 심호흡을 한다.

9. 사무실에 들어 갈 때 호흡, 자세, 얼굴 표정, 옷 매무새, 마음 상태를 점검하면서 되도록 평정한 마음으로 들어가라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국내에서는 정치·경제·사회 분야를, 해외에서는 뉴욕, 워싱턴, 홍콩에서 세계를 지켜봤다. 대통령, 총리부터 범죄인, 반군 지도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과 교류했으며, 1999년에는 제10회 관훈클럽 최병우기자 기념 국제보도상을 수상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2018년부터 국내 저명한 심리학자들을 초빙, ‘8주 마음챙김 명상’ 강좌를 조선일보에 개설했다.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우울증 치유기 <나 요즘 마음이 힘들어서>, 40대 중년 위기를 다룬 <마흔이 내게 준 선물>, 한국 걸출한 인물들의 인생기 <내려올 때 보인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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