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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잘 살기 (74)

주일 날 평범한 설교에 펑펑 울다

살면서 한 번은 느끼는 삶의 고독 맞이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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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내 마음 속에 조금씩 신앙심이 쌓여가기 시작했다. 매일 몇 차례나 하나님을 찾고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저를 강하게 만들어 주옵소서. 지금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주소서. 지금 제 선택이 바로 하나님이 주신 선택임을 확신합니다"

일요일 목사님의 설교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느 일요일 예배시간에 들은 목사님의 ‘평범한’ 설교는 나를 엉엉 울게 만들었다. 

“불교에서 말하듯이 인생은 고해(苦海)입니다. 누구에게나 뜻하지 않은 어려움이 뜻하지 않게 찾아옵니다. 그래서 힘들어하고 고통 받습니다. 그것이 인생입니다.…

그러나 그 고해는 단순한 생존투쟁(survival)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새로운 요구(calling)의 부름이자 기회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고해를 감사하게 받아들이십시오. 하나님의 요구와 명령에 기꺼이 따르십시오. 그래서 여러분의 삶을 한 차원 높게 승화시켜 가십시오."  

예배가 끝난 후 나는 차를 몰고 내 사무실로 향했다. 당시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요일에도 출근했다. 승용차 안에서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나왔다. 눈물이 줄줄 흘러 내려 시야를 가렸다. 급기야 어깨를 들먹이며 그 분출되는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채 꺼억꺼억 울었다. 숨이 막히고 온 몸이 떨리기도 했다. 성인이 된 이후 이런 식으로 울어본 적은 처음이었다.

 

교회를 다니면서 나는 스스로를 직시할 수 있는 용기를 조금씩 키워갔다. 나는 누구보다 죄인이다. 약하다. 그래서 교회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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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로 있다가 종교에 귀의하는 경우는 대개 두 타입이다.

 

첫째, 자기 힘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사건이나 시련에 휘말렸을 때다. 자기 자신, 또는 가까운 사람이 불치의 병에 걸렸거나 사고를 당했을 때 신을 찾는 경우다. 기독교에서는 이것을 ‘축복’, ‘은혜’라고 말한다.

둘째, 스스로 자기 고민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자각하고 절대자에게 의존을 선택한 경우다. 자기 삶에 대한 본질적 질문이나 존재론적 자각의 해답을 신에게 구하는 것이다. 인간으로서 교만을 포기하고 겸손을 선택한 것이다.

 

내 경우는 두 번째에 가깝다고 할까.

평생을 작가, 평론가, 교수로 활동해온 ‘무신론자’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이 몇 년 전 세례를 받고 기독교 신자가 돼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가 기독교인이 된 계기는 위의 두 가지 경우를 다 포함하고 있다. 사랑하는 딸의 지병과 20대 때부터 느낀 근원적 고독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저서 ‘지성(知性)에서 영성(靈性)으로’를 통해 자신이 무신론자에서 기독교 신자로 변화된  과정을 소상히 밝혔다. <계속>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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