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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잘살기 (72)

평생 남 돕고 살던 오드리 헵번의 유언은?

늘 가슴 속에 간직하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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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마의 휴일’의 주인공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1929~1993)은 영국의 부유한 은행가 아버지와 네덜란드 귀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어렸을 적 겪은 2차세계대전 시절의 극한적 어려움에 대한 기억을 토대로 일생 동안 전 세계 어려운 어린이들을 보살피는 사회봉사를 실천했다. 

그녀는 인생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은막 스타로서의 화려한 명성을 뒤로 하고 수단, 에디오피아, 방글라데시, 엘살바도르, 소말리아 등 전 세계 오지를 돌며 오직 겸손한 봉사와 희생의 자세로 구호활동을 벌였다. 

대장암 말기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소말리아로 가 마지막 구호활동을 벌였던 그녀는 임종 직전 온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이 좋아하던 샘 레븐슨(Sam Levenson)의 시를 유언 대신 읽어 내려갔다.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다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아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배고픈 사람과 음식을 나누라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다면
하루에 한번 어린이가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 …

기억하라.
한 손은 자신을 돕는 것이고,
다른 한 손은 타인을 돕는 손이라는 것을 

                          <샘 레븐슨의 시 ‘아름다움의 비결’ 중에서>

베푸는 삶은 일상생활에서 친절과 자비의 태도를 보여주는 데서 출발한다. 주변사람에 대한 반가운 인사와 작은 배려, 택시 운전기사나 식당 종업원에 대한 예의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늘 연민의 마음을 열어 놓아야 한다. 함께 즐거움과 고통을 나눌 수 있는 심정적 넉넉함의 ‘5분 대기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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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장 서 굳은 일을 하겠다는 자세도 중요하다. 어떤 모임에서 기꺼이 연락책이나 총무가 돼 뒷바라지를 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이런 일상적인 행동이 익숙해지면 본격적인 봉사나 베품을 실천하기를 권한다. 

동창, 동네, 취미 모임 등에서 봉사 활동을 직접 제안하거나 참여할 수 있다.  

교회, 사찰 등에서 주관하는 독거노인 돕기나 호스피스 등 자원봉사를 하는 것도 좋다. 

대학교수와 사회단체장으로서 성공한 삶을 누리던 박용우·장영희 부부는 후반기 인생의 초점을 ‘베푸는 삶’에 맞춰 2012년 6월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떠났다. 젊었을 적부터 생각한 오지 선교사 활동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각자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결행한 것이다. 그들의 전반기 인생이 ‘경쟁 위주의 삶’이었다면 후반기 인생은 ‘보람과 가치 있는 삶’의 추구다. 

아직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봉사하는 은퇴자 수가 미미한 수준이다. 2009년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 60세 이상 인구의 6.3%만이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행정안전부 통계). 이는 일본(22.3%), 덴마크(23%, 65세 이상)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국민 전체로 따져도 저조한 실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국민 전체 자원봉사 참여율이 19.3%로 미국(26.4%·2008년), 영국(59%·2008년), 캐나다(36%·2007년)에 비해 매우 낮다. 그중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미국은 40%가, 호주는 17%가 자원봉사를 하는 반면 한국은 5.3%에 불과하다. 


노년층의 봉사활동은 ‘베푸는 삶’의 의미외에 퇴직 후 ‘지속적인 사회참여’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은퇴자들은 자원봉사를 통해 상실된 사회적 지위의 회복, 사회적 존재가치의 확인, 자아상의 긍정적 유지, 신체적-정신적 건강 유지, 소외감 및 고독감 극복, 자기 성장 및 자아실현의 혜택을 받는다.  

전문가들은 40~50대 시절부터 자신의 성격과 능력에 맞는 자원봉사활동을 선택하고  미리 훈련을 받거나 참여하는 등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술자의 경우 시설유지보수 봉사단에서, 외국어가 능할 경우 공항이나 관광 도우미로, 교사로 일했을 경우 청소년 상담봉사원으로, 기타 주례 서주기, 내집앞 청소하기, 야간순찰 등 할 일이 많이 있다.

나도 할 일이 많다. 글쓰기 지도, 인문·언론학 강의, 문화예술 모임 돕기 등등…. 그중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부모없이 조손(祖孫)가정이나 고아원에서 자라고 있는 청소년들의 일 대 일 멘토가 되는 것이다. 지인들과 함께 한달에 한번 주말에 보육원어린이들과 함께 노는 봉사를 5년째 하고 있다. 그 일 자체가 내 내면에 큰 기쁨을 주고 있다. 비록 코로나 사태로 올해는 여러달째 못하고 있지만… <계속>

 

일흔두번째 기억하기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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