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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잘살기 (35)

부모 이혼 · 군대 왕따로 탈영하려고 했으나…

그저 내 말을 들어준 중대장 덕분에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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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수업을 듣던 복학생의 이야기다. 그는 군 복무 시절 가세가 기울고 부모님이 이혼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며 정신적으로 심한 방황을 하고 있었다. 자연히 내무반 생활도 어려워져 자주 구타와 기합(얼차려)을 받으며 ‘왕따’취급을 받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탈영, 자살 등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 자신이 무서워 어느 날 중대장에게 편지를 써서 책상 서랍에 넣어 놓았다. 

얼마 뒤 중대장이 조용히 그를 불렀다. 그는 중대장에게 자신의 신상 이야기를 죄다 털어놓았다. 중대장의 한 일은 그저 성의 있게 이야기를 들어준 것뿐이었다. 

이후 그의 보직이나 편제가 바뀐 것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을 수 있었던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큰 힘을 얻었고 군 복무도 아무 일 없이 마칠 수 있었다. 그는 지금도 그때 말없이 들어준 중대장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자기 말을 하지 않고 단지 상대방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효과는 대단하다. 당신은 듣는 편인가, 아니면 말하는 편인가. 이제부터 가정, 직장 모든 곳에서 듣는 사람이 되어 보라.

나이가 들고 경험이 많아질수록 상대방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아진다. 아랫사람을 둔 윗사람은 더욱 그렇다. 따라서 말을 절제하고 오히려 상대방을 경청한다는 일은 참으로 쉽지 않다.  그 사람의 내공이요 지혜다. 

어른들의 침묵과 경청은 중요하다. 아들의 고민을 묵묵히 들어주는 아버지, 병사의 하소연을 차분히 들어주는 지휘관, 부하 직원의 실수를 이심전심으로 이해해주는 상사…. 이런 어른들의 모습이 지금 필요한 시대다. 

우리 현대인들은 지나친 말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도리어 침묵하고 마음과 마음으로 전하는 옛 사람들의 지혜를 되살려보는 것은 어떨까.

 

서른 다섯번째 기억하기

지나친 말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지금, 때로 침묵으로 마음을 전하는 지혜를 실천해보자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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