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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잘살기 (21)

모든 부정적 감정의 수명은 90초

틱낫한·혜민스님의 ‘화’ 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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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감정에 좌우되는 동물이다. 화도 그날그날 기분이나 감정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대 심리학에서는 화의 원인을 무의식 세계에서 찾고 있다. 과거 어린 시절의 불유쾌한 경험, 살아오면서 생긴 트라우마(trauma:정신적 외상)에 깊은 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무의식 속에 억압된 감정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화를 내는 모든 사람이 정신분석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 화도 인간의 보편적 감정인 오욕칠정(五慾七情)중 하나로 자신의 의지나 훈련을 통해서 참거나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화가 주는 폐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예부터 많은 종교서나 수행서는 화를 다스리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핵심은 세가지다.

‘화를 바라보라’

‘기다려라’

‘달래주라’

화도 나름의 에너지요 감정이다. 무조건 참거나, 발산하는 대신, 화의 존재를 인정하고 자신과 분리해 제3자적 입장에서 바라만 봐도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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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

 로마제국의 스토아학파 철학자였던 세네카(BC4~AD65)는 ‘화에 대하여’에서  “화가 치솟을 때 당신의 험한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라"고 조언해주고 있다. 자신에게 잠시 멈추라고 타이를 수 있는 절제의 힘을 배양하라는 말이다. 

그는 “화는, 화낸 사람에게 반드시 되돌아온다", “그저 조금 뒤로 물러나 껄껄 웃어라", “화의 최대원인은 ‘나는 잘못한 게 없어’라는 생각이다" 등등 2000년의 간격을 넘어 지금 현대인이 들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금언을 제공해준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인 혜민 스님은 화가 난 마음을 부정하거나 피하려고 하지 말고 그 마음을 알아채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고 말한다. 

“화가 났을 때 마음을 다스리려고 하지 말고 마치 영화나 드라마를 보듯 자신의 마음을 똑바로 지켜보세요. 그것만 해도 화는 자연히 사라집니다."  

하버드 대학의 테일러 박사는 어떤 부정적 생각과 감정이라도 그 자연적 수명은 90초에 지나지 않으며 마치 어린 아이를 달래듯이 조용히 주시하기만 하면 사라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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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스님

 화에 대한 가르침으로 유명한 틱낫한 스님은 “화는 마치 보살핌을 간절히 바라는 우는 아기와 같아 마음으로 보듬어 안고 달래주라"고 한다. 울고 있는 화의 원인이 밖이 아니라 자신 안에서 찾으라고 충고를 준다. 

성경에서는 화가 곧 죄이며, 오랫동안 마음 속에 품지 말 것을 강조한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로 틈을 타지 못하게 하라.’ (엡4:26~27)

우종민 인제대 서울백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에 따르면 의학적으로도 화가 나면 뇌신경이 흥분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흘러나온다. 심장은 더 빨리 뛰고 두근거리며 호흡이 가빠진다. 혈압이 높아지고 혈당도 올라가서 심혈관 질환에 걸리기 쉬워진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기억과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부위의 뇌 세포를 손상시킨다. 그 결과로 뇌 세포가 깨지고 뇌가 쪼그라든다. 분노에 맛이 든 사람은 점점 더 사소한 자극에도 신경계가 강하게 흥분한다. 이성적 판단을 하는 전두엽의 조절기능이 약해져서 갈수록 더 괴팍해지고 충동조절을 못하게 된다.

 

틱낫한 스님은 ‘화(anger)'에서 화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를 이렇게 소개했다.

 · 화가 날 때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라.

 · 들숨과 날숨을 in,out 하면서 걸어라.

 · 내 안에 울고 있는 아기와 같은 화를 달래라. 울고 있는 화의 원인을 내 안에서 찾아라.

 · 상대방이 화를 내고 있는 것은 나에게 기대고 싶은 것임을 알아라.

 · 최소한 감자가 익을 만큼의 시간인 20분 정도는 기다려야 익은 감자를 먹을 수 있듯이 그 화의 원인을 찾을 수 있고, 화도 풀릴 수 있다.

 · 거울을 가까이에 두고 일그러진 얼굴을 보아라. 억지로라도 미소를 지어 표정을 바꾸어 보아라.

  


스물한번째 기억하기

화가 나면 바라보고, 기다리고, 달래줘라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국내에서는 정치·경제·사회 분야를, 해외에서는 뉴욕, 워싱턴, 홍콩에서 세계를 지켜봤다. 대통령, 총리부터 범죄인, 반군 지도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과 교류했으며, 1999년에는 제10회 관훈클럽 최병우기자 기념 국제보도상을 수상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2018년부터 국내 저명한 심리학자들을 초빙, ‘8주 마음챙김 명상’ 강좌를 조선일보에 개설했다.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우울증 치유기 <나 요즘 마음이 힘들어서>, 40대 중년 위기를 다룬 <마흔이 내게 준 선물>, 한국 걸출한 인물들의 인생기 <내려올 때 보인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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