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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모 주교의 명상 칼럼

인간 편견과 선입견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자기 성찰 통한 깨달음 4단계 훈련

윤종모 주교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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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체로 모두 너무 쉽게 어떤 사물이나 상황에 대해 좋다 나쁘다, 혹은 선하다 악하다 구분하여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주로 부모나 주위 사람들의 태도와 가치관을 받아들여 내면화한 결과이다. 주위 사람, 혹은 주위 환경이 종교 집단이나 정치 집단이면 내면화의 정도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스로 정해 놓은 가치 기준에 따라 어떤 일, 어떤 행동, 심지어는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감정까지도 판단하고 평가한다. 외부의 사물이나 환경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마치 자동항법 장치처럼 자동판단 체제를 갖추고 있다. 그래서 외부의 사건이나 자극에 대해 우리는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정치적 이념 성향이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그들의 이념에 반하는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면 즉각적으로 흥분된 감정의 반응을 보인다. 심한 사람은 욕설을 하기도 하고 폭력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저 사람이 왜 그런 말을 할까 하고 성찰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상담을 공부하는 사람은 이론 공부가 끝나면 임상 훈련을 한다. 문제가 있는 사람과 직접 상담하고, 그 결과물을 감독이라고 불리는 전문가(supervisor)에게 가져와서 단독으로 혹은 집단으로 검토를 하는 것이다.

이때 누군가가 자신의 상담 내용에 대해 비평을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그게 아니고……" 혹은 “그건 당신이 잘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하면서 비평에 대한 성찰 대신에 즉각적 반응을 보인다. 상대방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객관적으로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이 아니라 자동항법 장치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건전한 비평조차도 나에 대한 공격이라고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인 판단을 내리고, 그에 따라 자기변명 내지는 자기 보호의 반응을 하는 것은 상담자 혹은 심리치료자로서 좋은 태도가 아니다.

상담자는 쉽게 판단하여 반응하는 대신에 진지하게 객관적으로 성찰하여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담자들은 수퍼바이저(supervisor)에게 수퍼비전(supervision)이라는 과정을 거쳐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반응하는 자동항법 장치를 고치게 된다. 그러나 수퍼비전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어디 상담자나 심리치료자들 뿐이겠는가?

부부가 되는 것도, 부모가 되는 것도, 목사나 신부, 혹은 스님이 되는 것도, 교육자가 되는 것도, 특히 정치가가 되려는 사람들은 모두 철저하게 수퍼비전을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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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누구에게 수퍼비전을 받아야 할 것인가? 이런 사람들에게 지혜롭게 그리고 전문적으로 수퍼비전을 할 사람을 찾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나는 명상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명상을 제대로만 배우면, 성찰의 마음공부를 통하여 스스로에 대한 수퍼비전(self-supervision)을 할 수 있으리라고 보는 것이다.

상담자나 치유자(healer)가 되려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재구성하기 위해서 보통 다음의 4단계를 거치면서 훈련을 한다.

  

1. 우리는 모두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pre-packed)

2. 멘토나 영성지도자 등 지혜로운 이의 교육과정이 필요하다(pedagogical process).

3. 잘못된 생각은 과감히 해체한다(unpacking).

4. 우리의 생각을 합리적인 생각으로 재구성한다(re-packing).

 


상담자나 치유자가 훌륭한 멘토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듯이, 명상을 수련하는 사람들도 훌륭한 명상지도자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훌륭한 스승에게 배운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한 수퍼비전을 보다 정확하게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명상을 결코 테크닉으로만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글ㅣ 윤종모
대한성공회 관구장과 부산교구장을 지냈다. 신학생 때부터 명상에 관심이 많았다. 20여 년 전 캐나다의 한 성공회 수녀원에 머물며 명상의 참맛을 느끼고 지금까지 치유 명상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명상 초심자와 수련자를 위한 책 '치유명상 5단계'(동연)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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