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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모 주교의 명상 칼럼

심장병 환자들 거의 A형 성격…어떻게 바꾸지?

내면 평온감과 집중력 발달시키는 법

윤종모 주교  202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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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전문의 마이어 프리드먼(Meyer Friedman)박사는 성격을 A유형과 B유형으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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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유형의 성격은 참을성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조급하고, 욕구가 많으며 경쟁심으로 늘 긴장되어 있다. 반면에 B유형의 성격은 한 마디로 말하면 느긋하고 여유가 있는 성격이다. A유형의 성격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현대인이 겪고 있는 질환의 80%는 심인성 질환이라고 하는데, 그 주된 원인이 스트레스이다.

장기간에 걸쳐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암이나 심장병에 걸리기 쉽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A-B 성격 유형을 처음 제시한 마이어 프리드만 박사는 60세 이하의 심장병 환자들은 거의 A유형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B유형의 사람들은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잘 지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체로 주위 사람들을 유쾌하고 편안하게 해준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A유형의 성격을 B유형의 성격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성격은 타고난 유전적인 요소에다 주위 환경의 영향으로 형성된다. 그러니 이미 굳어진 성격을 고치기란 정말 말처럼 쉽지 않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A유형의 성격을 B유형의 성격으로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명상이다. 먼저 명상 속에서 심호흡을 하면서 그 호흡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다음으로는 자신의 성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 어느 정도는 성격을 B유형의 성격으로 바꿀 수 있다.

먼저 호흡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호흡은 단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어떤 의미가 있다. 깊은 호흡은 잠들어 있는 내면세계의 평온감과 주의집중력을 비상하게 발달시키는데, 이에 수반되어 일어나는 감각을 느끼면 영성이 깊어지고, 이것은 다시 치유와 변화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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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에 흐트러짐이 없는 마음의 공간이 형성될 때 편견을 내려놓고 어떤 것을 바라보면, 바라보는 대상이 무엇이든지간에 좀 더 정확하게 그 본질을 깨달을 수 있다. 즉 바라보는 사물이나 생각 등의 본질에 대해 좀 더 깊은 차원에서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나는 고요한 마음의 공간속에서 예수와 붓다의 말씀도 보고, 프로이드와 융의 이론도 보고, 나 자신의 성격도 본다. 그러면 좀 더 분명하게 보인다. 분명하게 보이면 변화(transformation)가 가능하다. 그러므로 명상을 통하지 않고서는 변화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목사의 설교나 고승의 설법이나 심리학자들의 치유의 이론이나 유명한 학자들의 강연 등이 변화의 씨앗은 될 수 있겠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다. 그 씨앗들이 명상 속에서 싹이 터야 비로소 변화가 일어난다. 이것을 나는 성장 혹은 성숙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명상하지 않는 종교, 명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심리치료는 성장과 성숙으로 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성장하지 않고 성숙하지 않으면 변화하기 어렵다.

영성(spirituality)이 가지고 있는 속성 중에 하나는 변화이다. 그런데 영성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바로 명상인 것이다.

나는 바쁜 마음을 잠시 멈추고 호흡을 바라보며 의식을 집중하여 내면에 고요한 마음의 공간을 만들고 나의 성격을 바라본다. 나는 심한 A유형의 성격이다. 그리고 왜 A유형의 성격이 되었는지도 살펴본다. 그 원인도 보인다. 나는 B유형의 성격을 향하여 손을 내민다.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이전에 비해 많이 느긋해지고, 자유로워지고 있다. 사과는 먹어봐야 제 맛이고 명상은 해야 제 맛이다. 샬롬! 옴 샨티(Om Shanti)!

글ㅣ 윤종모
대한성공회 관구장과 부산교구장을 지냈다. 신학생 때부터 명상에 관심이 많았다. 20여 년 전 캐나다의 한 성공회 수녀원에 머물며 명상의 참맛을 느끼고 지금까지 치유 명상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명상 초심자와 수련자를 위한 책 '치유명상 5단계'(동연)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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