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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하는 삶

마하시 명상센터에서... (4)

나는 왜 미얀마로 와서 명상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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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곳에 왜 있는가? 스승님의 인도로 이곳에 왔다고만 하기는 충분치 않다. 그 역시 나의 선택이었기에 가능한 일 아니었을까. 하지만 선택한 나라고 하는 것이 과연 있는가. 내가 지금 이 곳에 있는 것도 억겁의 인연들이 서로 만나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 싶다.

현지인의 환경에 비하면 엄청난 배려를 받고 있음에도 모든 것이 어색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다. 집 나와서 이 무슨 고생인가 하는 생각이 불쑥 올라온다. 지금 한국에 있다면 연말연시 이 기간에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정말 많을 터. 그 모든 것을 멈추고 나는 지금 이곳에 있다. 그것은 내 인생의 17년 전과 많은 부분 유사하다. 바로 그 시절이 오버랩되면서 지금을 다시 본다. 그 때처럼 지금 나는 혼자라는 느낌으로 외롭고 알 수 없는 미래로 불안하다.

살던대로 살지 않겠다던 그때처럼 지금도 용감하게 나의 선택을 지지하며 이 순간을 산다. 그 때와 다르게 지금은 가족을 비롯 수 많은 사람들이 내 선택을 지지하고 응원해준다. 편히 신고 벗으라며 누구는 고무신을 줬고 다른 이는 많이 더울 때 열 식히라며 거즈 수건을, 또 다른 이는 피로를 회복하라며 비타민을 줬다. 사랑과 관심으로 받은 그 물건들을 볼 때마다 감사하다. 그 것만으로도 그간 나의 삶은 나쁘지 않았다고 여겨진다.

2월말부터 더워진다는 이곳 미얀마. 4월의 절정더위를 견뎌야 한다는 부담감이 지금부터 무겁게 느껴지지만 그 때는 그 때의 방법이 있을 터. 미리 걱정할 필요가 하등 없다. 내가 할 일은 지금 이 순간 깨어있는 것. 정신차린채로 죽기 위해 정신차리고 이 순간을 사는 것. 이 순간을 제대로 살지 못하면 그 어느 때도 제대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지금 이 순간을 잘 산다는 서원을 세운다. 그것 만이 지금 내가 할 수 있고 내가 해야하는 일인 것이다.

글ㅣ 양희연
지속 가능한 대안적 삶을 위한 몸짓으로 NGO활동가를 하던 중에 요가와 명상을 만났다. 이를 보다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요가지도자로 활동했다.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상담학 석사와 심신통합치유학 박사학위를 받고 이후 교수로 재직했다. 보다 넓은 세상에서 더 큰 경험을 하고자 교수직을 사임하고 위빠사나 수행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미얀마 양곤의 마하시 명상센터에서 수행을 하고 있다. 한국요가학회, 한국명상학회 이사이며 '마음건강 길' 주관의 '1일 집중수련'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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