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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하는 삶

내가 120살 되는 2090년까지 '버킷 리스트' 만들어보기

미안마행 비행기 안에서

양희연 교수  |  편집 김혜인 기자  2019-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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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하얀 종이 위에 년도를 적기 시작했다. 태어난 해, 1970년. 이후로 10년씩 늘여가며 적는다. 1980년, 90년... 2010년. 10년씩 각 마디에 떠오르는 기억. 그것을 짧은 단어로 적고는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다시 그 10년을 절반으로 나눈다. 

정확히 그 해인지는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그 해 즈음, 나이를 헤아리면서 떠올리니 그때와 조금은 만나지는듯 하다. 그녀는 키워드를 하나씩 적어본다. 그리고 다시 다섯으로 나눠본다. 이제는 연도별로 구분이 되고 그 해 떠오르는 일과 사람들. 조금씩 기억이 수면위로 올라온다. 그녀는 물끄러미 종이에 적힌 살아온 지난 50년을 돌아본다.

그리고 지금에 집중해보았다. 지금의 가족, 친구 그리고 동료, 하고 있는 일을 적어본다. 다시 지난시간들을 본다. 지금 그녀가 하고 있고 만나는 사람들은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이어진 집합체라는 것이 눈으로 확인된다. 그렇다면 이후의 삶은? 

곧 다가올 2020년, 그리고 30년, 40년... 그녀는 언제부턴지 모르지만 스스로 120살까지 살것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던지라 2090년까지 적어본다. 60살, 70살... 120살.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다. 90살에 할 일, 100살, 110살에 할 일을 적어보니 할까말까 망설이던 몇가지 일을 시작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진다. 그녀의 버킷리스트 목록에 그동안 없던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고 있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는 이 시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대 주제로 시작한 그녀의 작업은 ‘지금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더욱 디테일하게 정리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삶에서 어느 정도의 시기가 되면 일종의 자서전과도 같이 왔던 길을 한번 돌아보고 앞날을 구상하는 시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일종의 의례(ritual)와도 같은 그 시간.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기마다 짧게라도 해보면 좋을진데 그 역시 쉽지않아 차일피일 미루면서 그 작업을 제대로 해본적이 없다. 반백의 삶이 저물어가는 바로 이 때. 이제는 작정하고 왔던길을 돌아보며 지금을 살펴본다. 그리고 관성에 의해 달리던 바퀴를 멈추고 숨고르기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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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미얀마 집중수련을 선택하고 비행기에 몸을 싣고 글을 쓴다. 밤비행기에서 사색의 글을 쓰고 있자니, 비행기 안이 참으로 멋진 수행공간으로 여겨진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찾기 위해, 지금을 여실히 보고자한다. 지금을 여실히 보며 지난 시간과 고별의 시간을 갖는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지난 시간들, 그처럼 앞으로 이어질 시간의 바탕이 될 지금. 지금을 제대로 살아가고자 지난 시간을 본다. 그러고 보니 과거, 현재, 미래는 하나인듯 이어져있는 것임에 분명하다. 지금이 과거이고 지금이 미래라는 것을 확연히 알것같다. 

글ㅣ 양희연
삶속의 대안, 대안적 삶을 살기위한 몸짓으로 NGO활동가를 하던 중에 요가와 명상을 만났다. 힘들고 암담했던 시기에 요가 덕분에 새로운 삶이 열리는 것을 경험했다. 이를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고자 요가심리학을 공부했다.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요가통합치료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모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한국요가학회 총무이사, (사)한국명상학회 이사이며 ‘마음건강 길’의 ‘1일 집중수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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