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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명상

죽음을 잘 받아들여 삶을 잘 살 수 있는 법

양희연 교수  20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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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가만히 누워있다. 어둠속에 싸인 채로... 자세를 가다듬어 가장 편안한 모양을 만들어 본다. 고개를 너무 반듯하게 하니 뒤통수가 불편하게 느껴져서 살짝 돌려보니 한결 좋다. 덩달아 어깨까지 가벼워지는 듯 하다. 

양발 간격과 발 모양도 살짝 조절해본다. 적당한 너비가 되니 발과 다리가 편안하다. 방안 온도를 살펴서 덮고 있는 이불의 위치도 조정해본다. 목 아래 가슴 정도에 이불 끝이 놓여지는 것이 숨 쉬기에 가장 편하다.

지금 밝기는 어떤가. 방안의 불을 다 끄고 커튼을 드리우니 불빛 하나 없이 깜깜하다. 창문 밖에 벌레소리가 들린다. 귀뚜라미 소리 사이에 방안의 시계 초침 소리, 간간히 차가 지나가는 소리도 들린다. 지금 여기를 감각으로 받아들이니 바깥으로 향하던 오감 중심에서 서서히 내부 수용 감각으로 거두어지는 듯 하다. 심장박동, 내장의 움직임, 손과 발의 온도. 그녀는 지금의 감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루를 마감하는 지금. 그녀는 오늘의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죽음을 앞두고 한생을 돌아보듯 오늘 하루를 돌아본다. 아침에 무엇을 했던가. 순간 까마득하게 느껴지다가 서서히 오늘의 아침을 만난다. 이어지는 오후 그리고 저녁 시간. 이렇게 돌아보니 하루를 한생처럼 열심히 살았구나 싶다. 또한 객관적으로 바라보니 살짝 후회되는 순간도 있다. 약간의 머쓱함으로 목구멍이 살짝 조여오는 것을 알아차리며 한 차례 침을 삼키며 목을 열어본다.

다시 지금으로 돌아와 지금의 감각을 느껴본다. 그녀는 호흡에 주의를 기울인다. 처음에는 코끝에서 강한 감각이 올라왔는데 서서히 배에서 조금 더 큰 움직임이 일어난다. 마치 풍선처럼 배가 커지고 작아지기를 반복한다. 그 움직임이 점차 느려지면서 잦아드는 듯 하다. 하루를 마감하며 그녀는 하루의 죽음을 기꺼이 경험한다. 삶의 마무리가 죽음이듯, 죽음의 마무리는 새 삶으로 시작되는 것을 알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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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죽음은 한 생명이 끝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두렵고 슬픈 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죽음을 삶 속에 받아들여 죽음으로써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시작,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여긴다면 지금의 삶이 달라지지 않을까.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죽음을 연습하라’고 하였고 중세 유럽의 기독교 수도승은 ‘죽음을 잊지 말라’고 한 것을 보더라도 오래전부터 인류는 죽음을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인 듯 하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호텔 델루나’나 인기 웹툰 ‘신과 함께’가 주고자 한 메시지는 죽음이 모든 것이 끝난 상태가 아닌 죽음 이후의 세상이 있으며, 죽음을 이렇게 받아들여 삶을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루를 잘 살고 그 마지막에 한번 잘 죽어보라. 그 죽음을 잘 받아들여 온전히 죽어보라. 그리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할 때 다시 태어나라. 더 이상 어제의 내가 아닌 오늘의 나로, 자신을 규명하고 한계 지었던 선을 뛰어넘어 새로운 삶을 맞이하라.

글ㅣ 양희연
지속 가능한 대안적 삶을 위한 몸짓으로 NGO활동가를 하던 중에 요가와 명상을 만났다. 이를 보다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요가지도자로 활동했다.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상담학 석사와 심신통합치유학 박사학위를 받고 이후 교수로 재직했다. 보다 넓은 세상에서 더 큰 경험을 하고자 교수직을 사임하고 위빠사나 수행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미얀마 양곤의 마하시 명상센터에서 108일 수행을 하고 있다. 한국요가학회, 한국명상학회 이사이며 '마음건강 길' 주관의 '1일 집중수련'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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