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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하는 삶

소리 명상

주룩 주룩 빗소리에 집중하면 느끼게 되는 것

양희연 교수  |  편집 김혜인 기자  20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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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룩주룩 뭔가 끝없이 흐르는 것 같은 소리가 들어온다. 그녀는 잠에서 깨어나는 시점에 그 소리를 들으며, 비가 내리는가 여긴다. 
그러고 보니 태풍 소식을 들은 듯하다. 비를 맞는구나. 작정하고 그 소리를 들어본다. 주룩주룩 소리 뒤에 다른 소리가 분명 있다. 툭툭툭... 뭔가 튕기는 것 같은 소리다. 뭔가에 부딪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 안에 '휘릭' 하는 소리도 가끔 들린다. 조금 지나니 ‘쏴아’ 하는 소리도 들린다. 제법 크게 들리던 그 소리는 오래 지나지 않아 점점 작아지더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우욱’이라는 소리로 점차 바뀐다. 가끔 그 사이에 ‘촤악’하는 소리가 난다.
그 소리는 빗길을 자동차가 지나가는 소리임이 분명하다. 도로에 비가 많이 고여 있구나. 비가 내린지 시간이 꽤 지났구나. 출근 길이 막히겠다고 여기며 시계를 본다. 알람 울리기 10분 전. 그녀는 조금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세우며 몸을 천천히 움직인다.
이왕 소리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은 터. 침대에서 1분만 더 할애하자. 몸을 움직이면서 소리를 들어본다. 목과 손목, 발목을 움직일 때마다 베개와 이불이 닿는 곳에서 스걱스걱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귀와 가까워선가? 베개와 닿는 곳의 소리가 참 크다. 천천히 이불을 걷어본다. 이불이 접어지면서 스르륵 소리가 난다. 천천히 일어나 앉아 기지개를 켜본다. 한껏 숨을 마시며 가볍게 소리를 내본다. '끄응~~~.'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을 크게 해본다. '하아~~~.' 끄응보다는 하아가 더 맘에 들어 하품을 한 번 더 크게 한다. ‘하아아아~~.’ 그리고 몸을 움직이며 출근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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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크게 나누는 집중, 통찰, 자애명상이라는 분류에서 집중명상 하나를 살펴보더라도 무엇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또 분류를 할 수 있다. 
그녀의 경우 오늘은 소리에 집중하는 명상을 했다. 우리는 소리를 들으면 그것이 무엇인지 대략 안다. 그래서 주룩주룩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비가 오네’라는 생각으로 자동으로 연결되고 비라고 하는 매개재가 긍정적 혹은 부정적 경험이나 기억과 연결되는 경우 그 회로와 연결돼서 그동안 하던 패턴대로 진행하곤 한다.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소리일지라도 한 번 정도 마음먹고 소리 자체를 들어보기를 권한다. 마치 MBSR 프로그램의 건포도 명상에서 이미 알고 있는 건포도를 새롭게 만나보는 것처럼 이미 알고 있는 소리일지라도 새롭게 들어 보면 그동안 알고 있던 소리 사이에 다른 소리가 있음을 알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연결되었던 순서나 회로를 새롭게 정립하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글ㅣ 양희연
지속 가능한 대안적 삶을 위한 몸짓으로 NGO활동가를 하던 중에 요가와 명상을 만났다. 이를 보다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요가지도자로 활동했다.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상담학 석사와 심신통합치유학 박사학위를 받고 이후 교수로 재직했다. 보다 넓은 세상에서 더 큰 경험을 하고자 교수직을 사임하고 위빠사나 수행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미얀마 양곤의 마하시 명상센터에서 108일 수행을 하고 있다. 한국요가학회, 한국명상학회 이사이며 '마음건강 길' 주관의 '1일 집중수련'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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