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서 한 달 살기

14발리의 랜드마크 '비치 클럽'

저녁노을과 함께 꿈같은 여행의 피날레

명지예 기자  201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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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가기 바로 전 날, 마지막으로 휴양 여행 온 느낌을 만끽하기 위해 비치 클럽에서 하루 온종일 있기로 했다. 내가 선택한 곳은 포테이토 헤드(Potato Head Beach Club)’라는 곳이다. 한 리조트 호텔에 딸려 있지만 호텔 투숙객이 아니어도 입장료를 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해변과 맞닿은 곳에 풀장과 데이베드(daybed)들이 마련되어 있고, 입장료 가격만큼의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음식을 먹다가 풀장에서 놀기도 하고, 풀장 안에 마련된 바(bar)에서 술을 주문할 수도 있어 아예 수영복을 입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미리 예약을 하거나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에 맞추어 가면 해변 바로 앞에 있는 선베드(sunbed)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이른 시간에 우버를 잡고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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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테이토 헤드 클럽의 선베드는 바다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나란히 놓여있다.

그런데 포테이토 헤드에 도착했을 때 우버 기사가 내민 요금이 이상했다. 우버를 이용하면 승객에게도 예상 요금이 뜨는데, 그것보다 약 2배가 비쌌다. 알고 보니 전에 캡처해둔 요금 사진을 내민 것이었다. ‘바가지요금이 이런 거구나.’ 기분이 확 상해버렸다. 내가 화를 내자 기사는 그제야 우버 앱을 켜서 제 요금을 받아갔다. 나는 내리자마자 우버 고객센터에 신고 접수를 했다. 마지막 날의 출발이 찜찜했다.

기분 나쁜 것도 잠시, 클럽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풍경에 다시 아침의 설레던 마음이 회복됐다. 야자수와 풀장, 흰 천으로 예쁘게 자리 잡은 데이베드들이 평화로워보였다. 트렌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10시가 조금 넘어 입장했지만 나는 운 좋게 마지막 남은 선베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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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를 낸 만큼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추가 금액은 따로 지불하면 된다. 

이런 곳에 와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사진을 한참 찍은 후 점심을 주문했다. 음식은 맛있긴 했지만 양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었다. 하지만 마음껏 볼 수 있는 이곳의 경치에 대한 값이라고 생각하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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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물 때문에 아주 얕은 바닷물 위를 걸을 수 있었다. 

점심을 먹은 후 풀장에 들어가기 전에 바로 앞 해변으로 나갔다. 썰물 시간대여서 아주 얕고 넓게 펼쳐진 바닷물 위를 걸을 수 있었다. 서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바닷물에 거울처럼 비쳤다. 이곳이 천국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다가 선베드로 돌아와 아이스커피 한 잔을 마셨다. 어느새 해가 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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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베드 뒤로 펼쳐진 포테이토 헤드 클럽의 전경.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해가 지는 동안의 풍경이 가장 예뻤다.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표정도 밝았다. 나는 풀장에 들어가 느릿느릿 수영하며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즐겼다. 매우 신이 난 것도, 계속 웃음이 나는 것도 아닌 그저 계속 미소 짓게 되는 기분이었다. 이 기분을 최대한 오래 기억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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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면 테이블마다 켜주는 노란 등과 노을이 잘 어울렸다. 

나는 해가 완전히 지고 난 후 노을까지 구경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떠나기 아쉬운 마음에 어두워서 잘 나오지도 않는 사진을 계속 찍어댔다. 드디어 출구를 걸어 나가는데 꿈에서 깨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발리에서의 한 달이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펼쳐졌다. ‘너무 좋았다는 생각이 가득해졌다.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척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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