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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에서 한 달 살기

11세계적인 서핑 명소 꾸따 해변

서핑 재미에 푹 빠져...바다 쓰레기는 옥의 티

명지예 기자  201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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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다이빙 일정을 끝내고 나니 꾸따(Kuta)에서 지낼 날이 반도 남지 않았다. 다이빙으로 자신감을 얻은 나는 처음 내 가슴을 뛰게 했던 서핑에 도전하기로 했다. 서핑 강습을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꾸따 해변에는 항상 다양한 서핑스쿨에서 온 사람들이 서핑을 가르치거나 배우고 있다. 그들에게 서핑 강습을 문의하는 것이 많은 서핑스쿨을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나는 최대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택했다. 숙소 픽업, 래쉬가드 대여, 샤워실 제공, 동영상 및 사진 촬영 등 관광객이 원하는 거의 모든 서비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강습은 1, 2, 4인 참여 중 2인 강습을 택했다. 1인 강습은 내 예산에 비해 비쌌고, 4명이 같이 하면 제대로 배우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2인 강습은 하루 2시간에 5만원 정도여서 내게 적당했다.

처음 서핑을 하는 날, 왠지 모르게 자신감이 넘쳤다. 이제 바다에서 레저를 즐기는 것이 전혀 무섭지 않았고 오히려 기대됐다. 서핑스쿨에서 리코라는 이름의 선생님을 만났다. 그는 20대 중반정도로 보였고 햇볕에 많이 그을린 피부에 큰 체격을 갖고 있었다. 물에 들어가기 전 백사장에서 먼저 리코의 설명을 듣고 시범을 봤다. 그는 한국인 수강생을 많이 만났다며 안녕하세요", “멋있어" 같은 말들을 하면서 장난을 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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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장에서 시범을 보이는 리코. 장난기가 많은 그는 파도 타기에 성공하면 꼭 멋있게 웃어야 한다고 했다.

드디어 실제로 서핑을 하러 바다로 들어갔다. 그런데 발에 너무 많은 쓰레기가 밟히고 다리에도 비닐 등 큰 쓰레기가 계속 감겨왔다. 나도 모르게 인상을 팍 썼다. 겉으로 볼 때는 전혀 몰랐는데, 수많은 관광객이 거쳐 간 흔적이 물 밑에 잔뜩 있었던 것이다. 쓰레기 양은 생각보다 심각해서 파도를 타기 위해 가슴팍까지 잠기는 깊이로 들어가기가 힘든 정도였다. 서핑을 시작하기도 전에 기분이 상해버렸다.

하지만 막상 서핑을 시작하니 더러운 수면 아래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서핑은 훨씬 짜릿했다. 눈으로 볼 때는 잔잔해 보이는 파도여도 보드를 타고 그 위에서 체감하는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 초보들의 서핑 방법은 간단하다. 서핑보드 위에 엎드려 있다가 파도 위에 보드가 안착되었을 때 중심을 잡으면서 일어난다. 파도와 보드의 속도가 잘 맞아야 놀이기구를 타듯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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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파도를 탈 때마다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나는 첫 시도 만에 백사장까지 쭉 나아가는 데에 성공했다. 저절로 웃음이 나오면서 몸이 가벼워졌다. ‘얼른 또 해야지!’하는 생각에 다시 파도를 타기 위해 깊은 물로 걸어가는 발걸음은 빨라졌다. 아주 어릴 때 눈썰매장에서 눈썰매를 빨리 타려고 높은 언덕을 힘든지도 모르고 뛰어 올라가던 생각이 났다. 쓰레기는 여전히 다리를 감아왔지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저 멀리 리코 선생님이 서 있는 지점까지 물살을 헤치며 성큼성큼 들어갔다.

파도는 탈 때마다 새로웠고 탈 때마다 점점 더 재미있었다. 꾸따에서 남은 날들은 모두 서핑으로 보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서핑의 매력에 빠진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발 바로 아래 파도를 보면서 속도감을 느끼는 것은 다른 스포츠로는 경험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다이빙에 이어 서핑까지 즐기게 되었고, 결국 서핑수업을 이틀 더 등록했다.

그렇게 꾸따에서의 기억은 모두 해상레저로 채워졌다. 어느덧 발리 여행도 중반을 넘어섰다. 새로운 시도를 꺼리고 물도 무서워하던 나는 이미 많이 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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