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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의 걷기명상

MBSR 중에서 가장 쉬운 '걷기명상'

"시간, 장소, 행위가 집중하기 쉽고 더 편안하다"

글·사진 김종우 교수  |  편집 홍헌표 기자  201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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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학회에서 진행하는 MBSR(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 Program, 마음챙김에 기반 한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 기초 교육을 받을 경우, 처음에는 명상이 아주 쉽다고 설명하면서 간단한 호흡부터 배운다.

 

늘 하던 숨쉬기 운동에 마음을 두는 것만 하면 되니까 그저 숨을 쉬면서 하나 둘 이렇게 세어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이것을 5분 동안 하라고 하면 말이 달라진다. 5분 동안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안다.
5분이라는 시간 동안 오로지 호흡에만 집중하기 위해 하나, 둘, 셋, 넷 숫자를 세고 때로는 “편안하다 편안하다"라고 읊조리고, 어떤 경우에는 “옴"이라는 만트라를 소리 내며 다시금 호흡으로 돌아가는 연습을 반복한다. 그런 학습을 통해 간단한 호흡 명상을 익히게 되고, 그렇게 하여 5분쯤은 명상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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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수업시간. 이른바 정좌명상이라고 하면서 좌선의 자세를 가르쳐 준다, 허리를 바르게 하고 가슴을 펴고 다리는 가부좌 자세를 취하게 한다. 물론 편안하게 하라고 하면서 결가부좌 보다는 반가부좌, 이보다 더 편안하게 앉을 수도 있다고 설명하면서 의자에 앉는 것도 허락해준다.
이 자세에서 호흡 연습을 하는데, 이번에는 5분이 아닌 15분 정도 한다. 어떤 선생님은 처음부터 30분간 하라고 연습을 시킨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세가 틀어지고 다리가 아프고 저린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 참고 넘어갈 수 있다. 그런데 호흡에 집중하는 것은 이미 물 건너간다.
호흡은 온 데 간 데 없고, 이런 저런 잡생각이 들고, 몸 여기 저기서 통증이 느껴지고, 통증을 달래기 위한 또 다른 잡생각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흡에 집중하세요", “호흡으로 돌아오세요"라는 주문이 이어진다. 잠시 호흡에 돌아왔다, 다시 딴 세상으로 갔다를 한참 반복하고 나서야 “오늘의 명상을 끝마치겠습니다"라는 말을 듣는다. 5분을 넘기니 명상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명상은 일정한 시간동안 자신이 의도한 행위와 마음가짐을 유지함으로써 평화롭고 안정된 상태를 만들어 내는 훈련이다. 이렇게 정의한다면 초심자가 접하는 호흡명상이나 정좌명상은 그렇게 쉬운 훈련은 아닌 듯하다.
위의 정의에 따라 명상 교육 프로그램에서 제시하고 있는 명상 방법은 아래와 같다.
- 일정한 시간 : 최소 30분을 해야 하고 그 이상이면 더욱 좋다. 철야 명상이라도 할 작정이라면 서너 시간 이상은 필요하다.
- 의도한 행위 : 일반적으로 명상은 앉는 자세에서 수행을 하게 되는데, 정좌명상 같은 경우에는 작정하여 자세를 취한 상태에서 꾸준하게 호흡을 한다.  
- 의도적 마음가짐 : 오로지 호흡에 집중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시간, 자세, 행위들이 조합되어 평화롭고 안정된 상태를 구현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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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SR에는 다양한 명상 기법들이 있다. 그 중에서 공식적으로 학습하는 게 호흡명상, 정좌명상, 바디스캔 하타요가가 들어 있다. 비공식 명상으로 먹기 명상과 걷기 명상도 있다. 공식명상은 그야말로 작정하고 수련을 하는 과제이고, 비공식 명상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명상인데, 배우는 사람에게는 비공식 명상이 더 친숙하다. 
먹기 명상은 오로지 먹는 것 혹은 먹는 순간에 마음을 두는 것이다.
- 일정한 시간 : 먹는 것에 대하여 얼마나 집중할 수 있을까. 그게 문제다. 
- 의도한 행위 : 물론 먹는 행위다. 그것도 맛있게, 그뿐 아니라 먹는 의미와 음식의 의미까지 담아가면서 먹는 것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 의도적 마음 :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먹는 행위와 맛에 집중을 하는 것이다.
 
명상 초보자가 오로지 1시간 동안 오로지 먹는 것에 집중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그런 시간을 보내면서 기쁨과 행복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일단 대성공이다.
걷기 명상은 오로지 걷는 행위에 마음을 두는 것이다.
- 일정한 시간 : 걷는 행위를 1시간 정도 한다면 어떨까. 작정하고 3~4시간 정도를 할 수도 있고, 음식과 음료만 적절하게 공급된다면 6시간, 혹 며칠도 가능할 것이다.
- 의도한 행위 : 오로지 걷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걷는 동안 풍경은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걷는 행위에 머무르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 의도적 마음 : 걸으면서 받아들이는 감각, 감정에 머무르면서 걷기에 마음을 두는 것이다.
 
걷기가 명상이라면 명상을 맛볼 수 있는 것이 않을까? 오로지 걷기만을 하면서 몇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그런 행위를 함으로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얻을 수 있다면 명상 목적의 반 정도는 달성한 것이 아닐까?
걷기 명상은 명상 입문자에게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우선 명상의 시간을 늘릴 수 있다. 5분 10분이 아닌 3시간, 하루 종일로도 늘릴 수 있다. 같은 리듬으로 걷기에 전념을 할 수만 있으면 된다. 오로지 그 행위만을 하면서 마음이 머무를 수 있다. 걷는 행위 자체가 즐거워진다면 우선은 성공이다.  그 행위를 하면서, 그리고 하고 나서 안정과 평화를 얻을 수 있다. 더구나 걷기는 스스로 선택한 곳을 걸을 수 있다. 그래서 명상하기 좋은 환경을 스스로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걷고 싶은 곳이 바로 명상의 장소가 된다.
그렇다면 이제 명상은 시작되었다. 일정한 시간, 자신이 의도한 행동에 마음을 두고, 그 상태에서 안정과 편안함을 얻는 작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글·사진ㅣ 김종우
한의학과 정신의학, 명상과 기공을 통해 분노와 우울, 불안 등 정신적 문제를 치료하는 화병 전문가(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다.경희대학교한의과대학 교수.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한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방신경정신과학회, 한국명상학회, 대한스트레스학회, 한국통합의학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명상전문가, 여행가,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명상과 여행을 함께하는 걷기 여행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저서로 <홧병><마음을 치유하는 한의학 정신요법><화병으로부터의 해방><마흔 넘어 걷기 여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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