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의 걷기 명상

인도 명상여행을 떠나다

오직 걷기와 명상에만 빠질 수 있는 기회

글·사진 김종우 교수  201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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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이 몸으로.' 인도 명상센터에서 진행한 명상 수련.

“굳이 명상을 하러 인도까지 가셔야 하나요?" 명상 여행으로 1주일을 비운다는 공지를 접한 환자 한 분의 퉁명스런 질문이다.
“인도에 가서 명상을 하고 오시면 치유력이 강해져서 오시겠네요." 이렇게 더 능력 있는 의사가 되어 돌아올 것을 기대하는 응원도 얻었다.

걷기 여행도 그렇고, 명상 여행도 그렇고 모두 대한민국, 아니 서울에서도 다 할 수 있는 것을 왜 먼 곳까지 가서 해야 할까? 따지고 따지다 보면 가야할 이유보다는 가지 않아야 할 이유가 더 많다. 그래서 계획을 접곤 했다. 이럴 때면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에 힘을 얻어 먼 곳으로 떠난다. 제대로, 그리고 오로지 걷기와 명상에만 빠지기 위해서.

 

‘여행은 자아를 확충하기 위한 경험이다. 나와 다른 환경을 느낌으로서 자신의 포텐셜을 확장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러한 경험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말자.’(여행의 심리학, 김명철) 
모두 같은 마음일까? 명상 여행 공지를 올리고 불과 나흘 만에 정원 30명이 찼다. 열화와 같은 성원에 인원을 60명으로 늘렸는데, 그마저도 1주일 만에 마감됐다. 10년 가까이 하계와 동계 집중수련회를 하면서 처음 계획한 인도 수련회에 대한 반응은 이처럼 뜨거웠다. 일단 마음을 먹고 일을 추진하자 거침없이 진행이 되었다. 이처럼 마음 속 열망은 어떤 계기가 주어지면 그야말로 마른 장작에 불이 붙듯 순식간에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 같다.  누군가에겐 가지고 있던 꿈을 실현하는 무대인 것이다.
 
우리 마음 속에 숨어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동안 한국에서 매번 반복했던 집중수련회와는 달리 굳이 외국에 가서 명상을 하려는 마음은 어떤 마음인가? 걷기 여행, 명상 여행을 같이 하는 동반자의 마음이 궁금하다.
인도? 분명 매력적인 곳이다. 가고는 싶지만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명상을 하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반면에 두려움과 불결함에 대한 생각 역시 쉽게 가시지 않는다. 안전하고 깨끗한 곳에서 사는 입장에서 명상과 요가의 나라 인도를 제대로 맛볼 수 있을까? 인도의 깊은 맛을 만날 수 있을까?
 
제대로 명상과 요가를 체험하고 싶다. 한국에서 배웠던 명상과 요가가 과연 제대로인가? 은근히 원조의 나라에서의 수행은 기대가 된다. 새벽부터 밤까지 오로지 그 세계에 푹 빠져 보고 싶다. 명상센터에서의 수행은 새벽 5시 반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식사는 오로지 채식, 그것도 거의 카레 맛으로 뒤범벅이 된 식사다. 제대로 수행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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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이 마음으로.' 인도 명상 수련회 중 짬을 내어 나온 카페.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하고 싶다. 명상이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닌가? 지금 이곳에 오로지 머물 수 있는 것은 잠시 나의 일상에서 벗어나 의도적으로 내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 머무는 것이다. 결국 여행과 명상이 같은 것 아닌가? 일정에 히말라야 트레킹도 포함되어 있으니 여행과 명상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명상 같은 여행, 여행 같은 명상을 할 수 있을까?

 “학회에서 주최하는 모임이니 무조건 참석한다." 진행을 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겁나는 이야기다. 국내에서 진행했던 집중수련회는 명상과 요가, 트레킹과 식사, 강의와 토론, 심지어 여흥까지 다 갖출 수 있는데, 인도에서도 그렇게 수련회를 진행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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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이 밖으로~.' 히말라야 산자락 트레킹.

 사람들의 마음은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르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 안전을 원하지만 무난함은 거부한다. 집중적인 훈련을 바라면서도 편안함도 있어야 한다. 멋진 풍경을 기대하면서 고난은 피하고 싶다. 건강한 음식을 바라면서 맛을 포기할 수는 없다. 명상센터에 머물다가도 밖의 카페가 기다려진다. 명상을 하면서도 걷기를 갈망하고, 편안한 잠자리를 원하면서도 자연과 가까이 하기를 바란다. 이런 마음, 저런 마음이 드는 것을 알아차림 하는 것에서부터 여정은 시작된다.

 명상은 '지금 이 순간 이 곳에 그대로 머무를 수 있음'을 출발점으로 한다. 이렇게 여행, 특히 외국으로의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 내가 선택한 그것에 오로지 마음을 둘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그래서 일상에서 점시 벗어나 마치 자신 만의 아지트로 가서 온전히 그 곳에 머무를 수 있는 것과 같은 행동과 마음을 제공해 준다. 이제 그런 명상의 상태로 인도 명상 여행을 떠난다.
어느 것이 가장 마음에 드나요? 자신의 명상 여행을 찾아봅니다.
글·사진ㅣ 김종우
한의학과 정신의학, 그리고 명상과 기공을 통해 분노와 우울, 불안 등 정신적 문제를 치료하는 화병 전문가(강동경희대 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다.경희대학교한의과대학 교수.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한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방신경정신과학회, 한국명상학회, 대한스트레스학회, 한국통합의학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명상전문가, 여행가,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명상과 여행을 함께하는 걷기 여행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저서로 <홧병><마음을 치유하는 한의학 정신요법><화병으로부터의 해방><마흔 넘어 걷기 여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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