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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의 걷기명상

걷기명상의 7요소 (1) 속도

호흡에 맞춰 걸으며 자신의 리듬을 발견한다

글·사진 김종우 교수  |  편집 홍헌표 기자  201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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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명상은 명상 가운데 가장 오랜 시간을 지속할 수 있는 명상법이다.

걷기 명상의 7가지 요소를 시리즈로 나눠서 소개한다.
(1) 속도 - 호흡에 맞춰 자신의 리듬을 발견한다.
(2) 자세 - 제대로 걷기
(3) 장소 - 처음에는 익숙한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 나간다.
(4) 시간 - 그래도 한두 시간은 걸어야 하지 않을까?
(5) 동행 - 혼자서도 충분, 너무 많이는 글쎄
(6) 언제 - 틈이 난다면 언제든. 온전히 걷기에 빠지기 위해서는 새벽
(7) 복장 - 걷기 명상에 적합한 신발과 옷


(1) 속도: 호흡에 맞춰 자신의 리듬을 발견한다

“한 발을 천천히 들어 올리고 그 발이 지면에서 떨어지는 느낌에 마음을 집중하십시오. 지면에서 떨어져 나갈 때의 떨리는 감각을 느끼고, 또 마음에서 일어나는 불안도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 다리가 지면에 닿았을 때의 안도감을 확인합니다." 

걷기 명상을 처음 배울 때의 지시문이다.

이렇게 한 걸음을 3~4초 정도에 내딛어 보는 것이다. 마치 로봇이 첫 걸음을 딛었을 때 느낌, 혹은 태어나서 첫 걸음을 떼었을 때처럼 느끼면서 걸어보는 것이다. 시간을 길게 하면 할수록 자신의 걸음을 더 잘 관찰할 수 있게 된다. 단지 다리의 감각 뿐 아니라 전신의 움직임, 그리고 마음의 변화까지도 관찰할 수 있다. 이른바 마음챙김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된다.

 

마음챙김 (Mindfulness) 걷기 : 마음챙김은 현재의 경험에 대한 주의와 자각으로 걷는 행위에 대하여 주의와 자각이 온전하게 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관찰은 이어진다.
단지 다리 감각만이 아니다. 발바닥이 지면에 떨어지는 순간 다리에서 느껴지는 전율, 근육의 긴장감을 느껴보자. 중심을 잡고자 긴장감과 함께 이어지는 반대 쪽 다리의 비틀거림. 종아리에서 시작된 긴장감이 무릎을 지나 허벅지로 올라오고 엉덩이와 허리, 그리고 척추를 따라 목을 지나 머리끝까지 전달되는 긴장감을 확인하고,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불안감도 인식을 하면서 그 다음 동작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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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점에 다다른 이후 내려갈 때, 서둘러 다리를 딛고자 하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딛었을 때의 안도감과 편안함을 느끼고, 마음 속의 불안감 역시 가라앉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다음 동작으로 이어진다. 뒤꿈치부터 시작하여 발바닥 전체가 지면에 닿고, 이어서 발가락을 디딘 후 다른 쪽 다리가 지면에서 떨어지는 것을 확인한다. 완전하게 뒤꿈치, 발바닥, 발가락 전체의 발이 지면에 충분하게 닿음을 느낀다.
걷는 자세는 마치 슬금슬금 걸어가는 곰이나 호랑이의 모습이다. 웅보(熊步), 호보(虎步)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바로 태극권의 움직임이기도 하다.
이렇게 걷는 것을 통하여 걸음의 전 과정을 관찰한다. 매우 느린 걸음, 그 속에서 마음챙김을 공부하게 된다. 한쪽 다리의 움직임에서 시작한 관찰이 발가락 끝에서부터 시작하여 발바닥, 뒤꿈치, 종아리, 무릎, 허벅지, 엉덩이, 허리, 척추, 목, 머리, 손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일어나는 감정과 생각, 그리고 걷고 또 걸으면서 보고자 하는 의도까지 모든 것이 관찰의 대상이 된다. 일단 이렇게 느리게 걸으면서 자신의 동작, 감정, 생각, 감각을 나누고 쪼개서 보면 명상에서 추구하는 마음챙김으로 입문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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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호흡에 맞춰서 걸어본다.
숨을 들이 마시면서 한 쪽 발을 충분히 들고, 내쉬면서 받을 내딛는 것이다. 한 호흡에 한 걸음이다. 이렇게 한 걸음에 한 호흡을 하다보면 자신의 걸음에 리듬을 타게 된다. 천천히 리듬에 맞춰 걷고 있노라면 태극권의 한 동작을 하는 듯, 라르고의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듯한 걸음을 걷게 된다. 리듬을 타는 것이다.
호흡을 충분히 걷기에 맞췄다면 이제는 조금씩 빨리하여 1호흡에 1보, 2보, 3보, 4보로 점차 늘려 본다. 아주 빨리 걷는다면 5보, 6보까지도 가지만, 반복하다 보면 3보 혹은 4보에서 안정된 걸음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보행 속도를 찾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보행 속도를 찾았다면 그 속도로 꾸준히 걸어본다.
어느 정도의 속도가 적당할까?
조금 천천히 걷는 것에서 시작을 한다면 1분에 60보 정도다. 이어 걷기가 호흡에 맞춰 리듬을 타게 되면 80보에서 100보로 늘어나게 된다. 1분에 100보를 걷는 게 건강에 좋다는 보고도 있다. 그렇지만 100보를 걸을 때도 정확하게 걷는 것이 필요하다.
뒤꿈치가 먼저 닿고, 이어 발바닥을 지나 발가락까지 자연스럽게 딛기가 이뤄져야 한다. 만약 이것이 익숙하지 않다면 마사이 워킹을 위한 보조 신발을 통해 연습을 할 수도 있다. 1분에 100보를 걷는다면 1시간이면 6000보를 걷게 되고, 1만보 걷기에 1시간 반 이상 걸린다.
흔히 하루에 1만보 걷기를 지표로 삼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건강을 위한 하루 1만 보는 연속해서 만보를 걷는 것이다. 그러므로 작정하고 1시간 반을 걸을 수 있다면 운동으로도 가치가 있다. 
걷기 명상의 시작은 매우 천천히 걷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점차 속도를 내어 걸어보고, 또 걷는 속도를 숨 쉬는 것과 연계하여 살펴보고, 궁극적으로 자신의 리듬을 찾아보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 리듬을 찾았다면 이제는 그 걸음을 지속하는 것이다.
명상은 같은 동작, 같은 리듬을 반복함으로서 안정과 평화로움을 얻는 작업이다.
이제 얼마든지 걸을 준비가 되었다. 자신의 리듬을 찾게 되면 얼마든지 걸어도 피로하지 않고 걸음을 지속할 수 있다.
※ 참고 - 속도에 따른 걷기 방법
완보(천천히 걷기) - 시간당 3~3.5km
산보(산책 걷기) - 일상에서의 걷기. 시간당 3.5~4km
속보(빠르게 걷기) - 활기차게 걷기. 시간당 5~5.5km
급보(급하게 걷기) - 운동으로 걷기. 시간당 6~7km
강보(힘차게 걷기) - 최고 속도로 걷기. 시간당 7~8km
경보(경기 걷기) - 경보 경기 속도로 걷기. 시간당 15km 이상
글·사진ㅣ 김종우
한의학과 정신의학, 명상과 기공을 통해 분노와 우울, 불안 등 정신적 문제를 치료하는 화병 전문가(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다.경희대학교한의과대학 교수.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한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방신경정신과학회, 한국명상학회, 대한스트레스학회, 한국통합의학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명상전문가, 여행가,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명상과 여행을 함께하는 걷기 여행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저서로 <홧병><마음을 치유하는 한의학 정신요법><화병으로부터의 해방><마흔 넘어 걷기 여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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