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닷컴

홍헌표의 해피 레터

부쩍 많아진 지인들의 암 소식…

환우를 위한 삶을 다시 그려보는 아침입니다

홍헌표 기자  |  편집 김혜인 기자  2019-12-14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KakaoTalk_20191213_095608377.jpg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한 회사의 대표님, 이사님과 함께 업무 미팅을 했습니다. 한참 얘기를 하던 중 맞은 편에 앉았던 이사님이 갑자기 눈물을 쏟으며 말을 잇지 못하더군요. 최근 함께 일하는 직원 두 명이 갑상선암 진단을, 한 직원의 남편이 위암 진단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며칠 전에는 제가 전 직장 조선일보에서 부장으로 모셨던 선배가 외삼촌의 고통스러운 암 투병 소식과 누님의 대장암 진단 소식을 전했습니다. 마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통계상으로 우리 국민 3명 중 1명은 평생 살면서 한 번은 암을 앓습니다. 가족이나 친척, 친구 중에 한 명 이상 암을 경험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암은 우리 삶에 가까이 있습니다. 사실 저도 그 중의 한 명입니다. 신문기자였던 2008년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수술과 몇 차례의 항암치료, 그리고 2년의 회복기를 거쳤지요. 그리고 제 삶이 바뀌었습니다.

암 환우, 가족들과 저의 암 투병 체험을 나누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사람들을 돕는 일이 제 남은 삶의 비전입니다. 건강 강의, 라이프 코칭, 암 환자와 가족 대상 회복 프로그램 기획 운영 등으로 빡빡한 일상이지만, 내년 5월 출판을 목표로 책을 쓰고 있습니다.

2013년 썼던 암 투병 에세이 ‘나는 암이 고맙다’, ‘암과의 동행 5년’의 후속인데, 이번에는 그때보다 더 암 환우와 가족의 입장이 되어 보려고 합니다. 책을 쓰기 위해 제가 리더를 맡고 있는 웃음보따里 회원 중에서 암 경험자 몇 분의 허락을 받아 그 분들의 체험기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 3명 중 1명이 겪는 암이지만, 그게 자신에게 닥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습니다. ‘설마 내가~’ 하는 마음으로 살다가 갑자기 암에 걸렸다는 통보를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게 됩니다. 암 예방, 암 치료, 사후 관리 정보가 천지사방에 널려 있는데도 말입니다.

앞서 암을 겪은 경험자들의 이야기는 잘 정리할 수만 있다면 느닷없이 암 통보를 받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정보가 됩니다. 제가 책을 쓰는 이유는 그 때문입니다.

2014년 위암 3기 판정을 받고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았는데, 2년 뒤 다시 유방암 진단을 받은 분이 있습니다. 목에 난 물 혹 제거 수술까지 포함해 2년 사이 세 번의 수술과 독한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받았는데도 그 분은 건재합니다. 환우들과 함께 등산을 하고, 웃음보따리 모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신나게 웃고, 외손녀 봐주는 일도 즐겁게 한다고 했습니다.

shutterstock_335751920.jpg

그 분에게서 배운 것은 암 투병의 지혜입니다. 믿을 수 있는 최신 치료 정보를 찾아 내고, 항암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이런 저런 시도를 했습니다. 미슬토 주사, 고용량 비타민C 주사로 항암 치료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왕쑥뜸, 족욕도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기도와 감사하기 등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필수입니다.

유방암 진단 후 3년 밖에 지나지 않아 완치 판정은 받지 못했지만, 그 분은 암환우 같지 않습니다. 인터뷰 때 물어봤습니다. “혹시 암이 재발한다면 어떻게 하시겠냐"고. 자신은 겁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런 경우가 생겨도 당황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루 하루 감사할 일이 많이 생기고, 행복을 느끼며 살아요." 죽음을 항상 생각하기에 지금 주어진 삶이 더욱 감사하다는 것이지요.

인터뷰를 끝내고 얼마 뒤 제 친구의 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와 같은 대장암이고 수술과 함께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별로 겪지 않은 그 분의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제 친구는 항암치료와 미슬토 주사, 온열치료를 병행하고 있는데 4차 항암치료가 끝난 지금까지도 큰 어려움 없이 잘 버티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일이 아예 생기지 않으면 더 좋겠지만, 혹시 느닷없이 암 진단을 받더라도 당황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암은 관리가 되는 질병이며, 선배 경험자들의 노하우를 활용하면 극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암을 대하느냐에 따라 삶이 확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게 주어진 소명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오늘도 저는 행복한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