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닷컴
홍헌표의 해피 레터

웃음보따里 8주년에 부른 노래 '바램'

글·사진 홍헌표 편집장  2019-07-30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지난 주말 제게는 꽤 의미가 큰 행사를 가졌습니다. 웃음보따里 창립 8주년 기념 잔치입니다. 웃음보따里는 제가 암 투병하던 시절, 웃음을 통해 내 몸의 면역력을 높이고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없애 암을 이겨보고 싶다는 희망을 담아 만든 동호회입니다. 암 환우와 가족뿐 아니라 그저 웃고 싶어서 모임에 참여하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한 달에 두 세 번 정기 모임을 갖고 회원들과 ‘온 몸을 흔들며 미친듯이 웃기’를 해왔지요. 회원들은 노래와 웃음은 기본이고 건강 정보와 서로 살아가는 모습을 나누면서 친구처럼 형제 자매처럼 지내왔습니다. 8년 동안 공식적인 정모 179회 개최했고, 매년 1~2회 국내 힐링여행을 다녀왔고 재작년에는 일본 규슈 여행도 다녀왔지요.
2년 전까지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고 회비도 없는 비강제적 동호회였다가, 소속감과 회원 상호간의 신뢰 및 책임감이 조금은 있어야겠다 싶어서 연회비가 5만원인 회원제 동호회로 바꿨습니다. 연회비는 전액 장소 임대료와 정기모임 간식비로 씁니다.
창립 기념 잔치에 걸맞은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급조된 중창단의 노래와 마술, 혼성 5인조의 트로트 댄스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공동 리더인 대장장이(닉네임)와 이장님인 저도 듀엣으로 트로트 공연을 했고요.

KakaoTalk_20190729_150049737.jpg

지난 8년간의 스토리를 모은 ‘추억 영상’을 보면서 몇 번이나 울컥 했습니다. 한 번이라도 웃음보따里를 찾은 분은 1000명이 훨씬 넘는데, 이미 세상을 뜬 분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 사진 속 회원들은 모두 웃고 있습니다. 인상을 찌푸리거나 화 난 표정을 짓는 분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사진을 볼 때마다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됩니다. 설사 세상을 뜬 분이라고 해도 사진을 통해 추억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사실 학교 동문회나 회사 동료들의 취미 모임이 아니, 몸이나 마음이 아픈 분들로 구성된 동호회를 꾸려 나간다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다들 조금씩은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어서 때론 예민하고 때론 방어적이어서 무슨 행사를 하더라도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운함이나 섭섭함, 원망, 미움 같은 감정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았지요. 그럴 때마다 제게 버틸 힘을 준 것은 마음의 상처도 육신의 아픔도 함께 나눠준 몇 분의 티 나지 않은 격려와 사랑이었습니다. 그리고 모임이 끝나고 난 뒤 마음 한 켠에 쌓여 있던 걱정과 아픔을 웃음으로 털어버리고 후련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회원들의 얼굴을 보는 것도 제가 지치지 않게 해준 원동력이었습니다.

KakaoTalk_20190729_150400608.jpg

웃음은 참 신비합니다. 근심 걱정에 사로 잡혀 있다가도 그냥 마구 온몸을 흔들고 박수를 치며 웃고 나면 그런 감정이 싹 사라져 버립니다. 꽉 막혔던 위장이 시원하게 뚫리는 경험도 수없이 많이 했습니다.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누우면 금방 잠들 수 있는 것도 웃음 덕분입니다.
강의 때마다 웃음의 심신 건강 효과를 구체적인 자료와 함께 얘기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하지만 막상 일상으로 돌아가면 웃음과 거리가 먼 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 세상의 어떤 건강식품보다도 효과가 큰 웃음이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웃음보따里의 존재 이유는 바로 그 것입니다.
창립 8주년 잔치 말미에 우리 모두 손을 잡고 노사연의 ‘바램’을 불렀습니다. 대부분 50세 이상인회원들에게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긴 노랫말입니다.
내 손에 가진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 몸을 아프게 하고
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 땜에 내 시간도 없이 살다가
평생 바쁘게 걸어 왔으니 다리도 아픕니다.
<중략>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 마디, 지친 나를 안아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준다면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 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이 노래를 함께 부르며 지나온 제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좀 더 긍정적이고 제 자신을 위하는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소소하지만 이런 게 바로 행복 아닐까요?

 

글·사진ㅣ 홍헌표
몸맘건강 네트워크 ㈜힐러넷 대표. 조선일보 기자, 헬스조선 취재본부장을 거쳐 ‘마음건강 길’ 편집장을 지냈다. 2008년 대장암 3기로 수술을 받았으며, 암 재발을 막기 위해 면역력을 높이는 몸 습관, 마음 습관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암투병 에세이 <나는 암이 고맙다> <암과의 동행 5년>을 썼으며 라이프 코치로 공공기관, 주요 기업 임직원 대상 강의, 코칭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암 치유와 건강을 위해 만든 웃음 동호회 ‘웃음보따里’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홍헌표의 해피 레터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세요?
꿈이 있어 행복하고, 꿈은 이뤄진다
당신의 행복 수명은 몇 세인가요? 기대 수명과 행복 수명의 차이 8년, 어떻게 해야 줄일 수 있을까
우리 아이도 '스카이 캐슬'에서 고통받는 건 아닐까
아버지의 빈 자리가 허전한 설날 고향집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어느 조카 며느리의 세배
산티아고순례자의 길에서 만난 70대 부부 110km걸으며 삶의 이야기와 함께 힐링하다
근엄한 표정의 교장 선생님이 박장대소한 까닭
봄길을 걸어야 하는데, 미세먼지는 피하고 싶어요
이해인 수녀님이 알려주신 4가지 행복 비결
인생은 마라톤...몇 km 지점을 어떻게 달리고 있나요?
누구든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36가지 질문
화가 날 땐 이렇게 STOP 하세요
고교졸업 후 36년...586 친구들이 사는 법
인터뷰 때 깨달았죠. 암투병 초심을 잃었다는 걸~
스트레스 줄이는 ‘비폭력 대화법’ 사랑받는 대화법 vs 사랑 빼앗는 대화법
"엄마 인생을 동물에 비유하면 뭘까요?"
어버이날에 부르는 노래 '가족 사진'
영화 '교회 오빠'가 내게 던진 메시지 "내게 남은 하루, 누군가를 미워하며 보내고 싶지 않아"
직원에 팩폭 가했더니... 결과는 내 스트레스만 가중
몸은 죽겠다고 소리치는데...삶의 무게에 짓눌린 친구여~
췌장암 투병 중인 친구와의 만남 밝은 얼굴 보고 안심...자신을 위한 삶의 모습에 박수를
스트레스 던져 버리기 "쎄르츠 하라!!"
역류성식도염의 고통이 소환한 10년 전 기억
고교야구 관중석에서 행복찾기 동문들과 응원하며 옛 추억 소환..."작지만 알찬 행복"
시골 개구리의 떼창이 심신 치유를 주는 이유
웃음보따里 8주년에 부른 노래 '바램'
고향 엄마의 소울푸드 '감자옹심이 조개죽'
사람도 일도 잠시 잊는 산속 힐링스팟 사금산 중턱에 집 한 채...몸도 마음도 자유로웠다
죽기 직전에 하는 후회 5가지
의사가 처방하는 치료제로는 20퍼센트 치유만 가능하다?
내가 암을 이긴 건 회복탄력성 덕분
내년 5월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걷는다 수많은 핑계 대며 미뤘던 6년전 꿈...내게만 집중하며 걷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