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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헌표의 해피 레터

웃음보따里 8주년에 부른 노래 '바램'

글·사진 홍헌표 편집장  2019-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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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제게는 꽤 의미가 큰 행사를 가졌습니다. 웃음보따里 창립 8주년 기념 잔치입니다. 웃음보따里는 제가 암 투병하던 시절, 웃음을 통해 내 몸의 면역력을 높이고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없애 암을 이겨보고 싶다는 희망을 담아 만든 동호회입니다. 암 환우와 가족뿐 아니라 그저 웃고 싶어서 모임에 참여하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한 달에 두 세 번 정기 모임을 갖고 회원들과 ‘온 몸을 흔들며 미친듯이 웃기’를 해왔지요. 회원들은 노래와 웃음은 기본이고 건강 정보와 서로 살아가는 모습을 나누면서 친구처럼 형제 자매처럼 지내왔습니다. 8년 동안 공식적인 정모 179회 개최했고, 매년 1~2회 국내 힐링여행을 다녀왔고 재작년에는 일본 규슈 여행도 다녀왔지요.
2년 전까지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고 회비도 없는 비강제적 동호회였다가, 소속감과 회원 상호간의 신뢰 및 책임감이 조금은 있어야겠다 싶어서 연회비가 5만원인 회원제 동호회로 바꿨습니다. 연회비는 전액 장소 임대료와 정기모임 간식비로 씁니다.
창립 기념 잔치에 걸맞은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급조된 중창단의 노래와 마술, 혼성 5인조의 트로트 댄스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공동 리더인 대장장이(닉네임)와 이장님인 저도 듀엣으로 트로트 공연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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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년간의 스토리를 모은 ‘추억 영상’을 보면서 몇 번이나 울컥 했습니다. 한 번이라도 웃음보따里를 찾은 분은 1000명이 훨씬 넘는데, 이미 세상을 뜬 분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 사진 속 회원들은 모두 웃고 있습니다. 인상을 찌푸리거나 화 난 표정을 짓는 분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사진을 볼 때마다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됩니다. 설사 세상을 뜬 분이라고 해도 사진을 통해 추억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사실 학교 동문회나 회사 동료들의 취미 모임이 아니, 몸이나 마음이 아픈 분들로 구성된 동호회를 꾸려 나간다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다들 조금씩은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어서 때론 예민하고 때론 방어적이어서 무슨 행사를 하더라도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운함이나 섭섭함, 원망, 미움 같은 감정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았지요. 그럴 때마다 제게 버틸 힘을 준 것은 마음의 상처도 육신의 아픔도 함께 나눠준 몇 분의 티 나지 않은 격려와 사랑이었습니다. 그리고 모임이 끝나고 난 뒤 마음 한 켠에 쌓여 있던 걱정과 아픔을 웃음으로 털어버리고 후련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회원들의 얼굴을 보는 것도 제가 지치지 않게 해준 원동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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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참 신비합니다. 근심 걱정에 사로 잡혀 있다가도 그냥 마구 온몸을 흔들고 박수를 치며 웃고 나면 그런 감정이 싹 사라져 버립니다. 꽉 막혔던 위장이 시원하게 뚫리는 경험도 수없이 많이 했습니다.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누우면 금방 잠들 수 있는 것도 웃음 덕분입니다.
강의 때마다 웃음의 심신 건강 효과를 구체적인 자료와 함께 얘기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하지만 막상 일상으로 돌아가면 웃음과 거리가 먼 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 세상의 어떤 건강식품보다도 효과가 큰 웃음이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웃음보따里의 존재 이유는 바로 그 것입니다.
창립 8주년 잔치 말미에 우리 모두 손을 잡고 노사연의 ‘바램’을 불렀습니다. 대부분 50세 이상인회원들에게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긴 노랫말입니다.
내 손에 가진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 몸을 아프게 하고
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 땜에 내 시간도 없이 살다가
평생 바쁘게 걸어 왔으니 다리도 아픕니다.
<중략>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 마디, 지친 나를 안아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준다면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 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이 노래를 함께 부르며 지나온 제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좀 더 긍정적이고 제 자신을 위하는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소소하지만 이런 게 바로 행복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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