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헌표의 해피레터

고교야구 관중석에서 행복찾기

동문들과 응원하며 옛 추억 소환..."작지만 알찬 행복"

글·사진 홍헌표 편집장  20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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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고교야구 준결승 강릉고-개성고 경기가 열린 목동야구장.

“대관령 장엄한 뫼 높이 솟았고 동해의 푸른 물결 굽어보는 곳~"

 제 모교인 강릉고등학교 교가의 첫 구절입니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목청껏 소리 높여 이 교가를 불렀습니다. 가슴 찡한 감동도 느꼈고요. 강릉고가 청룡기 고교야구 준결승에서 부산 개성고를 5대2로 꺾은 ‘아마 야구계의 이변’을 일으켰는데, 그 현장을 지켜본 거죠.

지금은 시들해졌지만, 동대문야구장이 있던 시절 고교야구는 지금의 프로야구 못지 않은 인기 스포츠였습니다. 야구부가 생긴지 44년 된 강릉고는 전통의 야구 명문고는 아닙니다. 그래도 청룡기와는 인연이 깊어 이번 대회까지 포함하면 결승에 두 번, 준결승에 한 번 올랐습니다. 2007년 결승에서 경남고에 패했는데, 우승한 경남고보다 강릉고가 더 주목받았습니다. 강릉고 동문과 재학생은 물론 강원도가 고향인 야구팬까지 9000여명이 동대문야구장을 찾기도 했습니다. 오늘 결승전엔 강릉을 비롯한 지방에서 수도권에서 수천 명의 동문이 목동야구장을 찾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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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을 넘긴 나이에도 치어리더와 함께 막대풍선을 치며 온몸을 흔들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해피레터에서 느닷없이 고교야구 얘기를 꺼내는 것은 동문, 친구, 추억, 스포츠 같은 키워드가 가진 마음 건강의 힘 때문입니다.

고교야구 응원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는 묘약 역할을 합니다. 강릉고 동문 응원석엔 치어리더와 응원단장이 있고, 막대 풍선이 기본입니다. 목소리 높여 노래하고 춤추고, 안타 하나 득점 하나에 온 몸을 흔들며 환호할 때마다 엔도르핀, 엔케팔린, 세로토닌, 도파민 등 몸에 좋은 호르몬이 쏟아집니다.
자주 못 만나는 선후배 친구들과 함께 소주, 맥주 한 잔을 나누며 옛 추억을 소환하기도 합니다.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어도 동문이라는 이유 하나로 어깨를 맞잡고, 하이 파이브를 하며 웃음을 나누는 것으로 일상의 스트레스는 충분히 날릴 수 있습니다. 마음 건강에 꼭 필요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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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뻘 되는 선수들과 함께 교가를 부를 때는 가슴 찡 한 감동이 느껴졌습니다.

 행복수명이란 개념이 있습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서울대와 함께 만든 개념으로 몇 년 전 미국, 영국, 일본, 독일과 함께 행복 수명(예측)을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7세, 건강 수명은 72.9세, 행복 수명은 74.6세였습니다. 평생 사는 동안 10년 정도는 아픈 상태로 살고, 8년 정도는 불행을 느끼면 산다는 겁니다.

행복 수명의 조건 4가지는 활동 수명, 관계 수명, 건강수명, 경제수명인데 동문,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활동은 활동 수명, 관계 수명, 건강수명(마음 건강)을 늘리는 주요 요소입니다. 적당한 운동과 식사, 고립되지 않은 일상 생활은 장수의 기본입니다.
꼭 고향 친구와 함께 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족이든 직장 동료든 동호회 멤버든 누구와 함께 해도 좋습니다. 봉사 활동을 통해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을 수도 있지요.
서울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 요즘 명소로 뜨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재개관 이후 두 달 동안 11만명이 찾았다고 합니다. 1960~80년대 분위기로 꾸민 ‘6080존’이 가장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40대 이상에게 익숙한 갤러그, 버블버블 같은 추억의 게임도 있고, 촌스런 느낌이 나는 포스터, 화질 떨어지는 영화까지 아련한 추억을 소환합니다.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엘렌 랭어 교수의 아이디어로 미국에서 ‘거꾸로 시계 마을’이 만들어진 적이 있습니다. 20~30년 전의 마을을 조성해 놓고, 60대 이상 노인들에게 그곳에서 지내게 했더니 놀랄 만큼 눈에 띄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활기를 되찾았다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게 뭘까요?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걸 찾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ㅣ 홍헌표
조선일보 기자, 헬스조선 취재본부장을 거쳐 현재 ‘마음건강 길’ 편집장을 맡고 있다.2008년 대장암 3기로 수술을 받았으며, 암 재발을 막기 위해 면역력을 높이는 몸 습관, 마음 습관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암투병 에세이 <나는 암이 고맙다> <암과의 동행 5년>을 썼으며 라이프 코치로 공공기관, 주요 기업 임직원 대상 강의, 코칭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암 치유와 건강을 위해 만든 웃음 동호회 ‘웃음보따里’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몸맘건강 네트워크 ㈜힐러넷 대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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