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헌표의 해피 레터

직원에 팩폭 가했더니... 결과는 내 스트레스만 가중

글·사진 홍헌표 편집장  201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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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건대, 저는 성격이 급한 편입니다. 무슨 일이든 맡으면 완전히 몰입하고, 목적 지향적이고, 직선적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회사 직원과 대화를 하다가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직원이 업무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는 걸 못 참은 거죠. 뭔가 중요한 내용인가 싶어 집중하며 들었는데, 다 듣고 나니 어제 저녁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친구가 공연히 사람을 긴장시키고, 시간을 잡아 먹었네’ 하는 생각이 불쑥 들면서 꼬치꼬치 팩폭을 해댔죠. 그런데 문제인 것은 직원뿐 아니라 제 기분 역시 덩달아 나빠졌다는 것입니다.
성격 유형을 보자면 에니어그램의 9개 유형 중 1번 유형(개혁자)으로, 꼼꼼하고 완벽주의 성향을 갖고 있는데다 지적 질을 잘 합니다.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지나치게 이성적이지요.
2008년 암 수술을 계기로 많이 바뀌었는데, 일을 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부정적인 측면이 나타납니다. 직장 동료들 부하 직원이든,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줄 가능성이 높은 성격이라고 합니다. 제 성격의 장점을 발휘하는 대신 단점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곤 있는데 세상만사가 제 뜻대로는 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필요한 것이 마음 공부입니다. 제 마음의 변화를 알아 채고, 그 마음을 바라보고, 혹시 제 자신과 타인을 불편하게 만들 상황이 생긴다면 그 상황을 빨리 정리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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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조선뉴스프레스 마음건강 길(mindgil.com)이 주최하는 ‘제3회 마음건강 콘퍼런스-마음 디톡스’는 그런 점에서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변광호 박사(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생명공학연구소장), 채정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학과 교수, 박재연 리플러스인간연구소 소장의 강의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마음 건강 노하우를 알려줬습니다.

‘E형 인간’, ‘통합 심신의학’ 등 스트레스와 면역력, 건강의 관계에 대해 탁월한 저서를 많이 남긴 변광호 박사의 강의를 듣고 ‘E형 인간’이 되자고 결심했습니다. 쉽지 않지만 일단 노력은 해보려고요.

“일상에서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만날 때마다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긍정적 스트레스(eustress)로 빠르게 전환하라." E형 인간은 긍정적 스트레스(Eustress)의 맨 앞 글자 ‘E’를 따와 만든 변 박사의 용어입니다. 긍정적인 마음, 늘 감사하는 마음, 배려, 봉사, 대화 등 5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그는 누구든지 마음 훈련을 통해 E형 인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변 박사가 알려준 방법은 ‘333 정수법’입니다. 3분 복식호흡(생각 멈춤)→3분 정수(整隨, 받아들임)→3분 복식호흡(긍정)의 과정을 하루에 세 번 하는 것입니다.

채정호 교수의 강의 중 백배 공감한 내용은 “웬만하면 만족하라"는 것입니다. 자기 관점을 고집하고,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에 민감하고, 종일 비교·분석·판단하려는 태도에서는 웰빙을 누리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판단하지 않는 것"도 필요합니다. 자신의 경험이나 선입견, 가정과 관계없이 그냥 듣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유지하라는 것이죠. 사물,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그게 곧 긍정이고, 그것을 위해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판단하지 말고, 집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채 교수는 말합니다. 마음챙김 명상의 기본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입니다.
저같이 이성적이고, 팩트를 중시하고, 비판과 판단에 익숙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 곱씹어 들어야 할 과제입니다.
박재연 소장의 강의에서 필(feel)이 확 꽂혔던 단어는 ‘자동적 생각’입니다. 어떤 부정적인 상황에서 머릿속에 툭 떠오르는 생각이 자동적인 생각입니다. 박소장은 판단, 비난, 강요, 비교, 당연시, 합리화를 열거했습니다. 뭔가 감이 잡히지 않습니까? 우리 일상에서 늘 함께 하는 단어들입니다.

부모는 아이들을 훈육할 때 비교, 강요라는 폭력적인 대화에 익숙합니다. 그게 아이들에게 트라우마가 된다는 건 상상도 못하지요.

저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자동적 생각’에 빠져 언어 폭력을 가하지 않았는지 제 스스로를 성찰하는 시간을 자주 갖고 있습니다. 역시 마음챙김, 명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글·사진ㅣ 홍헌표
조선일보 기자, 헬스조선 취재본부장을 거쳐 현재 ‘마음건강 길’ 편집장을 맡고 있다.2008년 대장암 3기로 수술을 받았으며, 암 재발을 막기 위해 면역력을 높이는 몸 습관, 마음 습관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암투병 에세이 <나는 암이 고맙다> <암과의 동행 5년>을 썼으며 라이프 코치로 공공기관, 주요 기업 임직원 대상 강의, 코칭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암 치유와 건강을 위해 만든 웃음 동호회 ‘웃음보따里’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몸맘건강 네트워크 ㈜힐러넷 대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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