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헌표의 해피 레터

인터뷰 때 깨달았죠. 암투병 초심을 잃었다는 걸~

홍헌표 편집장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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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건강 다이제스트’라는 월간 잡지의 편집장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제 직업이 누군가를 인터뷰해 글을 쓰거나 건강 강의를 하는 것인데, 이번에는 거꾸로 인터뷰를 당하는 입장이 됐습니다. 

인터뷰 주제는 ‘암(癌)을 이겨낸 비결’입니다. 저는 2008년 9월 대장암(S결장암) 3기 진단을 받아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일반적인 암 치료 외에 면역력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회복 프로그램을 짜서 지독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실천했는데, 인터뷰를 하러 온 편집장은 “10년 이상 재발, 전이 없이 건강을 지키는 비결을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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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방송 출연과 강의, 글을 통해 자주 제 투병 경험과 생각을 전해 왔는데, 막상 질문에 대답하려고 하니 멈칫 하는 순간이 꽤 있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인터뷰가 끝나고 생각해보니, 저도 어느새 초심을 잃어가고 있어서 속으로 찔렸나봅니다. ‘암의 원인을 찾고, 그걸 해결 하려면 식 습관, 생활 습관, 마음 습관을 180도 바꿔야 한다. 철저하게!’ 그게 제 초심이었습니다.
휴직 중이던 수술 후 2년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조선일보 복직 후부터 야금야금 옛 습관이 살아났죠. 건강한 식단 선택, 오래 씹어 먹기, 꾸준히 근육 운동하기, 스트레스 덜 받기 같은 원칙은 일상에서 곧잘 무너졌습니다.

건강 다이제스트 편집장은 제게 물었습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저는 ‘헉~’ 했습니다. 답이 궁해졌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확인해보니 체중은 제가 정한 마지노선을 넘었고, 운동은 제대로 안 하고, 식습관도 많이 흐트러져 있습니다.

제 스스로 비상을 걸어 3주 전부터 식사의 질을 높이고, 피트니스센터에서 주 5회 운동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일에 쫓기고 마음의 여유 없이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빈도가 늘었습니다. 물론 고교, 대학 동창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제가 몸도 마음도 건강한 쪽에 속합니다만, 제 스스로 느끼는 몸 컨디션은 최상이 아닙니다.
수술 후 3년 차까지는 몸 컨디션 유지가 최우선이었습니다. 몸맘건강을 위해선 다른 스케줄을 먼저 조정했습니다. 지금은 아닙니다. 몸맘건강을 위한 실천 방안이 습관적인 일상에 의해 뒤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저는 강의 때마다 이렇게 말합니다. “잠자는 시간을 빼고 하루에 최소한 한 시간은 온전히 자신을 위해 쓰세요." ‘온전히 자신을 위해’라는 대목이 중요한데, 열심히 사는 사람일수록, 각자 위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사람일수록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내기 어렵긴 합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저 역시 하루에 한 시간을 온전히 제 자신을 위해 쓰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몸은 쉬고 있는데, 머리 속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 시간을 온전히 쉬면 나머지 시간의 업무 효율도, 몸맘 건강도 더 좋아질 거라는 걸 잘 알면서도 습관의 힘을 이기지 못하는 겁니다. 이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어느새 익숙해진 옛 습관과 부단히 싸워야겠네요.
글ㅣ 홍헌표
조선일보 기자, 헬스조선 취재본부장을 거쳐 현재 ‘마음건강 길’ 편집장을 맡고 있다.2008년 대장암 3기로 수술을 받았으며, 암 재발을 막기 위해 면역력을 높이는 몸 습관, 마음 습관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암투병 에세이 <나는 암이 고맙다> <암과의 동행 5년>을 썼으며 라이프 코치로 공공기관, 주요 기업 임직원 대상 강의, 코칭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암 치유와 건강을 위해 만든 웃음 동호회 ‘웃음보따里’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몸맘건강 네트워크 ㈜힐러넷 대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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