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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헌표의 해피 레터

화가 날 땐 이렇게 STOP 하세요

홍헌표 편집장  201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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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고 제 자신과 지인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고, 마음 건강이 곧 몸 건강이니 명상이든 뭐든 하면서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강의를 합니다. 암 투병 경험을 이야기할 때도 근심과 걱정이 암 치유를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가끔 찔끔할 때도 있습니다. “당신은 그렇게 잘 하고 있나요?"라고 누군가 물으면, 선뜻 대답이 나올 것 같지 않거든요. 고백하자면 저도 요즘 마음이 많이 힘듭니다. 은근히 부화가 치밀기도 하고, 짜증이 나고 못마땅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신문이나 인터넷에는 행복한 기사 대신 우울하고 화나는 기사가 쏟아집니다. 정치, 경제, 사회 어느 분야든 기분 좋은 게 없네요. 무한 긍정, 행복, 위안, 꿈. 이런 단어로 머리를 채우고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쓰지만 마음이 많이 흔들립니다.
페이스북과 블로그 같은 SNS에는 가급적 논쟁적이고, 갈등 요소가 있는 글은 쓰지 않겠다는 게 제 신조입니다. ‘행복한 삶’이라는 가치에 비추어 볼 때 낙제점을 줄 수 밖에 없는 정치, 사회 리더들을 향해 목소리를 내고는 싶은데, 단순 화풀이가 될까 싶기도 하고 견해가 다른 지인과 쓸데없는 감정 소모전을 펼칠 것 같아 두렵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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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이 맞서는 현안에 대해 경청과 합리적 토론을 하기 보다는 목소리 높여 일방적인 자기 주장을 펼치거나 감정적인 공격을 퍼붓는 게 일상사가 된 우리 사회적 분위기에 질린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 자신을 감추거나 생각을 드러내지 않는 게 습관이 됐습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 제 마음에도 분노, 실망, 불안, 화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단지 억제하고 있을 뿐입니다. 얼마 전 조선뉴스프레스 마음건강길(mindgil.com)이 주최한 ‘마음건강 컨퍼런스’ 강의에서 윤종모 대한성공회 주교는 “화를 내지도 참지도 말고 그저 사라지게 하라"고 했습니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 화를 아예 안 내며 살기란 사실 불가능한 일이니, 그 다음 단계에서 처리를 잘 해야 합니다. 화를 참으면 타인에게는 해가 되지 않으나 내 자신에게 해가 된다는 걸, 암 투병 경험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넘치면 우리 몸을 공격하고, 면역력을 낮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요.
그런데 ‘화가 사라지게 하라’는 것도 쉽지 않은 숙제입니다. 명상으로 그게 가능하다고 하는데, 제가 하는 명상이 화를 사라지게 만들 수준이 아니어서 당장의 해결책은 아닙니다. 한참 고민하다가 어제 아침 한 가지 방법을 떠올렸습니다. 대학원 코칭 수업 때 배운 STOP(스톱)을 실천하는 겁니다.
STOP은 개인 상황이 바뀌거나 고질적인 습관을 바꾸려고 할 때 Step back(뒤로 물러서기), Think by questions(자문자답), Organize the thoughts(생각 정리), Proceed toward goal(목표를 향해 가기)의 4단계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미국 최고의 비즈니스 코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티머시 골웨이가 쓴 책 ‘이너 게임’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제가 가끔 겪는 상황이 있습니다. 아침에 출근했는데 전날 지시한 내용을 직원이 해놓지 않는 바람에 저의 하루 일정이 꼬이게 생겼습니다. 평소대로라면 ‘꼭 하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왜 이렇게 책임감이 없을까’ 하고 화를 냅니다. 그 다음엔 직원을 불러 세우고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공격적으로 지시를 하던지, 아니면 겉으로 그냥 넘어가는 척 하면서도 혼자 화를 삭이느라 애를 먹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STOP을 적용해보겠습니다.
1.Step back   직원의 지시 불이행 사실을 알게 됐지만, 직원을 부르기 전에 먼저 심호흡을 하며 5분 정도 시간을 보냅니다.
2.Think by questions   직원에 대한 내 감정이 분노인지, 서운함인지, 아니면 실망감인지 제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직원의 지시 불이행으로 생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생각합니다. 그 사이에 부정적인 감정이 가라앉습니다.
3.Organize the thoughts   직원을 불러 어떻게 얘기할지, 발생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대화 방법을 생각합니다.
4.Proceed toward goal   화,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가라앉은 상태에서 직원을 불러 제 느낌을 전달하고 그의 얘기를 듣고 함께 해결책을 논의합니다.
우리는 회사 동료 간, 가족 간, 친구 간에도 이와 비슷한 스트레스 상황을 자주 만납니다. 그럴 때마다 STOP 4단계를 실천해보시면 어떨까요? 저는 마음건강 효과를 꽤 보고 있습니다.

 

글ㅣ 홍헌표
몸맘건강 네트워크 ㈜힐러넷 대표. 조선일보 기자, 헬스조선 취재본부장을 거쳐 ‘마음건강 길’ 편집장을 지냈다. 2008년 대장암 3기로 수술을 받았으며, 암 재발을 막기 위해 면역력을 높이는 몸 습관, 마음 습관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암투병 에세이 <나는 암이 고맙다> <암과의 동행 5년>을 썼으며 라이프 코치로 공공기관, 주요 기업 임직원 대상 강의, 코칭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암 치유와 건강을 위해 만든 웃음 동호회 ‘웃음보따里’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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