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헌표의 해피 레터

당신의 행복 수명은 몇 세인가요?

기대 수명과 행복 수명의 차이 8년, 어떻게 해야 줄일 수 있을까

홍헌표 기자  2019-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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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강원일보 제공

어느 유명 저자는 행복을 애타게 찾으려 하는 사람일수록 더 불행을 크게 느낀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런 사람은 행복의 조건이 아주 많거나 매우 비싸거나 너무 커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대로의 사는 모습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다면 우리 삶에 널려 있는 게 행복이 아닐까 싶네요. 

행복 수명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기대 수명, 건강 수명과는 좀 다른 개념입니다. 기대수명은 0세 출생자가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연수를 말하는데, 예를 들어 2017년 태어난 아이의 평균 기대수명은 82.7(79.7, 85.7)입니다. 여자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3, 남자는 15위에 해당됩니다. 2030년엔 남자 84.1, 여자 90.8세로 모두 세계 1위가 예상된다고 하지요. 

비슷한 개념으로 기대 여명이라는 있는데, 201760세였던 남성은 평균 22.8, 여성은 27.4년을 더 산다는 통계청의 자료가 있습니다.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치매, , 고혈압, 당뇨 등 질병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노년기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랜 기간 질병에 시달리거나 자신이 매우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겐 90, 100세까지 산다는 것이 축복이 아니라 재앙일 수 있습니다. 

WHO(세계보건기구)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건강 수명은 73.2(2015년 기준)입니다. 기대 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활동이 불편한 기간을 뺀 게 건강 수명인데, 이에 따르면 한국인은 사는 동안 8~9년은 질병, 부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기대 수명과 건강 수명의 차이(8~9)를 없애야만 장수(長壽)=축복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수 있겠지요. 

건강수명보다 더 적극적인 개념이 있습니다. ‘행복 수명이라는 개념입니다. 삶의 질, 가치에 초점을 맞춰 행복과 수명을 연결한 개념인데, 서울대 노년·은퇴설계연구소와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공동 개발한 측정 지표인데, 노년기 삶의 질적 수준을 수명 개념으로 개량화 한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건강과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행복하다고 느끼며 살아가는 기간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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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노년·은퇴설계연구소가 2017년 한국과 일본, 미국, 영국, 독일에서 20~50대 경제활동 인구 5000명씩 선정, 설문 조사를 통해 행복 수명을 측정했더니 한국 74.6, 일본 75.3, 미국 76.6, 영국 76.6, 독일 77.6세로 한국이 가장 짧았습니다. 

한국인의 행복 수명이 다른 4개국보다 짧게 나타난 이유에 대해선 좀 더 자세히 알아봐야 하겠지만,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제가 직접 행복 수명을 측정해봤더니 78.5세로 독일 평균보다도 높게 나왔습니다. 행복과 건강을 남은 삶의 목표로 삼고 있는 처지에서 그나마 다행입니다만, 그래도 한국인의 기대 수명보다는 짧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본인의 행복 수명을 측정해보세요.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의 행복 수명 자가진단 서비스(http://www.100happylife.or.kr/survey/select)에서 쉽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행복 수명을 측정하는 4가지 핵심 요소는 건강 수명, 경제 수명, 관계 수명, 활동 수명입니다. 은퇴 후 삶의 질을 유지하는데 드는 돈과 육체적-정신적 건강 상태, 은퇴 후 사회적인 활동, 타인과의 관계가 행복 수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단지 돈이 많다고, 육체적으로 건강하다고 행복 수명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타인과의 관계, 사회적 활동, 정신 건강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우리 마음을 힘들게 만드는 이슈가 쉴새 없이 터져 나옵니다. ‘더불어 함께 행복하게 사는 일이 참 힘들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일상에서 작은 행복의 요소라도 찾아내려 애씁니다. 제겐 웃음이 가장 좋은 수단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짧게나마 웃고 나면 마음의 여유가 생깁니다. 그 사이 나를 들여다보고 타인의 입장과 마음을 헤아립니다. 그러다 보면 내 마음 속 갈등의 여지는 그만큼 줄고 행복하다고 느낄 마음의 공간이 더 생겨납니다. 우리의 행복 수명이 기대 수명과 일치하게 만드는 일. 일단 웃음으로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글ㅣ 홍헌표
조선일보 기자, 헬스조선 취재본부장을 거쳐 현재 ‘마음건강 길’ 편집장을 맡고 있다.2008년 대장암 3기로 수술을 받았으며, 암 재발을 막기 위해 면역력을 높이는 몸 습관, 마음 습관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암투병 에세이 <나는 암이 고맙다> <암과의 동행 5년>을 썼으며 라이프 코치로 공공기관, 주요 기업 임직원 대상 강의, 코칭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암 치유와 건강을 위해 만든 웃음 동호회 ‘웃음보따里’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몸맘건강 네트워크 ㈜힐러넷 대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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