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향의 치유하는 책읽기

열정의 속성

꽃에 유혹당하는 나비는 나쁜걸까요

이주향  |  편집 최인선  201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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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열은 잔치가 아닐세. 그 힘은 전부를 주고 전부를 요구하네. 무조건적인 정열을 원한다네. 정열의 가장 깊은 흐름은 삶과 죽음일세."

탈대로 다 타야 한다고 합니다. 타다가 남은 동강은 쓸 곳이 없다고.
다 타지 않으면 시퍼런 칼날이 되어 를 상처내고, 주변 사람들을 상처냅니다.
그러니 끝이 보일 때까지 사랑해야 합니다.
산도르 마라이의 결혼의 변화는 그렇게 다 타기를 희구하는 정열의 무늬입니다.

단정하고 부유한 신사 페터, 그는 하녀 유디트를 사랑하죠.
오랜 가난에 적응하느라 체념의 깊이까지 체현하게 된, 도도하고 야만적인 여인 유디트는 너무나 많이 가져서 마음의 평화를 누리지 못하는 기득권층의 경직된 삶을 경멸하면서도 동경하는 이중적인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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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뭔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뭔가를 방어하며 살아...... 
그들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뭘 보고 알 수 있었냐고?
뻣뻣하게 굳은 걸 보면 알 수 있었어.
뻣뻣한 몸놀림, 뻣뻣한 말투,
그들의 몸놀림에서 유연성이나 부드러움, 자연스러움을 조금도 느낄 수 없었거든."

 

필요한 것들은 완벽하게 구비해 놓은 집, 그러나 그 집안을 가득채운 것은 일종의 고정관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이 매혹적인 하녀는 점잖은 신사 패터에게 정열의 본질을 일깨워 주는 중요한 여자로 나오죠.

 

자연이 선의에서 사랑을 부여한 게 아니냐고?
자연은 그렇게 호의적이 아니네.
자연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서 인간에게 행복을 약속한 게 아니냐고?
자연에겐 이런 인간적인 환상이 필요 없네. 다만 자연은 창조하고 파괴할 뿐일세.
그게 자연의 임무지...
자연은 계획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냉혹하고, 그 계획이 인간을 넘어서기 때문에 무심하네.
자연은 인간에게 정열을 선사하고도 그 정열이 절대적일 것을 요구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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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사랑은 위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멸의 위험을 무릅쓰는 것은 산도르 마라이에 따르면 오로지 완벽하게 존재하고 싶기 때문인 거지요.

열정의 이런 속성 때문에 꽃에 유혹당하는 나비는 나쁜걸까요

화사한 봄날 따뜻한 햇살이 되어, 훈훈한 바람이 되어 유혹하고 유혹당하는 일이 뭐 나쁘겠습니까. 우리는 사랑할 권리가 있고 성을 통해 자기를 표현할 권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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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그런데! 한편에서는 사랑하고 싶지 않은 이를 거부할 권리, 성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도 있는것이죠. 성추행은 성을 통해 자기를 표현할 권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성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는 거지요. 그래서 나쁘다고 하는 겁니다. 부부 사이에도 강요할 수 없는 게 성이라면, 아무리 자기 표현이 자유라고 해도, 자기의사에 반하는 폭력적인 성은 추방의 대상인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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