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울증 치유기

25상처를 딛고 일어서야 할 시간

감정과 생각에 흔들리지 않고, 내 스스로 제어해야

함영준  |  편집 하용희 기자  2019-03-06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속세와 단절했지만 고뇌는 계속돼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성철 스님은 한국 불교계의 큰 어른이다.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암흑기에 태어나 당시로선 드물게 신학문을 섭렵했다. 24세 때 처자식을 버리고 불가에 귀의, 평생 수행과 대중 교화에 정진해온 고승이다.

그는 속세와의 인연을 끊은 후 단 한 번도 가족을 만나지 않았다. 아버지가 그리워 찾아온 딸에게 문도 열어주지 않았다. 수행하는 도중에도 기거하는 곳에 철조망을 쳐놓고 사람들을 몇 년이고 만나지 않고 ‘용맹정진’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mountain-3079611_960_720.jpg

일생 수행을 하고 살아온 그였지만 임종 전 남긴 열반송을 보면 그 역시 죽는 날까지 인간적 고뇌를 해왔음을 알 수 있다. 

 

일생 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

하늘을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지나친다.

산 채로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그 한이 만 갈래나 되는지라

둥근 한 수레바퀴 붉음을 내뿜으며 푸른 산에 걸렸도다.

성철 스님의 정신세계는 일반인에 비해 고도로 순수하고 숭고했을 것이다. 그의 영혼은 혼탁한 속세의 삶과는 화해하지 못했고 극한적 정신수행을 통해서만 평안을 찾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도 인간이다. 그의 인간적인 본성과 추구하는 이상과의 사이에 놓여있는 간극이 결국 이런 열반송으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내 인생은 실패했어’라는 죄책감의 덫

심리학자들은 정신적으로 높은 경지의 삶을 사는 사람들 상당수가 내면적으로 심각한 정신적 갈등을 견디며 산다고 한다. 그들은 외면적으로 완벽을 추구하지만 내면은 힘들고 수많은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 같은 범인에게 성철 스님과 같은 삶의 기준을 강요할 수는 없다. 오바마 대통령이 탐독한 새뮤얼 스마일스의 《자조론(自助論)》에 나오는 인물들처럼 각자의 양심에 따라 근면과 성실, 인내와 용기로 살아나가면 된다. 인생의 성공과 행복을 위해 무엇보다 자기신뢰(Self-Reliance)와 자조(Self-Help) 정신이 필요하다.

인간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불완전하다. 기독교적 관점에서는 평생 원죄를 타고난 죄인이다. 무신론자인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해석으로는 ‘이기적 유전자’를 지닌 생명체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간의 불완전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인간은 자유롭게 살라는 벌을 받았다. 일단 세상에 내던져지면 인간은 자기가 하는 모든 일에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photo-1536750559184-ab5c4f7edf08.jpg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실수와 잘못을 저지른다. 그렇게 해선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또 저지른다. 그리고 후회한다. 그게 인간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자기 탓으로 돌리고 스스로를 벌한다면 제정신으로 살 수 없다. 금연이나 절주, 다이어트조차 마음먹은 대로 못하는 것이 인간 아닌가.

그러나 우울증은 이런 일상생활의 소소한 실수나 잘못까지도 과도한 자책감, 죄책감으로 발전시켜 스스로를 형편없고 무가치한 존재로 느끼게끔 만든다. 끊임없이 후회, 자책감, 수치심, 죄책감을 불러일으켜 ‘너는 나쁜 놈이야’, ‘네 인생은 실패했어’라는 결론으로 이끌고 파멸로 인도한다.


우울증을 겪으며 스스로 자책하다

내 생각에 악마는 인간의 다섯 가지 약점인 탐욕, 교만, 질투, 분노, 좌절을 부추겨 인간을 파멸시킬 것이다. 이중 좌절로 이끄는 것이 후회, 회한, 죄책감이다. 우울증을 앓을 때 내가 그랬다. 끝없이 자책했다. 그때 쓴 일기의 몇 구절이다.

마음이 납덩이처럼 무겁다가, 뻥 뚫린 가슴처럼 허탈하다가, 그런 우울 상실감 자책감 후회 등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사라지곤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는 이런 상황. 과연 언제까지일까?

나는 도대체 누구일까?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실수와 계산 착오를 했다. 무모하고 무식한… 그게 바로 나다. 나는 사이비다. 이런 식으로 세상을 산다면 사람들과 나를 속이는 것이다.

지금껏 내 내면은 끝없는 불안, 걱정, 강퍅함, 분노, 교만, 열등의식, 정욕, 탐욕, 시기, 질투, 불만 등등이 자리 잡아 늘 자신을 불편하게 만들었고 때로는 대인 관계에서 튀어나와 상대방을 실망시키거나 감정을 품게 만들었다.

새벽 4시.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숨이 잘 안 쉬어져 깨다. 왜 이렇게 불안하고 조마조마한가. 온몸이 식은땀으로 푹 젖었다. 내 마음속에는 사탄이 들어 있다. 늘 불안과 염려 속에 쌓이게 만든다. 과연 이 적과 싸워 이길 수 있을까.

window-view-1081788_960_720.jpg

내가 우울증을 극복하고 나서야 그때 내가 가졌던 일상의 감정이나 생각, 판단이 얼마나 가변적이고, 비현실적인 것인가를 깨닫게 됐다. 이 일기를 봐도 쉴 새 없이 흔들리고 감정에 춤추며 본질과 떨어져 사유할 때가 많은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내 감정과 생각은 진정한 내가 아니다. 그저 지나갈 뿐이다. 따라서 진정한 내가 되려면 나를 장악해야 한다. 내 감정과 생각을 제어해야 한다. 이것이 우울증을 겪고 난 후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다.

<계속>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국내에서는 정치·경제·사회 분야를, 해외에서는 뉴욕, 워싱턴, 홍콩에서 세계를 지켜봤다. 대통령, 총리부터 범죄인, 반군 지도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과 교류했으며, 1999년에는 제10회 관훈클럽 최병우기자 기념 국제보도상을 수상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올해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창간해 대표로 있다. 저서로 <나 요즘 마음이 힘들어서>,
<내려올 때 보인다>, <나의 심장은 코리아로 벅차오른다> 등이 있다.
나의 우울증 치유기
1내가 나를 신랄하게 공격하다 50대 중반 퇴사 후 패배감, 후회, 자책, 허탈감에 사로잡혀
2너무 마음이 아픈데도 정신은 말똥말똥해지다 우울하고 피곤하고 불면증에 끝없는 죄책감의 연속
3밤새 불면증과 싸우며 악전고투하다 자율신경계 조절이 안되면서 땀 뻘뻘 흘리고 맥박은 벌떡벌떡
4KBS-2TV '아침마당'에 출연하다 최악의 컨디션인데도 멀쩡하게 방송 진행. 주변에선 낌새 못채는 병
5한밤중에 공황발작 일어나다 100m 달리기 뛰듯 심장 터질 듯하며 금방 죽을 것 같은 기분
⑥ 정신과로 가라는 말이 내겐 청천벽력이었다 과도한 스트레스, 불면증, 좌절감이 우울증으로 발전
⑦ 의사는 내게 희망보다 절망을 주었다 심드렁한 표정에 사무적 말투. 불치병을 선고하는 듯한 태도에 낙담
⑧ 지리산 2km도 못 올라가고 포기하고 말았다 막걸리 먹고 오랜만에 죽었던 감각기관 살아나 취흥 느꼈으나…
⑨ 제멋대로 달리는 차, 중앙차선을 넘어 달리다 장기간 불면으로 판단능력을 잃고 희노애락이 사라지다
⑩ 고속도로에서 자살 충동을 느끼다 악령이나 마귀가 나를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 그러나 두 통의 전화가 나를 살리다
11비 오듯 땀 흘리며 심장은 빨리 뛰고 그러나 희망을 주는 의사를 만나 자신감을 얻다
12약물 치료와 인지행동치료 본격 시작 몸과 마음, 정신을 조화시켜 스스로를 즐겁게 하다
13새벽 5시에 일어나 자전거 타다 한 달 만에 우울증 약을 반으로 줄였다
14친구 말 한마디에도 무너져 버리다 우울증 치유, 심리적 추락을 극복하라
1524시간 ‘긍정’ 관리체계 가동하다 좋은 글 외우고 ‘오늘 좋은 일’ 떠올리고...
16뇌는 생각하는 대로 작동한다 행복은 ‘긍정하기’ 훈련-습관을 통해 이뤄진다
173개월만에 병원 치료를 마치다 여럿이 어울려 싱그러운 햇볕 속에서 운동하고 떠들다보니…
18‘우울 사회’로 변해가는 이유 물질적 풍요를 이루자 심적 공허함이 찾아오다
19'하면 된다'가 주는 피로와 압박 내 자신을 착취하고 있지는 않나요?
20자기 치유를 위한 첫걸음 우울증, 신앙과 글쓰기로 극복하다
21나만 이렇게 힘든 건 아니다 불운 속에서도 관용으로 우울증을 이겨낸 링컨
22큰 업적을 남긴 위인들의 우울증 스토리 때로는 창작 에너지를, 때로는 죽음을 안겨주다
23환자 내면의 문제를 알고 치유하는 과정 스스로 과거를 돌아보며 아픔의 원인을 찾아라
24열심히 달려온 인생이지만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다 외로움, 열등감, 불안감으로 가득찼던 어린 시절
25상처를 딛고 일어서야 할 시간 감정과 생각에 흔들리지 않고, 내 스스로 제어해야
26성공했으나 불행한 사람들 삶의 목표를 다시 잡으며 자신을 긍정하기
27내가 만들어 나가는 즐거운 일상 나이 60세, 100세 시대엔 남은 시간이 많다
28나는 나에게 즐거움을 허락할 의무가 있다 음악의 강력한 힘으로 감정 조절하기
29음악으로 행복한 삶 누리는 법 내게 맞는 ‘음악 식단’을 짜라
30화려한 외면 속 불행한 내면의 사람들 어린 시절부터 마음 한 켠 존재해온 '불안함'
31나의 불안과 대화 하기 신앙과 독서로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32아이젠하워 미 대통령, 맥아더 장군의 화 다루기 화를 가라앉히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33화가 곧 죄,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지 말 것 '왜 나는 욱할 때 참지 못할까?'
12이미지 힐링 : 상상만으로도 심신이 변화 뇌는 상상하는 대로 움직여... 긍정 이미지가 좋은 결과 낸다
11한국형 MBSR(마음챙김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 걷기와 '사랑한다' 읊조리기도 마음챙김 명상
10한국형 MBSR 프로그램 - 보디 스캔 발가락부터 머리까지 신체 감각과 변화를 알아차린다
9지금 여기서 일어나는 경험을 그저 바라본다-마음챙김 명상 보디 스캔, 하타요가, 건포도 먹기 명상 등 다양
8만트라 명상 실습 - 마음에 평화를 가져오는 집중명상 호흡에 집중하면서 '평화' 같은 구절을 읊조린다
알레르기 2 허리와 등을 풀어주고 천장 향해 다리 뻗기
알레르기 1 신체 활동을 위한 에너지 생성하기
천식 3 날숨 후에 멈추는 호흡하기
천식 2 날숨을 점차 늘여가며 콧소리 내기
천식 1 들숨에 배가 나오고 날숨에 들어가는 복식 호흡 연습하기
33화가 곧 죄,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지 말 것 '왜 나는 욱할 때 참지 못할까?'
32아이젠하워 미 대통령, 맥아더 장군의 화 다루기 화를 가라앉히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31나의 불안과 대화 하기 신앙과 독서로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30화려한 외면 속 불행한 내면의 사람들 어린 시절부터 마음 한 켠 존재해온 '불안함'
29음악으로 행복한 삶 누리는 법 내게 맞는 ‘음악 식단’을 짜라
268주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심신 수련하기
25평생 실천을 준비하기 운동, 긍정적 사고, 명상으로 우울증에 맞설 수 있게 되다
24구글의 자비명상 공감대를 형성하여 서로의 행복을 바라다
23자비명상 수련법 나를 용서하고 사랑하라! 모든 존재에 자비를 보내라!
22자비명상과 긍정심리의 세계 매일 명상하던 스티브잡스, 사랑의 힘을 깨닫다
강신장의 '5분 古典' 노인과 바다 
소박한 행복의 기술 유쾌한 유서에 담긴 농익은 삶의 지혜
내 마음 속 우렁각시가 전하는 꿈 "애정을 쏟지 않으면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 나는 지금 어디서 막혀 있을까?
열정의 속성 꽃에 유혹당하는 나비는 나쁜걸까요
음식을 먹는 행위, 그 자체도 수행 천천히, 씹는 놈을 만날 때까지, 천천히
아내에게 요리 배우기 
우정이란~ 
눈물은 신이 주신 최고의 묘약 
예고 없이 오는 불행은 소낙비 같은 것 
나를 버티게 하는 내 안의 힘 
인생은 마라톤...몇 km 지점을 어떻게 달리고 있나요? 
이해인 수녀님이 알려주신 4가지 행복 비결 
봄길을 걸어야 하는데, 미세먼지는 피하고 싶어요 
근엄한 표정의 교장 선생님이 박장대소한 까닭 
산티아고순례자의 길에서 만난 70대 부부 110km걸으며 삶의 이야기와 함께 힐링하다
운동만큼 좋은 바른자세 ⑦ 15분마다 움직이기
운동만큼 좋은 바른자세 ⑥ 식탁에 앉을 때는 의자를 당겨서 가까이
운동만큼 좋은 바른자세 ⑤ 모니터는 중앙에 시선 높이로
운동만큼 좋은 바른자세 ④ 무릎 직각 맞추기
운동만큼 좋은 바른자세 ③ 의자에 앉을 때는 무릎에 힘주기
8호밀빵 예찬 
7재미삼아 만들어 본 수제 햄 
6봄 행인 
5내겐 선배 
4우연 
복잡하고 위험하다고 하는 인도에서의 걷기명상 비틀즈에게 평화와 안정을 줬다는 그곳
인도 명상여행을 떠나다 오직 걷기와 명상에만 빠질 수 있는 기회
화가 나면 무조건 걸어야 하는 이유 마음 진정, 이해, 용서의 단계 거치며 분노 해결
내가 새벽 산책을 가장 좋아 하는 이유 명상에서 얻는 경험, 환희의 순간을 느낀다
걷기는 스트레스를 푸는 정공법이다 걷기는 교감신경-부교감신경의 균형을 맞추는 것
4기침 단전 : 기를 단전에 쌓아라 "혈액, 기, 체액, 생각의 흐름이 좋아야 건강"
3운수(雲手) : 무게중심 이동과 허리 뒤틀기 척추 근육 강화와 허리 펴지게 하는 효과
2웅경공 - 깊은 호흡과 유연한 허리 하체를 튼튼히 하고 내장(內臟)에 활력을
1태극권은 청나라 황실의 몸맘건강 수련법 기혈 순환-신진대사 촉진, 마음수련까지
8조급함, 수용, 인내... 음식 기다리는 동안 마음챙김 실천
6리시케시 시내를 걷다 느릿 느릿한 거리에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5단촐한 채식 식단 먹는 데만 집중하는 것도 마음챙김 명상
45분간 무릎꿇기, '나디 쇼단' 호흡 수련 "몸은 개운해지고 정신이 또렷해졌다"
3‘옴’ 세 번 발성으로 시작한 첫날 아침 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