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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오늘 처음 만난 사람처럼...“

‘미움 받을 용기’ 쓴 기시미 이치로의 사랑법

마음건강길 편집팀  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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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만 150만부가 팔려나간 ‘미움 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64)는 늘 “지금 여기에 충실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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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셀러 ‘미움 받을 용기’에서 “과거의 트라우마적 사건에 현재의 내 인생을 맡길 수는 없고, 미래의 꿈과 목적을 위해 현재를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오직 지금, 여기를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작년 1월 하순 부인과 함께 내한했을 때 한 기자가 이렇게 물었다. 

 

 

“당신 부부는 성숙한 사랑을 하고 있나요?"

그가 웃으며 답했다.  

“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고 서로가 조금씩 노력하면서 성장했지요. 

사랑하는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내가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똑같은 강물에는 두 번 들어갈 수 없다’고 했지요. 물은 흘러가 버리니 어제의 강과 오늘의 강이 다르다는 거죠. 사랑도 그래요. 지금 할 수 있는 건 오늘 내가 이 사람과 서로 사랑하며 지내는 것 뿐이죠. 내일 당장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요. ‘다음’이라는 찬스에 기대지 않고 지금 여기에 충실하다 보면 좋은 사랑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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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을 들으면서 1960년대 미국에 선불교를 전파한 일본 스님 스즈키 순류의 책 ‘선심초심(禪心初心)’이 생각났다. 이 책은 당시 히피문화, 스티브 잡스를 비롯한 젊은 지식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스즈키 순류 선사는 이 책에서 무엇보다 초심(初心·Beginner's mind)을 강조한다.

“시작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많은 가능성이 있지만,

숙련된 사람의 마음에는 가능성이 아주 조금 밖에 없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늘 유지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선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여야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역대 선사들의 이야기를 많이 읽을 수도 있겠지만, 매 문장을 새로운 마음으로 읽어야만 합니다. 

스즈키 순류는 또 불교의 기본사상인 ‘모든 것은 변한다’는 무상(無常)을 강조한다.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은 무아(無我)에 대한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모든 존재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변치 않고 지속되는 자아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변한다’는 영원한 진리를 깨닫고 변화 속에서도 평정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열반에 든 것이요,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완전한 평정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활동이 순간순간 무에서 나올 때, 우리는 순간마다 삶의 참기쁨을 얻습니다."  

‘지금 여기에 충실하라’는 메시지는 사실상 불교 선사상의 핵심이다. 수행자들은 수행에서 호흡과 좌선을 통해 오직 지금 여기에만 집중하는 훈련을 평생한다.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의 핵심도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연연치 말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오직 지금 여기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오직 지금 여기에 충실할 때 우리는 과거의 트라우마에서도 벗어나고, 주변에 대한 우려에서도 자유롭고 지금 마음의 평정, 기쁨, 자유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기시미 이치로도 선 불교 영향을 많이 받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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