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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의 놀멍쉬멍

장마를 뚫고 바다 낚시 즐기기

석양 바라보며 복어 낚시하기

김혜인 기자  2020-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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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대.jpg

나의 유년 시절 기억 속엔 하남 고골 낚시터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자연과 함께 보낸 행복한 기억이 남아 있다. 문뜩, 이번 휴가에는 낚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유명한 낚시 포인트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태안 만리포가 바다 낚시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만리포 글램핑’을 찾았다.

만리포 글램핑은 서울에서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태안군 해변에 위치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많은 후기들을 찾아보고 결정한 곳이라 내심 기대가 컸다. 숙소가 바다 앞에 자리잡고 있고, 개별 바비큐도 가능하다는 말에 낚시를 하지 못하더라도 꼭 가보고 싶었다. 요즘은 장마 때문에 배가 자주 취소되기에 낚시는 상황을 보고 체험하는 걸로 결정했다.

출발하는 날 아침, 새벽부터 비가 많이 와서 여행을 취소해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사장님에게 연락을 했더니 태안은 비가 많이 오지 않고, 바람만 강하다는 말에 기쁜 마음으로 출발했다. 

우리는 1시 쯤 도착했는데 해경이 호우주의보로 낚시배 출항을 금지했다. 만약 내일 아침까지도 주의보가 해제되지 않으면 우리는 배를 못타게 되는 것이다. 아쉬운대로 숙소 앞에 낚시대를 두고 낚시를 배우기로 했다.

선장님은 낚시대 사용법부터 알려주셨다. 지렁이를 먹이로 끼울 때는 조금 소름이 돋긴 했지만 지렁이가 활발하게 움직이지는 않아서 실눈을 뜨고 시도할 수 있었다. 지금 우리가 낚시하는 자리는 밀물과 썰물이 번갈아 오는 곳이라서 가끔씩 광어도 잡히고 특이한 고기들도 낚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과연 나의 첫 물고기는 어떤 종이 될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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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대를 놓은지 30분 정도가 되었을까. 입질이 왔다. 물 속에서 당기는 힘이 느껴졌고, 있는 힘껏 줄을 당기기 시작했다. 줄을 빠르게 감았고, 물 속에서 올라오는 고기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복어였다. 작은 복어는 평소에 사진으로 보던 부푼 상태가 아닌 날씬한 복어였다. 선장님은 복어를 만져서 통통하게 부풀어오른 익숙한 모습도 보여주셨다. 복어와 기념사진을 찍고난 뒤 바다로 돌려보내주었다. 복어는 손질이 까다롭고, 독을 잘못 손질해서 죽은 사람들이 많다길래 첫 낚시의 추억으로만 남겨두기로 했다. 사실 나는 광어를 낚길 원했는데, 광어는 더 깊은 바다로 들어가야만 잡을 수 있는 어종이라고. 오늘 잡은 복어는 감성돔과 함께 움직여서 어복(魚福)이 좋다면 감성돔을 잡는 경우도 있다고 귀뜸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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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를 낚고 나니 비가 더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아쉬웠지만 낚시는 이쯤에서 그만두고 바비큐에 집중하기로 했다.우리가 묵은 숙소는 옥상에 바비큐장이 있었는데, 우리끼리만 쓸 수 있어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서해는 원래  석양이 아름답다는 말이 많았는데, 그 말을 이번 여행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비가 오고 구름이 자욱했지만 붉그스름한 노을이 바다 전체에 아름답게 퍼져있었다. 눈에만 담기가 아쉬워 모두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과 동영상을 남겼다.

장마라서 출발할 때부터 걱정했는데, 낚시도 하고 맛있는 고기도 먹을 수 있어서 또 하나의 재밌는 추억을 남기게 되었다. 광어가 가을에 많이 잡힌다는데 그 때 다시와서 광어 낚시에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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