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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들의 피서법

‘얼죽아’ 대신 미숫가루…

이규연 기자  2020-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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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8월 1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사흘 황금연휴 기간에 휴가를 떠날지, 코로나 위험을 피해 집에 머무를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과연 대통령이나 각계 유명인사들이 여름휴가를 떠날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렇다면 조선시대 최고 권력자인 왕의 여름휴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EBS 한국사 최태성 강사는 예상 외로 조선 왕의 여름휴가가 소박했다고 말한다.
“조선 왕들은 중국 황제들처럼 화려한 여름별장에서 휴가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병 치료를 위해 온천에 가는 경우를 제외하면 궁궐을 벗어나는 일 자체가 드물었고, 바람이 잘 통했던 경복궁 경회루와 창덕궁 후원에서 무더위를 피했다고 합니다. 또 시원한 얼음물에 담가 뒀던 여름과일을 먹는 정도로 더위를 극복했다고 하네요."
 
경회루.jpg
경복궁 경회루/ 위키피디아

 

한국고전번역원 자료 ‘왕의 여름’에 따르면, 6월부터 9월까지 임금님 수라상엔 수박 1개와 참외 2개가 매일 올라 왔다고 한다. 또, 왕들이 제호탕’(醍湖湯)이라는 음료수를 즐겨 마셨다는 기록도 있다. 제호탕이란 오매육(말린 매실에서 씨를 발라낸 살)·사인(생강과의 여러해살이풀의 씨)·초과(생강과에 속하는 열대식물) 등을 곱게 가루로 만들어 꿀에 버무려 끓였다가 냉수에 타서 마시는 탕약이다.
 
제호탕.jpg
제호탕/ 전통식품 백과사전
 
한편, 조선시대 왕들 중에는 자신만의 특별한 ‘피서 아이템’으로 무더위를 이겨낸 왕들도 있었다.
 
성종 - 수반(水飯)
어린 시절 더위를 먹어 기절한 적이 있을 정도로 더위에 약했던 성종(1469-1494)은 여름철만 되면 밥을 찬물에 말아서 먹었다.
하지만 동의보감에 따르면 더위에 약한 사람은 신장이 약하다는 뜻으로, 물에 밥을 말아먹는 수반은 신장을 강하게 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음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잘못된 피서법’ 때문일까. 성종은 38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영조 - 미숫가루
 
조선 최장수 왕 영조(1724-1776)는 신하들의 권유로 가을보리로 만든 미숫가루를 여름철 건강식으로 먹었다.
섬유질이 풍부한 미숫가루는 날 때부터 소화기관이 약했던 영조에게 안성맞춤인 피서음식이었다. 
 
연산군 - 얼음쟁반, 뱀
연산군(1476-1506)은 다른 조선 왕들과 달리 호화로운 피서를 보냈다.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일기엔 연산군이 여름철 궁궐 뜰에서 대비(大妃)의 생일 잔치를 벌이면서 천 근(600kg)짜리 얼음 쟁반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또, 연산군은 뱀 우리 위에 대나무 틀을 놓고 그 위에 앉아서 더위를 식혔다고 전해진다. 냉혈 파충류인 뱀과 대나무의 냉기를 이용한 방법이었다는데, 다소 엽기적인 피서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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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을 피서에 활용한 연산군/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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