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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웰다잉’(하)

“종교의식 대신 노래 부르고 춤 춰주세요”

죽음 앞에서 아름다운 마음갖기 십계명

마음건강길 편집팀  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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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죽음학 강의를 들었던 어느 요양병원장은 임종이 임박한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희 가족들 걱정 마시고 빛을 따라 가세요. 저희도 언젠가 아버지를 따라 갈게요."

죽어간다는 사실을 숨기고 ‘저희를 두고 가지 마세요. 제발 돌아가지 마세요’라고 붙잡았다면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원불교 경전인 <대종경>에는 임종이 임박한 사람은 생각을 비워 마음을 수습-정리해야 하며 유언 문제로 정신통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평소에 누구에게 원망을 품었거나 원수진 일이 있으면 그를 불러 될 수 있는 한 마음을 풀도록 한다. 혹 그 상대자가 없으면 혼자라도 원망하는 마음을 놓아버리라고 권한다. 아울러 평소에 가졌던 집착을 억지로라도 버리는 데 전력을 다하라고 강조한다. 

삶의 종말체험을 연구한 영국의 정신과 의사 피터 펜윅 박사는 저서 <죽음의 기술>에서 “훌륭한 죽음에 방해가 되는 가장 큰 장애물은 채 마무리 짓지 못하는 일이며, 그 일을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화해"라고 적고 있다.  

작가 박어진은 자신의 책 <나이 먹는 즐거움>의 에필로그에서 자신의 죽음 이후와 장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당부하고 있다. 

의식을 잃으면 응급실이나 중환자실로 끌고 가지 말 것, 인간의 위엄을 지닌 채 우아하게 죽을 수 있도록 해 줄 것, 종교 의식 대신 노래를 부르고 춤 춰 줄 것, 사신기증 증서대로 이행해 줄 것, 어떤 표식도 남기지 말 것, 제사같은 건 절대 지내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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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덧붙여, 즐겁게 이 지구별 행성에서 머물다 간 사람으로 자신을 기억해 주길 바라며 그동안 고마웠고 자식들도 지구별의 통과여객으로 재미나게 살다 가라고 부탁하고 있다. 이 얼마나 위엄 있고 기품 있는 죽음 준비 자세인가?

한국 영화 <써니>의 마지막 장면 역시 참으로 감동적이다. 학창 시절의 친구가 암으로 죽자 절친했던 친구들이 그녀의 유언대로 영정 앞에서 춤추면서 친구를 떠나보낸다. 비록 영화의 한 장면이지만 위에서 소개한 박어진 작가의 소망을 실현해 보이고 있다.   

2010년 한국죽음학회에서 발간한 <한국인의 웰다잉 가이드라인>에는 ‘죽음을 준비하는 아름다운 마음 갖기’로 다음 사항들을 실천할 것을 권하고 있다.

 

◇ 죽음을 준비하는 아름다운 마음 갖기

-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진정한 삶이 무엇인가를 떠올려본다
- 자신이 죽은 뒤 가족에게 누가 되지 않게 주변을 잘 정리한다.
- 마무리가 안 된 인간관계가 있는데, 그 사람과 만나 화해할 수 없다면 마음속에서라도 맺힌 마음을 풀고 털어 낸다.
- 종교가 있다면 신앙생활에 더 충실히 임한다.
- 유언장 작성 후에는 유산 상속과 같은 세속적인 관심을 가능한 일찍 털어낸다.
- 죽음 이후의 삶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공부하면서 사후를 적극적으로 준비한다.
- 죽음과 관련해 일어나는 중요한 영적 현상인 근사체험과 삶의 종말체험을 통해 죽음은 소멸이 아니라 옮겨감이라는 사실을 안다. 이것은 사후생에 대한 믿음이라기보다는 앎이다.
- 아직 남은 능력으로 이웃에게 베풀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알아보고 실천에 옮긴다.
-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집착하지 않는다.
- 가족이나 의료진 주위 사람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

 


290192625g.jpg* 정현채 교수 저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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