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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의 섹스’ 시대가 다가온다

이미 상용화도…연애·사랑·결혼도 가능?

이규연 기자  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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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로봇 애인을 경험하고 나면 다시는 인간과의 관계를 원하지 않게 될 거야!"

영화 ‘AI’(2001)에 등장하는 섹스로봇 지골로의 대사다. 또 다른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에는 인류가 2049년 섹스용 AI 연인 ‘조이’가 등장한다. 이처럼 영화에서 먼 훗날의 얘기로 다루던 ‘섹스로봇의 상용화’가 코앞에 놓인 현실의 문제가 됐다.

이미 외국에서 상용화된 섹스로봇...사람 감정 인식도 

이미 세계 곳곳에서 섹스 로봇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2017년 미국 리얼보틱스사는 64개 체위를 능수능란하게 재현하는 섹스로봇 하모니를 시장에 내놨다. 가격은 무려 1만7000달러(약 1890만원)에 달한다. 리얼보틱스는 뒤이어 남성 섹스로봇 헨리도 개발했다. 

스페인에선 엔지니어 세르히 산토스 박사가 만든 섹스로봇 ‘사만다(Samantha)’가 판매되고 있다. 사만다는 엉덩이, 입술 등의 부위에 11개의 센서가 있어 이용자의 체온, 소리, 자극을 감지하고 이에 따라 반응한다. ‘불감(不感) 모드’도 추가되어 있어 남성이 지나치게 잦은 관계를 요구를 할 때는 이를 거부한다. 가격은 약 5000달러선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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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스 박사가 만든 섹스로봇 '사만다'

 

로봇 판매와 더불어 로봇 성매매도 성행하고 있다. 캐나다 회사 킨키스 돌스는 2017년부터 고객이 60달러를 결제하면 30분동안 섹스 로봇을 이용하는 성매매 업소를 토론토에 차렸다. 이듬해 미국 휴스턴에서 지점을 내려고 했지만,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성욕불균형 해소·성범죄 근절" VS “인간의 존엄성 부정·성 상품화에 악용"  

이러한 현실을 두고, ‘로봇과 인간의 사랑이 가능한가’에 대한 학계의 찬반 의견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마리나 아드셰이드 교수는 “섹스로봇은 배우자의 성욕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부간 압박감을 해소시켜 결혼의 질이 향상되고 이혼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혼 사유에는 부부간 성관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데, 섹스로봇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책임 있는 로봇공학재단’(FRR·Foundation for Responsible Robotics)’은 2017년 “로봇이 노인, 장애인 등 성관계 상대를 찾기 어려운 사람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섹스로봇이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등 다양한 문제를 초래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한다. 영국 셰필드대 노엘 샤키 명예교수는 “로봇섹스를 통해 소아성애, 폭력적 성행위가 면죄부를 받고 사람끼리의 섹스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섹스로봇이 인간성을 변질시킬 수 있음을 경고했다. 

로봇섹스 전문가 데이비드 레비 박사는 조만간 스타를 닮은 로봇의 초상권 침해·섹스로봇을 통한 개인 성적 정보의 유출 등 숱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대한성학회 배정원 회장이 “섹스로봇이 쾌락을 무기로 인간을 지배할지도 모른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처럼 섹스로봇에 대한 윤리적 문제는 ‘로봇과 사랑을 나누는 것은 외도인가?’ ‘섹스로봇에 대한 폭력은 폭행죄에 해당하는가?’ ‘사람과 로봇의 결혼은 가능할까?’ 등 여러 꼬리 질문을 낳으며 한층 더 불거지고 있다.   

성큼 다가온 AI로봇 상용화 시대, 이에 대비하는 윤리적 논의와 규제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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