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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집행관들의 24시, “개 잡으러 간다”

그날 밤 아무도 집에 들어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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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취재는 인륜에 반한 악한 행동을 해 사형에 처해진 사람들, 세상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고, 왜 그런 악행을 하게 됐으며, 교도소에서 어떻게 보냈고, 마지막 어떤 모습을 보이고 갔느냐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1991년 이를 취재하면서 이들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는 교도관들에 대해서도 궁금해졌다. 어떤 사람들이 공권력의 ‘합법적인’ 살인을 집행하고 수행하는지, 그들의 심경은 어떤 지 역시 알고 싶었다. 

교도소측이 사형을 집행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조용한 집행’이다. 사형수가 감방에서 조용히 끌려나와 참회 속에서 양순하게 가주는 것이 교도소측 희망사항이다. 때문에 사형집행을 잘 담당할 ‘노련한 교도관’이 필수적이다.

교도관들 사이에서 사형집행은 ‘개 잡으러 간다’는 은어로 표현된다. 이 임무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교도소에서는 사형집행을 오래해온 노련한 ‘해결사’들이 정해져 있다.  

담력이 있고, 외향적이며, 단순한 성격의 교도관 중에서 한번 집행에 참여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으면 결국 해결사 노릇을 하게 된다. 

간부들은 “아무도 안하려는데 당신이 대신 희생 좀 해달라"고 간곡히 설득한다. 모두 열네번 집행경력을 갖고 있던 서울구치소 소속 교도관은 “사람을 데리고 사형대에 올려 놓고 밧줄을 거는 일이 일견 쉬을 것같이 생각되지만 웬만한 강단과 경험이 없으면 십중팔구 실수가 나온다"면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한다는 의식이 모든 정상적 사고와 행동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1991년 당시 서울 구치소에는 1960년대부터 30년간 사형집행을 거의 도맡아오다시피한 M, C 등 두 명의 고참교도관이 있었다. 그들 손에 줄잡아 100~200여명의 사형수가 거쳐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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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한 사람은 그때 승진해 지방교도소로 전근했고, 다른 한 사람은 퇴직했다. 수소문 끝에 퇴직했다는 교도관의 집 전화번호를 알아 전화를 했더니 그는 상당히 지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전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입니다."

사형집행당일 사형수에 대한 인정신문- 최후진술- 종교의식 등의 절차가 진행될 때 사형집행관들은 준비를 하고 있다. 집행관들에 따르면 사형수 대부분이 예상보다 훨씬 침착하게, 그리고 선하게 최후진술을 남기고 간다고 했다. 

서울구치소가 1987년 지금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하기전 서울 현저동 사형장은 수동식이었지만 새 사형장은 모두 전기신호시스템에 사형수 이동도 레일식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종교의식이 끝날 무렵, 구치소장이 ‘준비’ 버튼을 누르면 사형대 위에 설치된 빨간 전구에 불이 들어온다. 

집행자의 대장격인 교도관이 사형수 옆쪽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교도관 두 명이 양쪽에서 사형수의 머리에 흰 두건을 씌운다. 

두건은 목까지 내려오며 양쪽에 끈이 달려 아래를 묶게 돼 있다. 교도관들은 익숙한 솜씨로 준비한 포승으로 사형수의 발목을 꽉 묶는다. 가슴도 몇가닥 돌려가며 묶는다. 

이 과정이 끝나면 교도관들은 양 편에서 사형수가 앉아 있는 마루판을 레일을 통해 약 3미터 후방의 사형대로 옮긴 뒤 사형수 목에 밧줄을 건다. 

이때 5명의 교도관이 사형대 뒤 칸막이 벽 뒤에 위치를 완료한다. 집행 버튼을 누르기 위해서다. 또 2명의 교도관이 지하실로 내려간다. 사형이 집행돼 마루바닥이 꺼지면서 목이 매인 사형수가 아래에 떨어질 때 밑에서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때쯤 되면 구치소장, 검사 등이 앉아 있는 자리 앞에 흰 커튼이 쳐진다. 집행광경을 차단하는 것이다. 

두 교도관이 나서서 목에 올가미를 걸면 드디어 이승의 마지막 순간이 된 것이다. 집행자들이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올가미 매듭이 사형수 머리에 잘 걸려야지 잘못되면 턱에 걸려 고통만 대단하게 된다.  이때 두 교도관이 남기는 말이 있다. 

“잘가!"

이후 5명의 교도관들이 집행 신호에 맞춰 집행 버튼을 동시에 누른다. 5개의 버튼 중 하나만 작동을 하고 나머지 4은 작동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실제로 누구 손에 집행이 됐는 지는 알 수 없다. 사형집행관들의 최소한의 심적 상태를 고려한 것이다. 

누르면 사형수가 앉아 있던 아래 마루판이 꺼지면서 사형수는 지하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리면서 질식사하게 된다. 

약 10분 후 검시의사가 지하로 내려가 사망을 확인하면 집행이 종료된다. 직원들은 지하로 내려와 시신을 입관시켜 시체실로 옮긴 뒤 나중에 유족에게 인도한다. 

사형 집행에 참여한 교도관들은 이날 특별수당(집행료)을 받아들고 우르르 몰려 우선 목욕탕에 달려간다. 형장에서 밴 죽음의 악취를 제거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호주머니 돈까지 몽땅 털어 1차, 2차, 3차 밤이 새도록 술을 마신다. 대부분 외박을 한다. 속설에는 그날 집에 들어가면 우환이 생긴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사형집행에 참여하는 데서 따르는 불안감, 괴로움, 갈등을 서로 나눠보려는 데 있는 것이다. 

어느 사형 집행인은 소감을 “한마디로 미친 짓 아니냐"며 일축해버렸다. 또 다른 이는 “맨정신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는 제 3자를 죽여야하는 우리들의 임무에서 오는 고통과 불명예는 어떻게 보상받아야 하느냐"고 항변했다. 

사형 집행장은 언제나 처연하다. 악독한 범죄를 저지르고 교수대에 오르는 사형수나,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그 순간에는 인간이 무엇인지, 삶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 지를 진지하게 되새겨 본다. 

역설적으로 죽음을 통해서 삶의 의미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 관련 유튜브 영상(클릭해보세요)

■ 사형집행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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