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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의 마음 디톡스 (21)

골치 아플 때는 대자로 편하게 누워라

‘마음의 눈’으로 몸 살피다보면 스트레스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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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 몸은 모든 기억을 저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표현하지 못했던 분노, 지르지 못했던 비명, 꾹꾹 누르고 있었던 슬픔은 모두 그들의 흔적을 느낀다."
                      - 데보라 킹, <진실이 치유한다> 중에서

 

어린 시절 트라우마, 살면서 쌓인 스트레스, 정신적 충격, 사고의 후유증은 그대로 몸에 저장된다. 그리고 나중에 다양한 형태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질병, 성격, 습관, 태도, 돌발적 반응 형태 등등으로.

굳이 거창하게 이야기 하지 말자. 스트레스나 걱정거리가 생겨도 몸에 쌓인다. 그리고 몸이 신호를 보낸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너무 머리로 사는데 익숙하다보니 이를 놓치기 십상이다. 

걱정거리가 생기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 생각, 저 생각 끊이지 않는다. 가슴도 답답해지거나 화, 불안 등이 엄습한다. 대개 부정적 마음 상태가 된다. 이를 심리학적 용어로 ‘부정적 반추(negative rumination)'라고 부른다. 

마음은 크게 세 가지로 이뤄져 있다.  (그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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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걱정거리나 스트레스는 생각으로 잘 풀리지 않는다.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마음의 평정을 가져다주는 명상의 제1원칙이 ‘비판단(Non-judging)'인 이유가 여기 있다.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한 우리는 마음의 평정이나 행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행복하려면 신체 감각과 친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선 감각을 제일 먼저 포착하는 신체에 주의력을 집중할 줄 알아야 한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되도록 생각을 하지 않고 ‘몸 쓰기’를 통해 해소한다.  

■ 운동

■ 스트레칭

■ 요가

이렇게 땀을 흘리면서 신체 움직임을 활성화시키고, 주의력을 몸에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스트레스는 사라져 버리거나 훨씬 가벼워진다. 그때 천천히 생각하면서 해결책을 마련하면 된다.  

나는 여러분에게 ‘머리로 생각하기(think)’ 대신 ‘몸으로 느끼기(feel)' 습관을 가지기를 권한다.


재미있는 실험을 해보자. ‘생각하기(Think)’와 ‘느끼기(Feel)’의 차이를 알아보는 훈련이다. 우리는 평생 매일 사용하는 자신의 발에 대해서 아플 때를 제외하고는 골똘히 생각해보거나 느껴보려고 노력한 경험이 없다.  

<테스트>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편안히 앉아 눈을 감는다.  

① 내 발에 대해 2분간 생각한다. 

모양, 기억, 평가, 비교, 콤플렉스, 신발, 구두, 등산, 발과 관련된 사건 등등… 어떤 생각도 자연스럽게  떠올려본다. 

② 내 발의 감각을 2분간 느껴본다. 

오감을 동원해 형태, 냄새, 통증, 얼얼함, 축축함, 시원함, 발과 바닥의 접촉 느낌, 양말의 감촉 등등을 느껴본다. 발가락을  오무려 본다. 감각의 흐름은?  발가락 힘을 푼다. 발을 정서적(마음)으로도 느껴본다.   

 

이 두 가지는 완전히 다른 마음의 작동방식이다. 전자는 머리에 의한 간접적 경험 인식이나  후자는 신체 감각에 의한 직접적 경험이다. 

전자는 자칫 끊임없는 생각의 이어짐과 연상 작용 속에서 길을 잃을 수 있다(행위 모드). 그러나 후자는 대체로 (생각에 주의를 빼앗기지 않는 한) 지금 순간의 느낌을 계속 알아차릴 수 있다.(존재 모드). 

알다시피 몸은 생각보다 먼저 반응한다. 두려운 일을 만나면 먼저 등골이 오싹해지고 머리털이 쭈뼛 선다. 화가 나면 마음 속 불덩어리가 치밀어 오르며 얼굴이 일그러진다. 이처럼 몸은 마음 안팎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몸은 우리가 미처 의식하기 전에 상황·생각·감정을 감지하고 반응한다. 몸은 ‘지금-여기-순간-존재’ 상황을 알리는 레이더이자 조기경보시스템이다. 때문에 우리가 신체감각에 늘 주의를 두고 자신의 몸 반응 패턴을 알고 있다면 보다 신속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현대인들은 시간 대부분을 ‘머릿 속에서’ 보내는 바람에 정작 자기 ‘몸’에 대해서는 잊거나 무시하고 산다. 물론 우리들은 몸에 신경 쓴다.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와 피트니스를 한다. 예쁘고 날씬하고 멋지게 보이려고 외양에 많은 신경을 쓴다.    

그러나 정작 몸의 본질은 외면하고 있다. 살아 있는 생명체이자 고도의 지각능력을 가진 파트너로 인정해주기보다 하인이나 부속물로 취급한다. 더구나 우리 대부분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신체적 열등감을 갖고 산다. 키가 작거나 배가 나왔거나 등등 대부분 자기 몸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우리 대부분은 자기 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의식하는 것도 불편해 오히려 낯선 사람 대하듯 방치한다. 그러다보니 몸이 보내는 각양각색의 메시지(시그널)들에 둔감하거나  포착할 줄 모른다. 몸과 마음이 하나(심신일여 · 心身一如)가 아니라 따로 놀다보니,  왜 마음이 불편한지, 왜 감정과 몸의 컨디션이 업-다운을 반복하는 이유를 감지 못한다. 

이러한 심신(mind & body))간의 단절이 결국 불안, 불면, 강박, 공황장애, 우울증 등 신경증이나 암, 고혈압, 동맥경화 등 순환기 질환 등 이른바 심신 질병(psychosomatic disorder)으로 이어지게 된다.  

내 몸을 샅샅이 스캔하라

마음챙김 수련에서는 이처럼 자기 몸을 살펴보는 것을 ‘바디 스캔(Body scan) 명상’이라고 부른다. 

내 몸 살피기는 자신의 감각을 통해  몸과 마음의 상태를 정확히 알아차리는 훈련이다. 그리고 그러한 알아차리는 행위 자체가 피곤이나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마치 스캔하듯 내 마음의 눈으로 신체 각 부위를 하나하나 훑고 지나간다. 친절함과 관심을 갖고 말이다.

자세는 대개 편하게 누워서 시작한다. 사무실이라면 앉아서 한다. 

보통 발에서 시작해 발목→아랫다리→무릎→허벅지→엉덩이→허리→등→아랫배→가슴→양손과 팔→어깨→목→얼굴→머리 순으로 지나간다. (역순도 OK)

각 부위마다 주의 주기→머물기→주의 옮기기를 반복하는데 각 부위 소요시간은 보통 10~30초다.  전체 시간은 약식일 경우 5~10분, 보통은 20분, 존 카밧진의 MBSR 명상에선 45분 정도 걸린다. 

그러나 시간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다. 사무실에서 의자에 앉아 잠시라도 몸을 살펴보고, 지하철이나 버스 속에서도 잠시 할 수 있다. 머리가 피곤하면 머리 부분만 해도 된다. 숙달된 경우에는 금방 피로가 풀린다. 

특히 밤에 자기 전 침대에서 약 5분간 심호흡과 함께 몸을 살펴보는 버릇을 기르면 숙면에 아주 도움이 된다.  

몸 살펴보기는 사실 고도의 주의력 집중 훈련이자 알아차림 훈련이다. 매일 수련할수록 마음 근육의 강도는 세진다. 

※ 관련 유튜브 영상

■ 덕성여대 심리학과 김정호교수의 바디스캔 15분

■숙면을 돕는 바디스캔 명상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국내에서는 정치·경제·사회 분야를, 해외에서는 뉴욕, 워싱턴, 홍콩에서 세계를 지켜봤다. 대통령, 총리부터 범죄인, 반군 지도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과 교류했으며, 1999년에는 제10회 관훈클럽 최병우기자 기념 국제보도상을 수상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2018년부터 국내 저명한 심리학자들을 초빙, ‘8주 마음챙김 명상’ 강좌를 조선일보에 개설했다.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우울증 치유기 <나 요즘 마음이 힘들어서>, 40대 중년 위기를 다룬 <마흔이 내게 준 선물>, 한국 걸출한 인물들의 인생기 <내려올 때 보인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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