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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서 모차르트, 바하 음악을 들려주는 이유

코로나를 이길 음악의 힘

남산 마음 전문가  |  편집 마음건강 길 편집팀  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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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DNA에는 음주가무 기질이 배어 있다. 중국 후한서(後漢書) 동이전(東夷傳)을 비롯 고대 중국 문헌들을 보면 “그 나라 사람들은 (제사를 지낸 후) 즐겁게 술 마시며 노래하고 춤추기를 좋아한다…"는 구절이 수없이 나온다. 그런 기질이 수천 년이 지난 지금에도 면면히 이어져 신바람, 한류, 노래방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물론 인구 대비 술 소비량으로 세계 1, 2위를 다투는 나라도 한국이다.

십 수 년 전이다. 인도에 취재 갔을 때 인도 기자가 자신들의 소수민족인 ‘나가(Naga)족’ 사람들을 소개시켜줬다. 히말라야 산맥에 사는 몽골족으로 그들은 한국인을 자신들의 사촌쯤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때 나가족 사람들이 내게 준 책자에 이런 구절이 있어 놀랐다. 역시 피는 속일 수 없었다!

 

‘나가족들은 음악과 무용과 축제를 생활화하고 있다. 특히 수확기 때 이를 감사하는 축제가 관습화돼 있다. 과거 이들에게 술(잠이라고 불리는데 우리의 쌀 막걸리와 같은 것)은 음식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여겨졌다. 엄청나게 술을 마셔도 동네 어른들에 대한 예의는 잃지 않았다.’ 


소리, 우주 에너지의 강력한 힘

나는 우울할 때 음악을 듣는다. 음악은 단비와 같다.  젊었을 적 나는 록, 팝송, 재즈 등 주로 경쾌한 음악을 좋아했으나 이제는 성악, 오페라, 교향악, 종교 음악 등 클래식을 더 즐겨 듣는다.  

요즘에는 대부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기 때문에 쉽게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물론 집에 훌륭한 오디오 시스템을 갖고 있다면 최상이겠지만 스마트폰과 헤드폰만 가지고도 자신만의 ‘음악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 음악을 들을 때 나오는 쾌감을 느끼면서, 처칠이 그림 그리기를 통해 우울증을 극복해 나갔다는 사실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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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어린 시절 어머니 품안에서 어머니가 흥얼거리는 동요나 자장가를 들으며 스르르 잠이 들었을까. 우리는 왜 대학시절 빠른 템포의 춤곡을 들으면 열정이 솟구치고 몸을 주체할 수 없었는가. 우리는 왜 아침 출근길에 ‘오빤~ 강남 스타일’의 노래를 들으면 절로 흥이 나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일까. 

왜 ‘7080’ 흘러간 노래를 들으면 젊은 시절이 그리워지며, 왜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을 들으면 숲속의 편안함이 느껴지고, 왜 바그너의 음악을 들으면 마음에 용솟음치는 힘을 느끼는 것일까. 

이것이 모두 음악의 힘이다. 음악은 소리이며 소리는 우주 에너지의 강력한 힘 중 하나다. 소리가 우주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도시를 파괴할 수 있으며, 개인의 심신에 큰 영향을 미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소리의 일종인 음악을 잘 이용하면 우리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 

음악에 따라 기분이 우울, 편안, 기쁨, 환희로 제각각 변하는 것은 뇌에서 배출되는 세로토닌, 엔도르핀, 도파민, 아드레날린 같은 화학물질의 영향 때문이다. 만약 음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뇌는 즉각 거부반응을 생리적, 정신적 현상으로 나타낸다. 심장박동과 혈압이 급격히 변화되며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또한 음악은 뇌기능을 전방위로 활성화한다. 뇌 과학자들은 음악 듣기, 악기 연주 등 음악과 관련된 모든 활동은 전두엽을 비롯하여,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 소뇌에 이르기까지 뇌 전체에서 복합적으로 작용돼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뇌의 특정 부위만이 음악에 반응한다는 과거의 속설은 더 이상 사실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모차르트와 바하의 음악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까닭은?

음악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일찍이 정치, 경제, 교육, 사회, 체육, 의학 등에서 다방면으로 이용돼오고 있다.

독일의 히틀러는 정치적으로 바그너 음악을 이용해 국민을 선동했다. 바그너의 음악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벅차오르게 하면서 서서히 흥분의 소용돌이 속으로 말려 들어가게 만든다.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 중 ‘순례자의 합창’이나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서곡이 대표적이다. 히틀러는 이를 이용해 국민을 흥분시키고 결집시켜 자신의 사상에 빠지게 했다. 

반면 모차르트 음악은 경쾌하며, 바하와 헨델의 음악은 차분해 모두 머리를 좋게 해주는 대표적인 음악으로 꼽힌다. 교육적 차원에서 ‘모차르트 효과’와 ‘바로크 음악 효과’란, 학생들이 이들의 음악을 듣고서 뇌의 집중력과 기능이 향상돼 좋은 성적을 올렸다는 실험 결과에 의해 탄생된 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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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르트

 1993년 미국 UC 어바인의 라우셔 교수팀이 발표한 ‘모차르트 효과’의 경우 모차르트의 음악이 고도로 구조화된 음악이므로 이를 들은 학생들의 뇌기능이 향상돼 성적이 다른 학생들보다 48%나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또 17~18세기 바하와 헨델로 대표되는 바로크 음악은 분당 60비트 정도의 박자를 갖는 음악으로, 인간이 긴장을 푼 맥박수와 비슷하다. 인간이 가장 평온하고 집중력이 높을 때 나오는 뇌파(알파파:8~13헤르츠의 진동주파수) 생성을 촉진해 입시 준비를 앞둔 수험생들과 산모, 태아에게 특히 좋다고 한다.

이처럼 음악은 청소년들의 영재교육, IQ 향상, 우울증 및 치매 환자 등 각종 정신 질환자와 일반 환자, 운동선수들의 트레이닝 등 다각적인 처방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가 어렸을 적 배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어머니가 “내 손은 약손"이라며 쓰다듬어주고 흥얼흥얼 노래를 불러주면 고통이 사라지는 경험도, 현재는 ‘음악 치료와 소아 통증’ 등의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요즘 병원에서는 타악기 소리가 섞이지 않은 부드러운 음악이 환자의 심장박동수를 줄이고 고통 정도를 완화시킨다는 점에 착안, 대기실에서 활용하고 있다. 편두통을 소리 진동으로 고친다거나, 노래와 관악기 연주로 호흡기, 폐질환 환자들을 치료하는 방법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음악은 사람을 젊게 해준다. 노화 방지의 대표적인 특효약이자 인체의 활기를 가져다주는 ‘정신적 비아그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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