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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의 마음 디톡스 (1)

요즘 아침 신문 볼 때마다 심호흡을 하는 이유

'10분 완성' 내 마음의 평정심을 되찾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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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조간신문을 펼칠 때마다 나는 두려움을 느낀다. 치열한 특종 경쟁을 벌이던 신문기자 시절에는 혹시 무슨 뉴스를 빠뜨리지 않았나하는 직업의식에서 아침이 두려웠는데 지금은 그런 차원이 아니다. 

평생 살아오면서 생각해오던 것과 전혀 다른 일들이, 겪어보지 못한 일들이 너무 자주, 너무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물론 내 생각이다)

예전에는 어쩌다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한 대형 뉴스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도 이제 사람들은 별로 놀라지 않는 것 같다. 

우리의 오늘과 내일 삶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경제·사회·안보 이슈들이 일어나도 해결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찌 이럴 수가 있지?

… …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나

내가 상식적이지 못한가

내가 잘못 살아온 탓인가

 .....


가슴이 답답해지며 숨이 가빠진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뒷목이 뻐근해진다. 불안감이 찾아온다.  

생각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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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사실)가 fact(사실)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
지극히 평범한 사건을 놓고도 그 해법은커녕 사실의 진위조차 가리지 못하는 사회.
오히려 두 진영으로 나뉘어 극렬한 패싸움을 벌이고 있는 사회.      
이러다가 우리 공동체마저 허물어지는 것은 아닌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마음속이 어두워지며 암담한 느낌이 몸 전체를 스치고 지나간다.   

다시 신문을 살펴본다. 
전혀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의 이야기와 주장, 행동들이 이곳저곳서 난무하고 있다. 

이번에는 가슴 속에서 뜨거운 불길이 치솟아 오른다. 호흡은 더욱 가빠지며 심장과 관자노리 맥이 불끈불끈 뛰기 시작한다. 아랫배가 뭉친 듯 조여 온다. 화가 나는 것이다. 

이때 내 마음 속에서 지령이 내린다. 

‘경고, 경고! 스트레스 발생’

나는 거의 반사적으로 심호흡을 한다. 어린 시절 체육 선생님이 운동 끝나고 가르쳐 준 그 심호흡이다. 가슴을 쭉 펴고 천천히 깊이 숨을 들어 마시고, 다시 깊이 숨을 들어 내쉬는 동작의 반복. 

신기하게도 한번 두 번 거듭될 때마다 치솟던 스트레스의 속도(강도)가 뚝 떨어진다.  심호흡이 일종의 ‘(심리적) 브레이크’이자 ‘완충’ 구실을 하는 것이다. 십여회 정도 하고 나면 어느덧 마음은 평정을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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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나는 화가 나거나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심호흡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숨을 아랫배가 불룩 나오도록 깊게 들이 마시고 다시 아랫배가 홀쭉해지도록 깊이 내쉬는 복식호흡. 직업적으로 평생 스트레스 속에 파묻혀 살면서 터득한 일종의 자기방어술이다.

어린아이가 자는 모습을 보라. 숨을 들이쉴 때 배가 올챙이처럼 불룩 튀어나오고, 내 쉴 때 배는 훌쩍 들어간다. 전형적인 복식호흡이다. 사람은 이처럼 태어나면서부터 복식(배)호흡을 한다. 

그러나 온갖 세상풍파를 겪으며 살아가면서 우리 가슴은 ‘새가슴’이 된다. 호흡은 점차 얕고, 빠른 흉식(가슴)호흡으로 바뀌게 된다. 배가 아니라 가슴으로 얕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이다.      

여러분이 긴장하거나 불안할 때, 또는 화가 날 때 자신의 호흡(숨)을 관찰해보라. 호흡은 짧아지거나 얕아지거나 가빠진다. 당연히 몸으로 들어가는 산소량도 줄어들게 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는 24시간 긴장을 풀지 못하고 얕은 흉식호흡으로만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온갖 병이 발생한다. 

따라서 심호흡은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심호흡을 통해 안정을 찾는 것은 심리학이 아니라 생리학, 그중에서도 신경생리학(Neurophysiology)의 영역이다. 

인체의 자율신경계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있는데 두 신경은 마치 시소처럼 우리 몸에서 작용한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일종의 ‘전투모드’로 돌입해 ‘가속기(accelerator)’ 역할을 한다. 그러나 상황이 종료돼 ‘정상모드’가 되면 부교감신경이 나서서 이완·평정·휴식을 제공해주는 ‘브레이크(brake)' 역할을 한다. 심호흡은 이런 부교감신경계의 ’브레이크‘역할을 도와주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심호흡으로 긴장을 해소하고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 심호흡 요령

1. 앉든 서든 등과 어깨를 똑바로 편다.

2. (가볍게 숨을 내신 후) 천천히 코로 숨을 들어 마신다.
  * 이때 가슴을 앞으로 자신 있게 내밀면 좋다

3. 아랫배가 부풀어 오를 때까지 길게 숨을 들어 마신다.

4. 역순으로 숨을 천천히 깊게 내쉰다.
   *이때 아랫배는 홀쭉해진다

5. 1분에 5~7회 반복한다.
   * 평소 호흡은 1분에 15~20회

※ 들숨보다 날숨을 더 천천히 하면 편안함(이완감)이 더 커진다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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