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닷컴
심리상담실에서

죽일 듯 싸우며 "못 살겠다"던 부부의 속마음엔

장정희 마음치유전문가  |  편집 홍헌표 기자  2019-10-11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자살하는 사람은 죽고 싶은 사람일까, 살고 싶은 사람일까?

말도 안 되는 질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는 우리 심리상담실에서 이 질문을  자주 합니다. 제가 내담 고객들에게 질문을 했을 때 그들의 대답은 한결 같았어요. "이대로는 안 살고 싶어요. 이대로 사느니 차라리 죽고 싶어요~."

부부 상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같이 살아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 보였어요. 서로 상대방 탓을 하며 욕을 하고 화를 내고 소리를 지릅니다. 죽일 듯 달려들고 서로 "죽여 달라", "니가 나를 죽여라", "아니다, 니가 나를 죽여달라"고 합니다.
 

shutterstock_1156208659_650.jpg

"잠깐, 두 분 이렇게 서로 미워하면서 왜 이혼을 안 하시죠?" 이렇게 물었더니 부부는 처음으로 같은 뜻으로 대답합니다. "아이들 때문에요~." "네? 아이들 때문에요? 이혼한 부모보다 죽어서 세상에 없는 부모가 낫다는 말씀이신가요?" 부부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열린 대화로 부부 상담이 진행되었고, 마침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아, 네~. 두 분이 서로의 깊숙한 진짜 속마음을 알게 되신 것 같네요. 혹시 저에게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우린요,  알고 보니 그저 지금처럼 이렇게 미워하고 싸우며 원망으로 살고 싶지 않은 거였네요.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서로의 손에 죽는 게 낫다고 여길 만큼 사랑하며 행복하게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큰 거였더라고요."
두 사람은 서로의 무릎을 손으로 토닥거리며 울었습니다.
글ㅣ 장정희
‘마음 아픈 이의 친구’로 불리고 싶어 하는 심리상담사(코칭상담 박사과정)이자 시인, 수필가.
맘 통합심리상담센터장으로서의 꿈은 마음 아픈 이들이 바로 지금 여기에서 생애 절정의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2018년 말 현재 우울증, ADHD, 공황장애, 강박증, 분노조절장애 등 4100시간의 심리상담을 진행했다.
교육기업 ‘백미인’ 온라인 강좌 강사, 월간헬스조선 마음상담소 상담위원을 지냈으며, 강원도인재개발원, 엑셈, 한국투자공사, 레인보우앤네이처코리아, 성북구보건소 등에서 강의와 상담프로그램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