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사람

도서정보
· 저자 우치다테 마키코
· 역자 박승애
· 출판사 한스 미디어
· 출간일 2017.10.31
· 원제 終わった人
· 페이지 444

여러분의 끝은 어디인가요? 진정한 인생의 가치를 찾아가는 길

서동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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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다시로 소스케'는 63세의 은퇴한 남자다.

그의 인생은 언제나 최고였다.
일본 최고의 대학이라는 도쿄 대학에서 법학부를 졸업했고
아름다운 아내를 만났으며
좋은 직장인 대형 은행에 입사했다.

그러나 그의 나이 51세.
임원 경쟁에 밀린 그는 자회사의 한직으로 밀려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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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30명 남짓한 자회사에서 어떻게든 본사로 돌아가려 애썼던 그였지만
모두 허사로 돌아가고 결국 자회사에서 정년퇴직을 하게 된다.

보통 소설이나 영화였다면
그는 그렇게 한 장면에 사라지는 조연으로
끝났을지 모른다.
길어야 '은퇴 이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한 줄.
아니면 흔들 의자에 앉아 손주를 안아주는 모습 한 컷.

하지만 그렇게 '끝나는 것'인 줄 알았던 삶은
그에게 찾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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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것도 좋다. 흔들의자도 좋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영화 속에서 그런 장면은 에필로그로 잠깐 등장할 때 아름다운 법이다. 하루종일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영화가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그는 그의 인생이 그렇게 되어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허세 가득한 거짓말로 자신을 꾸미고, 자신의 삶에 안주하고 사는 이들을 경멸하여 그들과 멀어지려고 끝없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연애도 
운동도 
새로운 취직도 
공부도 시도해본다.

하지만 그 끝은 언제나 실망 뿐. 어느 것도 그를 만족시켜주지 못했다. 그는 여전히 '끝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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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주변에는 '끝날 기미가 전혀 안보이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늦게라도 미용사의 길을 시작한 아내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자기가 하고 싶은 복싱 경기 심판을 택한 친구
젊은 이들에게 최고의 자리를 내어주고 소소한 삶에 만족하는 처남

왜 그들의 삶은 끝나지 않는 걸까 고민하고 있는 그 때.

소스케는 젊은 사장을 한 명 만나게 된다. 그의 노련한 조언이 필요하다며 그에게 고문직 제안과 사업에 관한 한가득의 서류를 건넨다.

그때부터 이제껏 뛰지 않았던 그의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바로 사업의 안정성을 알아본 그는 바로 제안을 수락하기로 한다.

그제서야 그는 스스로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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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부터 그가 하고 싶었던 것은 '일'이었다. 임원으로 밀려나 끝을 보지 못했던 그가 '일'로 성공 받고 그의 능력을 인정 받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가 임원에 오르지 못하고 한직으로 밀려났을 때부터 그는 '끝난 사람'이 됐다.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추구하지 못하게 됐으니까.

우연히 내려간 고향에서 그는 그의 죽마고우를 만나게 된다.
그와 같은 도쿄대로 진학했던 그의 친구는
천문학계에 권위자가 되었다.

멋있고 세련된 모습을 상상했던 소스케지만
실제 만나본 친구의 모습에 깜작 놀라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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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버지로 착각할 만큼 친구는 나이보다 훨씬 늙어있었다.
친구는 한창 학계에서 잘나가고 있을 때 교통사고로 아내와 자식을 잃었다고 했다.
'행복한 가정'을 추구했던 그에게 그 사고는 '끝'이었다.

그가 쌓아왔던 명성, 연구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그 길로 고향으로 내려와
'끝난 사람'의 삶을 살았기에 나이보다 더 늙어보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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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우리가 어떤 '끝'을 정해두고 달려가는 지에 따라 정해진다. 평균 수명이 짧았던 시절에는 길어야 60대와 은퇴가 상상할 수 있는 끝이었다.

그렇게 직장과 성공한 삶, 높은 직책을 끝으로 정하고 달려왔던 사람들은 그 끝에 다달았을 때, 그리고 그 성공이 끝났을 때 소스케처럼 '끝난사람'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은 100세 시대다. 어떤 직장, 어떤 성공도 끝이 아니다. 인생은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지 않는다. '그렇게 행복하게'를 위해서는 더 멀리 끝을 둬야 한다. 

세계 정상급 대회에서 심판을 보고 싶다는 소스케의 친구처럼
자신의 삶의 만족하면서 계속 나아가겠다는 소스케의 처남처럼
50대에 미용사로 독립하겠단 결심을 한 소스케의 아내처럼.

끝나고 나서 고민하면 너무 늦다.
책은 묻는다.

"여러분의 끝은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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